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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눈이 되어

바람의 눈이 되어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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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문학 top100 3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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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1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162쪽 | 265g | 규격외
ISBN13 9788992711159
ISBN10 8992711158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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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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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하정임
1964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고려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교 정치학과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 『프란시스코의 나비』, 『파이어 블링어』, 『스파르타쿠스』, 『엔리케의 여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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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은 아플 정도로 눈을 꼭 감았다. 하지만 그래도 그의 이름을 기억할 수가 없었다. 머릿속을 맴도는 온갖 기억들 속에서 엄마의 얼굴과 향기를 떠올리려 해 보았지만 소용없는 짓이었다. 너무도 많은 시간이 지났고 너무 많은 고통을 견디어 왔기 때문에 이제 그의 피곤한 머리는 망각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
-본문 79쪽에서

문지기는 슬픔에 대해서는 잘 알았다. 상실감이 주는 끝없는 비애, 좀처럼 떠나지 않는 불안한 공포, 고통과 죽음의 향기. 이것이 그가 잘 아는 슬픔에 대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사랑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 ...) 뻬르로 비에호는 맹금이 친구의 몸을 뜯어 먹을 때, 자신의 심장도 함께 먹어 버렸다고 확신했다. 왜냐하면 더 이상 그 속에서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때때로 그는 가슴에 손을 얹곤 했다. 그러면 마치 돌에 손을 얹어 놓은 것 같았다. 심장박동 소리마저도 들리지 않았다. 그의 가슴 안에는 살아 있다는 것을 알려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았다.
-본문 41쪽에서

뻬르로 비에호는 죽음 이후에 그를 기다리고 있을 무언가에 대해 몰랐다. 솔직히 말하면 관심도 없었다.
가끔은 안드레스 신부가 생전에 말하던 지옥을 떠올리곤 했다. 신부가 말한 지옥은 영원히 꺼지지 않고 활활 타오르는 불구덩이와 비슷했다. 그런 생각을 할 때면, 의혹과 불신 속에서도 불안한 마음은 어찌할 수 없었다. 주인에게 복종하지 않아서 영혼이 불타 버릴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불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으며 그 불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너무도 잘 알기 때문이었다.
뻬르로 비에호는 지옥이 두렵지 않았다. 그의 삶 자체가 지옥이었던 것이다. 오히려 늙은 노예는 죽음을 상상하는 것을 좋아했다.
--- 본문 중에서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뻬르로 비에호는 태어나자마자 엄마와 헤어졌고, 그 후 사탕수수 농장의 노예로서의 삶 외에는 다른 삶을 알지 못했다.
그의 이름, 뻬르로 비에호는 ‘늙은 개’를 뜻하는 것으로, 그가 오래전에 헤어진 엄마의 냄새를 쫓아 인기척 나는 곳으로 매번 고개를 돌리는 것을 보고 마치 도망간 노예들을 냄새로 쫓는 사냥개 같다고 해서 그의 주인이 지어준 것이다.
그의 삶을 지탱해주는 유일한 것은 언젠가 강가에서 우연히 마주친 아름다운 소녀인 아순시온의 기억이다. 그녀를 다시는 보지 못하게 되자, 그는 모든 형태의 사랑에 대해서 가슴을 닫아버린다.
그러나 그의 인생 말년에 마녀라고 생각하고 사람들이 피하는 늙은 노예 베이라를 만나게 된다. 그녀는 뻬르로 비에호의 가슴을 따뜻하게 해주고, 그래서 함께 주인에게서 도망친 아이사라는 어린아이가 노예가 없는 먼 곳으로 달아나도록 도와주기 위해 탈출을 한다.
그들은 함께 그들이 생각하는 노예가 없는 꼴리부리로 무사히 갈 수 있을지, 그래서 자유를 얻을 수 있을지는 모른다. 하지만 뻬르로 비에호는 그의 삶에서 처음으로 사랑이 무엇인지 알게 되고, 자유가 어떤 느낌인지를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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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쿠바 문학은 매력적이고 세계성이 짙다. 특히 흑인 문학, 혹은 ‘네르로 문학’으로 불리는 장르는 매우 흥미롭다. 특히 미주대륙에 노예로 팔려온 아프라카 흑인들의 삶을 다룬 작품들은 우리가 아는 《뿌리 Roots》에서부터 인기가 높다. 농업국가인 쿠바를 통치한 스페인 정복자들은 사탕수수를 재배하는 데 체력이 약한 인디오만으로는 역부족인 것을 느낀다. 그리하여 아프리카에서 수입한 노동력이 흑인들인데, 이들이야 말로 신분의 노예, 땅의 노예, 착취당하고 못 입고 못 사는 삶의 표본이었다.
카스트로의 사회주의가 낳은 소설이 특별한 것은 아니다. 가장 이상적인 삶은 원시 공산 사회처럼 자연이 주는 것을 네 것 내 것 없이 각자 다 원하는 만큼 먹고 입고 사는 것이다. 이것이 원시인도 흑인도 아이들도, 인간다운 인간들도 원하는 진정한 삶이다. (중략)
이 책은 참으로 감동적인 소설이다. 중남이 소설에서는 어른 소설, 아이 소설이 따로 없다. 어른, 아이 구분 없이 읽어야 할 소설이 참 소설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어른과 아이 구분도, 인종이나 국가나 계급의 구분도 필요치 않는 것이 좋은 예술이고 좋은 문학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은 참으로 쉬우면서 세계성 깊은 소설이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좋은 소설이다.

민용태(시인, 고려대 서어서문학과 교수)
21세기, 인류에게 있어서 앞으로 생길 새로운 끔찍한 재앙에 대해서 경각심을 가져야 하지만, 이 책에서 다루는 이야기는 아직도 인류에게 끝나지 않은 주제이다.
_쿠바, 까사 데 라스아메리카 상 심사위원

교실에서 학생들이 토론하기에 아주 훌륭한 책!
_미국, 북리스트

간결함과 관점의 뚜렷함을 지닌 이 책은 아이들에게 적극 추천할 만하다. _캐나다,CM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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