많은 사람들이 영어를, 특히 영어말하기를 정말 잘하고 싶어 한다. “어떻게 하면 영어로 말하기를 잘할 수 있을까요?”라고 묻는다. 그런데 영어로 말하기를 잘한다는 것의 기준은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영어말하기를 잘한다는 대한 기준은 원어민 수준의 발음과 세련된 표현 등이다. 하지만 이는 모두 겉모습만 보기 좋은 거짓 영어일 뿐이다. 이는 선을 보러 간 남자가 상대 여성의 외모와 옷차림에만 신경을 쓰는 것과 같다. 외모도 중요한 기준일 수 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영어로 말하기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당장 귀에 들리는 좋은 발음과 멋진 어휘에 필요 이상의 관심을 가지고 있다. 말이라는 것은 인상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들려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생각을 나누고, 전달하기 위해 존재한다. 억양이 강하고 사용하는 어휘가 세련되지 않다고 해서 정보를 나누거나 마음을 전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 p.12 전략 1 한번 시작하면 끝까지 마무리를 하라 : 구조완성 편 중에서
“What do you study?”
“Tell me about your free time activities?”
영어 회화 학원에 처음 가서 받는 레벨 테스트의 단골 질문이다. 원어민 강사가 짧은 인터뷰에서 일상적인 내용의 질문을 하고, 몇 차례의 추가 질문을 통해 학습자의 영어능력 수준을 가늠한다. 흔히‘영어말하기 학습’이라고 하면 회화 수업에서 1대1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떠올린다. 원어민이나 강사가 어떤 상황 안에서 영어 표현과 구문을 가르친 다음 간단한 대화를 진행한다. A가 질문을 하고 B가 대답을 하면서 대화가 이루어지는 방식이다. 초급과 중급 학습자들은 이와 같은 인터뷰 방식의 대화 학습에 시간을 쏟는다.
하지만 이와 같은 인터뷰 방식의 대화 학습만으로는 실제적이고 자연스러운 말하기능력을 갖게 해주지 못한다. 영리한 학습자라면 인터뷰 시험에서 밝은 표정, 능숙한 발음, 세련된 표현을 이용하여 면접관에게 원래 자신의 능력보다 훨씬 더 영어를 잘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사실 상급반에 속해 있기는 하지만 중급 수준의 말하기 능력밖에 갖추지 못한 학습자를 많이 발견할 수 있다. 비원어민 학습자의 실제 영어말하기 샘플을 분석해 보면 상호 의존적인 대화나 인터뷰식 의사소통 능력이 스토리텔링, 발표, 토론 현장의 영어 능력과 항상 비례하지 않음을 쉽게 알 수 있다. 구체적인 목적도 없이 겉도는 대화로 진행되는 인터뷰 방식의 영어말하기 학습이 학교와 기업에서 과대평가되고 있다.
대화를 잘한다는 것은 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대화 참여자와 동등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의미한다.
“Yes, I got what you mean, but I think…”라고 말하며 대화의 말차례를 능숙하게 가져오고 화제도 자유롭게 선정할 수 있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화제를 빠르게 바꿀 수도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상호 균형적인 대화식 영어 학습의 기회가 많지 않다. 원어민 선생님이 말을 많이 하고, 학습자들은 수동적인 응답만 한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대화의 주도권을 면접자나 원어민선생님에게 양보한다. 수동적인 학습이 진행되다 보니 남을 의식하게 되고, 순간을 모면하기 위한 영어에만 신경을 쓴다. 이것이 바로거짓 유창성(superficial fluency)이다.
--- p.24 전략 2 겉돌지 말고 '도입-갈등-해결' 순서로 말하라 : 사건진행 편 중에서
자신이 상급 수준이라면 사건을 응집력 있게 말할 수 있다. 사건의 응집력을 높이려면 일어난 일을 시간 순서대로 나열하거나 원인과 결과의 논리로 나열해야 한다. 중간 과정을 빼먹지 않고 여러 종류의 연결어를 적당하게 사용하여 한 문장에서 다음 문장으로 자연스럽게 연결시켜야 한다. 중급 학습자라면 중요한 사건들을 시간 순서대로 단순한 구문 형식을 이용해서 하나씩 차례차례 나열해 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이야기를 잘게 쪼개는 것은 듣는 사람의 이해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말하는 입장에서도 이야기를 쉽게 기억할 수 있도록 해 준다.
--- p.79 전략 7 차근차근 순서대로 말하는 연습을 하라 : 사건순서 편 중에서
시간 순서대로 사건을 나열하는 말하기 습관은 매우 중요하다. 차근차근 사건을 나열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면 이제부터는‘why’질문에 초점을 맞추어 사건의 원인과 결과를 결속시키는 연습이 필요하다. 영어로 이야기를 잘하는 사람을 관찰해 보라. 그들은 시간순서로 사건을 나열하는 수준 이상이다. 반드시 원인과 결과의 관계성을 가진 문장들이 시간 순서로 나열된다. 이때 사건의 인과성이 반드시 일어난 사실에 근거할 필요는 없다. 일어난 사건이나 등장인물의 생각 및 감정을 상상력으로 묶으면 이야기의 흐름이 더욱 매끄러워질 수도 있다.
이야기를 전할 때는 특정 사건을 소개하게 되는데 그 전에 등장인물에게 일어났던 과거의 사건을 언급하면 이야기의 인과성을 효과적으로 높일 수 있다. 즉, 등장인물의 과거는 현재의 등장인물이 왜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설명해 줄 수 있는 원인 정보이자 현재의 등장인물이 가지고 있는 신념, 태도, 목표, 두려움, 희망 등에 대한 배경설명이다.
--- p.88 전략 8 긴 호흡으로 원인과 결과를 모두 말하라 : 원인결과 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