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기의 동굴학교』
빙하기의 겨울은 정말 너무도 춥다. 나무도, 들판도, 호수도 모두 꽝꽝 얼어붙어서 먹을 것도 별로 없다. 동물들도 모두 긴 겨울잠을 자기 위해 굴속으로 들어가 버린다. 하지만 네안데르탈 아이들은 추위 따위에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토끼를 잡겠다고 돌망치를 들고 뛰어다니고, 염소몰이를 위해 염소 가죽으로 변장을 한 채 염소 무리 속에 몰래 숨어들며, 무시무시하고 덩치 큰 곰을 쓰다듬고, 잠자는 호랑이를 약 올린 후 재빨리 도망가기도 하며 나무껍질에 그림을 그려서 짝사랑하는 소녀에게 연애편지를 보내기도 한다.
게다가 이 책 속의 네안데르탈 아이들은 무척이나 바쁘다. '올챙이 배' 할아버지의 동굴학교도 가야 하고, 숙제도 해야 하고, 어려운 시험도 쳐야 한다. 당연히 성적표도 있다. 설마 빙하기 시대의 아이들도 학교에서 국어나 수학 같은 것을 배우냐고? 그걸 말이라고 하나. 당연히 안 배운다. 네안데르탈 아이들은 오늘날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것들은 전혀 배우지 않는다. 대신 토끼 잡는 법과 짐승 가죽 벗기는 법, 불씨를 피우는 방법과 호주머니 속에서 불씨를 꺼트리지 않고 보관하는 법을 배운다. 그리고 아직까진 글자가 발명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림으로 편지를 쓰는 법도 배운다. 그 외에도 염소 몰이사냥, 먹을 수 있는 곤충과 이끼 채집, 얼음낚시, 가죽 다듬기, 돌망치 만들기, 동굴 벽에 주술 그림 그리기 같은 것도 배운다. 이따금은 <호랑이로부터 재빨리 도망치기>, <아이들끼리 어두운 숲 속에서 하룻밤 견디기> 같은 어려운 시험도 통과해야 한다. 요즘 아이들의 안전한 생활을 생각하면 너무 위험하지 않느냐고 걱정하는 분도 있겠다. 하지만 이 아이들은 거칠고 혹독한 빙하기의 날씨와 위험천만한 짐승들 속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네안데르탈의 소년 소녀들이다.
그렇다고 이 책이 극기나 인내 같은 비장한 교훈을 아이들에게 전달하려는 것은 아니다. 솔직히 말해서 이 책에서 그런 비장한 의도는 도대체 하나도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이 책은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엉뚱한 행동과 말 때문에 시종일관 웃음이 끊이지 않는 유머 소설이다.
이 책에는 근엄한 선생님도 근엄한 어른들도 없다. 아이보다 더 아이 같은 선생님과 우스꽝스럽고 재미있는 어른들 그리고 그 어른들을 우스꽝스럽게 만드는 악동들이 있을 뿐이다. 가르치는 것보다 먹는 것을 더 좋아하는 학교 선생님 '올챙이 배' 할아버지라든가, 궁금한 건 절대 못 참아서 시종일관 "물고기들은 도대체 물속에서 어떻게 숨을 쉬는 걸까요?" "밤이 되면 태양은 도대체 어디로 가는 거죠?" 따위의 온갖 쓸데없는 질문을 쉴 새 없이 해대는 '똑똑이', 본의는 아니지만 움직일 때마다 아수라장을 만드는 빙하기 최고의 사고뭉치 '두더지', 만날 똑같은 일기예보와 만날 똑같은 예언을 하는 예언자이자, 이발사이자, 외과의사인 '둥근달', 항상 아이들을 혼내기 위해 벼르고 있지만 되레 아이들에게 당하기만 하는 '쉽게 벌주는 손' 할아버지, 아이들에게 붙잡혀 어영부영 인류최초의 애완동물이 되어버린 새끼 늑대 '칙칙이', 동물들과 대화를 나누는 '자작나무' 소녀. 냄새를 너무 잘 맡아 땅 속에 숨어 있는 나무뿌리도 찾아내는 '살쾡이' 등등 이 책 속에는 이루 말 할 수 없이 많은 흥미진진하고 개성만점의 인물들이 나온다. 이 책은 그들이 빙하기 속에서 펼쳐나가는 놀라운 상상력과 흥미진진한 사건들로 가득 찬 모험담이다.
『겨울 대사냥』
여름 사냥 시즌이 끝나고 '우울한 곰' 부족 사람들은 겨울 마을로 모인다. 이렇게 겨울 마을로 모이게 되면 어김없이 학교가 시작된다. 빙하기 시대의 유일한 학교인 '올챙이 배' 학교의 올해 수업은 '대사냥'이다. 일년 내내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이 '대사냥'에는 자연의 법칙이 그대로 작용이 된다. 즉 강한 자만이 살아남게 되고 잘못하면 들짐승들에게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그런데 어른이라고는 이제는 토끼도 잡지 못하는 '올챙이 배' 할아버지 한 명뿐이다. '대사냥'의 목표는 긴 털 코뿔소이다. 하지만 이 긴 털 코뿔소는 마을로부터 아주 먼 곳에 사는 곰 몇 배만한 크기의 짐승이다.
아이들은 각자 먹을 것과 가죽들을 싸고 길을 떠난다.
가는 길에 아이들은 오소리 사냥을 실패하고, 사슴 사냥도 실패하고 낚시마저도 실패하게 되고 먹을 것이 떨어져서 고생을 하게 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맘모스들은 맘모스들은 야영지를 짓밟고 남아있는 먹을 것들 마저 못 먹게 되고 만다.
아이들은 곰들을 속여서 간신히 연어들을 훔쳐오고 그 연어들로 배를 채운다. 그리고 아늑한 동굴에 들어가서 휴식을 취한다. 하지만 동굴 깊은 곳에서는 사자가 그들을 노리고 있었다.
『여름 원정기』
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다. 봄이 오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일년을 이끌고 나갈부족장을 뽑는 일이다. 후보는 원로회 할아버지인 '튀어나온 이마'와 현재의 부족장은 '커다란 손'. 처음에는 '튀어나온 이마' 할아버지가 유리하였다. 왜냐하면 아주머니들과 할머니들이 '커다란 손'이 제대로 지도를 못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튀어나온 이마' 할아버지가 부족장이 된다는 것은 생각만해도 끔찍한 일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똑똑이'를 비롯해서 아이들은 꾀를 내었고 인류 최초의 선거운동을 하게 된다. 그 선거운동의 덕분에 '부우'의 아빠 '커다란 손'은 재집권에 성공하게 된다. 마을 사람들은 여름 동안 몇 팀으로 나뉘어서 사냥을 떠나는데 이번에는 모두들 함께 '위대한 소금 물'로 가기로 결정을 했다. 하지만 그냥 자기 물건만 달랑 들고 가는 것이 아니라 곰 몇 마리의 무게를 가지고 있는 달 토템을 굴려서 가야만한다. 어렵게 어렵게 원정을 떠난 '우울한 곰' 부족 사람들은 중간에 크로마뇽인 상인 '교활한 작은 여우'를 만나게 된다. '교활한 작은 여우'는 '우울한 곰'부족 사람들에게 자기 물건들을 아주 좋은 가격에 팔고 그들을 '위대한 소금 물'로 안내해준다. 그리고 쌍둥이 부족인 '웃는 곰' 부족에게도 안내해줄 것을 약속한다. 네안데르탈인들과 크로마뇽인들은 그렇게 만나게 되었다. 문화적 차이 때문에 치고 받고 싸우게 되고, 두 인류간의 갈등은 극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