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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因緣

인연 因緣

: 한국 수필문학의 백미

[ 개정3판 ]
피천득 | 샘터 | 2002년 08월 24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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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2년 08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470g | 148*210*20mm
ISBN13 9788946417045
ISBN10 8946417048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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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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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의 비극은 인연이 아니다. 죽음도 아니다. 우정의 비극은 불신이다. 서로 믿지 못하는데서 비극은 온다. …(중략)… 마음 놓이는 친구가 없는 것같이 불행한 일은 없다. 늙어서는 더욱 그렇다. 나에게는 수십 년 간 사귀어온 친구들이 있다. 그러나 하나 둘 세상을 떠나 그 수가 줄어간다. 친구는 나의 일부분이다. 나 자신이 줄어가고 있다. --- <우정> 중에서, pp.253~254

여성의 미는 생생한 생명력에서 온다. 맑고 시원한 눈, 낭랑한 음성, 처녀다운 또는 처녀 같은 가벼운 걸음걸이, 민활한 일솜씨, 생에 대한 희망과 환희, 건강한 여인이 발산하는 특히 젊은 여인이 풍기는 싱싱한 맛, 애정을 가지고 있는 얼굴에 나타나는 윤기, 분석할 수 없는 생의 약동, 이런 것들이 여성의 미를 구성한다. 비너스의 조각보다는 이른 아침에 직장에 가는 영이가 더 아름답다. 종달새는 하늘을 솟아오를 때 가장 황홀하게 보인다. 그리고 종달새를 화려한 공작보다도 나는 좋아한다. 향상이 없는 행복을 생각할 수 없는 것과 같이, 이상에 불타지 않는 미인을 상상할 수 없다. --- <여성의 미> 중에서, p.43

맛은 감각적이요. 멋은 정서적이다.
맛은 적극적이요, 멋은 은근하다.
맛는 생리를 필요로 하고, 멋은 교양을 필요로 한다.
맛은 정확성에 있고, 멋은 파격에 있다.
맛은 그때분이요, 멋은 여운이 있다.
맛은 얕고, 멋은 깊다.
맛은 현실적이요. 멋은 이상적이다.
정욕 생활은 맛이요. 플라토닉 사랑은 멋이다. --- <맛과 멋> 중에서, p.71

나는 학생 시절에 어떤 카페에서 포도주를 사본 일이 있다. 주문을 해 놓고는 마실 용기가 나지 않아서 들여다보고만 있었다. 술값을 치르고 나오려니까 여급이 쫓아 나오면서 왜 술을 안마시고 그냥 가느냐고 물었다. 나는 할 말이 없어서 그 술 빛을 보느라고 샀던 거라고 하였다. 그 여급은 아연한 듯이 나를 쳐다만 보았다. 그 후 그가 어떤 나의 친구에게 이상한 사람이었다고 내 이야기를 하더라는 말을 들었다.

술을 못 먹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우울할 때 슬픔을 남들과 같이 술잔에 잠겨 마시지도 못하고, 친한 친구를 타향에서 만나도 술 한 잔 나누지 못하고 헤어지게 된다. '피 선생이 한 잔 할 줄 알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소리를 들을 때면 안타깝기 한이 없다.
--- <술> 중에서, p.224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모든 군더더기를 떨어내고 남은 마지막 모습은 아름답다. 인간에 대한 따뜻한 애정을 배울 수 있는 책이다.
- 박완서 (소설가)
이 책은 젊음이 쏟아내는 광풍 같은 열정에 브레이크를 거는 저속 기어이다. 작고 사소한 사건 속에서 삶의 의미를 깊이 반추해 내고, 인간에 대한 지극한 애정과 결 고운 심성의 아름다움을 노래한다.
- 조선일보

그의 글이 오랜 생명력을 갖는 까닭은 소박한 언어로 담아낸 섬세한 일상의 풍경에 있다. 다감한 문체가 쉽게 읽히면서도 긴 여운을 남긴다. 여유를 잃어버린 현대인에게 ‘안식의 시간’을 건넨다.
- 동아일보

한 편 한 편에 담긴 맑은 언어가 가슴을 파고들며 잃어버린 순수를 되찾게 하는 힘을 지녔다. 저자의 소년 같은 진솔한 마음과 꽃같이 싱그러운 감성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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