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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머리 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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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판권출간일자 : 2008/02/10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1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239쪽 | 504g | 173*225*20mm
ISBN13 9788957593929
ISBN10 8957593926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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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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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자 : 유혜정
서울에서 태어나 덕성여대를 졸업했어요. 지금은 여러 동화 작가들의 모임인 우리누리에서 바른 부모의 자세로 다양한 책을 쓰고 계십니다. 대표적인 책으로는 《진실한 리더의 푸르나를 구하라》,《내 마음의 동화 명상 비타민》,《신비한 불가사의 이야기》등이 있어요.
그림 : 이지연
1977년 출생으로 영남대학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습니다. 전국 대학 미술 대전 동양화 부문 동상을 수상한 뒤 지금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9월이 되자 앤은 학교에 다니기 시작했다. 마릴라는 앤이 다른 아이들과 다른 별난 면이 있기 때문에 학교생활을 잘 할 수 있을까 염려했다. 하지만 마릴라가 걱정할 만한 일은 생기지 않았고 앤은 날마다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들려주곤 했다.
앤이 학교에 가는 게 즐거웠던 건 무엇보다 다이애나와 함께였기 때문이었다. 학교로 가는 아름다운 길을 다이애나와 같이 걸어가는 것은 너무 멋진 일이었다. 그렇게 평화로운 3주가 흘러갔다.
그날도 앤은 다이애나와 같이 자작나무 숲을 지나 학교로 가고 있었다.
“오늘 길버트 브라이스가 학교로 온대. 여름 내내 뉴브런스위크의 삼촌 댁에 가 있었거든. 길버트는 참 잘 생겼어. 하지만 여자 애들을 너무 잘 놀려. 장난이 정말 심하다니까.”
“길버트 브라이스라고? 현관 벽에 줄리아 벨의 이름과 나란히 씌어 있고 그 위에 ‘주목’이라고 씌어 있던 남자애 말이니?”
“맞아. 하지만 길버트는 줄리아 벨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그 앤 주근깨 투성이에 아직도 구구단을 다 못 외웠거든.”
다이애나의 말에 앤의 얼굴에 언짢은 기색이 엿보였다.
“다이애나, 제발 주근깨 얘기는 하지 말아 줘. 물론, 그렇게 남자애와 여자애 이름이 같이 씌어 있는 건 정말 웃기다고 생각해. 내 이름과 남자애 이름이 나란히 벽에 씌어질 일은 없겠지만.”
“미안, 주근깨 얘기는 하지 않을게.”
다이애나가 말했다. 앤은 은근히 다이애나가 부러웠다. 에이번리 남학생들은 다이애나의 아름다운 모습을 좋아했던 것이다. 벌써 여섯 번이나 현관 벽에 이름이 씌어졌을 정도였으니까.
“다들 장난으로 벽에 이름 쓰는 거야. 그렇다고 네 이름이 씌어지지 않을 거라고 미리 생각하진 말아. 찰리 슬론이 너를 좋아하고 있어. 찰리는 자기 어머니한테 네가 가장 똑똑하다고 말했대. 얼굴이 예쁘다는 것보다 똑똑하다는 말을 듣는 게 더 좋을 거 같아.”
앤은 곧바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난 똑똑한 것보다 아름다운 게 더 좋아. 그리고 난, 눈이 툭 튀어나온 찰리 슬론이 싫어.”
학교 수업 시간에 필립스 선생님이 프리시 앤드루스가 라틴어 읽는 것을 듣고 있을 때였다. 다이애나가 앤에게 소곤거렸다.
“네 옆 통로 쪽 건너편에 앉은 아이가 길버트 브라이스야. 어때? 잘 생겼지?”
앤은 길버트를 바라보았다. 어이없게도 길버트는 앞에 앉아 있는 루비 길리스의 길게 땋은 머리를 그 아이의 의자 등받이에 핀으로 고정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큰 키에 갈색의 곱슬머리이고 갈색 눈을 가진 길버트는 얼굴에 장난기가 가득했다.
“꺅!”
갑자기 교실에 비명이 울려 퍼졌다. 선생님께 열심히 푼 답안지를 내기 위해 일어서던 루비가 머리카락이 다 뽑혀지는 것 같은 고통을 느꼈던 것이다. 아이들은 모두 루비를 보았고, 필립스 선생님이 보았을 땐 이미 길버트가 머리를 고정한 핀을 뽑아 감추고 시치미를 떼고 있는 상태였다. 아이들이 조용해지자. 갑자기 길버트가 얼굴을 온통 우그러트리며 앤을 향해 윙크를 보냈다. 앤은 길버트가 정말 뻔뻔스럽다고 생각했다.
진짜 소동이 벌어진 것은 그 날 오후였다.
필립스 선생님은 늘 그랬던 것처럼 교실 뒤쪽에서 프리시 앤드루스를 가르치고 있었다. 다른 아이들은 사과를 먹기도 하고 소곤소곤 이야기하며 장난을 치고 있었다. 앤은 턱을 괴고 앉아 창밖의 호수를 바라보며 혼자만의 상상에 빠져 있었다.
길버트는 앤이 자기를 보게 하려고 손짓, 발짓을 했지만 반응은커녕,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상상의 세계에 빠져있었기 때문에 앤에게는 아무 것도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았다.
이제까지 자기에게 이토록 무관심한 여자아이는 없었다. 약이 바싹 오른 길버트는 통로 건너로 손을 뻗어 앤의 길게 땋은 빨간 머리를 잡아당기며 조그맣게, 그러나 분명하게 말했다.
“홍당무! 홍당무!”
얼굴이 새빨개진 앤은 눈물을 흘리며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 길버트를 바라보았다. 커다란 두 눈이 분노로 더욱 커져 있었다. 그리고 곧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비겁한 놈! 나쁜 자식!”
쾅!
앤은 책상 위에 있던 석판을 들어올려 그대로 길버트의 머리를 내리쳤다. 앤의 석판은 두 동강이 나고 말았다. 기겁을 한 아이들이 앤과 길버트를 쳐다보았다. 루비 길리스는 울음을 터뜨렸고 찰리 슬론은 어찌나 놀랐는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
필립스 선생님이 성큼성큼 걸어와 앤의 어깨를 꽉 움켜쥐며 엄하게 물었다.
“앤 셜리! 이제 무슨 짓이지?”
앤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홍당무’라고 놀림 받은 사실을 차마 자기 입으로 말할 수 없었던 것이다.
--- pp.88~93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우리 나라에 널리 알려진 앤 이야기는 ‘앤과 길버트’가 화해하는 것으로 끝을 맺고 있다. 하지만 몽고메리가 연이어 내놓은《에이번리의 앤》, 《섬의 앤》, 《윈디 윌로우의 앤》, 《앤의 꿈의 집》 등의 앤 시리즈를 보면 더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가득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에이번리 학교의 선생님이 된 앤은 린드 부인이 초록 지붕 집에 살게 되면서 길버트, 찰리 슬론과 같이 대학에 진학한다. 조세핀 할머니가 앤에게 유산을 남기고 돌아가신 덕분에 학비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었다. 이 무렵, 길버트가 청혼을 하지만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아 거절하고 만다. 앤은 ‘로이’라는 새 남자친구를 사귀기도 했지만 여전히 길버트에 대한 마음이 정리하지 못한다. 길버트가 장티푸스에 걸려 위독하다는 말을 들은 앤은 그제서야 길버트에 대한 사랑을 깨닫고 길버트가 3년 후 의과 대학을 졸업한 뒤 결혼하기로 약속한다. 두 사람은 약속대로 초록 지붕 집에서 결혼을 올리고 앤은 중학교 선생님, 길버트는 의사가 되어 6명의 예쁜 아이들을 낳고 행복하게 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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