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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플레

수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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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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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6년 05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86쪽 | 488g | 145*210*30mm
ISBN13 9788965703389
ISBN10 8965703387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애슬리 페커
1975년 터키 이즈미르에서 태어났다. 기자로 활동하다가, 2001년 미국 뉴욕으로 건너간 뒤 문학가로 전향해 현재 오르한 파묵, 엘리프 샤팍 이후로 세계 문학계가 주목하는 터키 대표 작가로 손꼽힌다. 첫 작품인 《The Scent of the Others》부터 《Executioner's Graveyard》 최신작 《Help Me》까지 섬세하고 세련된 필치를 바탕으로 인생의 가치를 고찰하는 작가로서 인정받고 있다.
그 중 세 번째 작품인 《수플레》는 이스탄불, 뉴욕, 파리에서 세 명의 주인공이 겪는 인생의 좌절과 회복을 프랑스 디저트인 수플레에 은유적으로 풀어낸 소설로, 유럽, 미국뿐 아니라 대만, 중국 등 아시아까지 약 23개국에서 번역 출판되어 베스트셀러에 오른 작품이다.

역자 : 박산호
한국외국어대학교 인도어과와 한양대학교 영어교육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브루넬대학교 대학원에서 영문학 석사를 수료했다. 번역한 책으로는 《세계대전 Z》 《피시픽 림》 《도살장》 《차일드 44》 《솔로이스트》 《내 안의 살인마》 《무덤으로 향하다》 《석유종말 시대》 《아버지들의 죄》 《죽음의 한가운데》 《용서해줘, 레너드 피콕》 《러브 메이 페일》 외 다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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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아는 오늘 아침은 뭔가 이상하다는 걸 깨달았다. 아니의 방문 앞에 있는 작은 킬림 양탄자가 제대로 각이 맞춰져 있었다. 이건 아니가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는 의미로밖에 설명이 되지 않았다.
--- p.11

마크는 손에 열쇠를 든 채 문밖에서 일이 분 정도 기다렸다. 그러다 아무리 코를 허공에 치켜들고 냄새를 맡으려고 해도 커피 향이 나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그는 시계를 봤다. 다른 금요일과 다름없이 3시 10분이었다. 클라라가 커피를 내리지 않았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인데.
--- p.18

페르다는 자신이 가장 두려워하던 일이 마침내 일어났다는 걸 알았다. 이제부터 엄마를 모시고 살아야 한다. 그게 얼마나 될지 누가 알겠는가? 그녀는 그 순간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간의 서막임을 알았다.
--- p.23

그녀는 그동안 미뤄왔거나 두려워서 할 수 없었던 것들을, 삶이 은접시에 담아 선물해주길 바라며 이 소원이 이뤄지면 무엇을 할지 떠올렸다.
--- p.27

때가 되면 사람들은 항상 그 뮤즈의 품으로 돌아올 것이다. 그들은 그녀에게 도움을 청하고 그녀의 가슴에 기대고 그녀가 주는 물로 세수를 한다. 그렇게 그녀는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그녀는 강인하게 기다리면서 아이들이 집에 왔을 때 빵을 줘야 한다. 부엌은 엄마의 가슴이고, 사랑하는 사람의 손길이며, 우주의 중심이다.
--- p.145

TV 요리 프로그램에서 수플레를 만들어보려고 시도한 요리사는 한 명도 없다. 심지어 최고급 레스토랑의 요리사들도 손님이 이 전설적인 디저트를 주문하면 두려워한다. 파리의 카르나발레 박물관에 걸린 19세기 요리 작가의 선조인 미식가 그리모드가 수플레 접시와 같이 그려져 있는 이유가 다 거기에 있다. 음식 비평가는 어떤 레스토랑을 칭찬하거나 망하게 하고 싶다면 항상 이 악명 높은 요리를 선택한다. 평범한 수플레란 없기 때문에 중간도 없다.
--- p.155

26분이 됐을 때 그녀의 수플레는 요리책에 나온 사진과 똑같아 보였다. 그녀는 오븐 장갑을 끼고 오븐 문을 조심스럽게 열었다. 엄마가 “푸순! 푸순!” 하고 지르는 소리를 무시했다. 하지만 수플레는 오븐 밖으로 나오기도 전에 한가운데가 푹 꺼져버렸다. 그녀는 수플레 쟁반을 조리대 위에 올려놓고 엄마를 돌보러 갔다.
--- p.182

수플레의 한가운데가 푹 꺼질 때마다 매번 가슴이 텅 비는 것 같은 공허함을 느끼겠지만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가슴이 텅 비는 것 같은 공허함을 느끼면서도 계속 살고 있는 것처럼.
--- p.203

그녀는 여전히 수플레 실험을 계속했다. 이제 웬만한 조리법은 다 외워서 특별한 종류의 수플레에 들어가는 재로를 볼 때만 그 책을 한 번씩 보면 됐다. 그렇게 만든 수플레 한가운데가 금방 꺼져버리는 경우도 있었고 가끔은 꽤 오랫동안 부풀어 오른 채 있기도 했다. 릴리아는 수플레의 맛과 그 조리법에 완전히 빠져버렸다.
--- p.283

그는 몇 년 동안 계속 같은 자리에 머물러 있겠다고 고집을 부렸지만 어느 날 삶이 불도저처럼 그를 으스러뜨렸다. 심지어 지금도 그는 여전히 같은 길을 가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그는 또다시 삶에서 변함없는 일상을 만들었다. 그의 삶의 흐름은 바뀌었을지 모르겠지만 여전히 일정한 패턴에 따라 흘러갔다. 유일한 차이점은 이제 이것 역시 얼마나 쉽게 파괴될 수 있는지 전보다 조금 더 잘 알게 됐다는 것이다.
--- p.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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