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마 개통식장에서는 제국 전역의 선로 건설 책임자인 천석이 태황제와 조정의 대소신료 및 초대된 귀빈들에게 그간 철도 건설에 대한 경과보고를 하였다. 천석의 보고가 끝나자 태황제의 치사가 이어졌다.
“오늘 짐은 우리 제국의 철마인 청룡호를 개통함에 있어 조정의 대소신료와 제국의 과학자, 기술자 모두에게 크나큰 치하를 하지 않을 수가 없도다. 우리 민족이 한님의 뜻으로 나라를 건국하고 이어져 내려옴에 가장 기쁜 날이 바로 오늘이라고 짐은 확언을 한다. 철마인 청룡호가 우리 제국 영토 1만 2천 리 방방곡곡에 모두 다니게 되는 그날까지, 모든 신료와 과학자, 기술자와 백성들은 힘을 모아 앞으로 제국이 더더욱 창대해지는 데 그 가진 힘을 다하도록 하라.”
“태황제 폐하 만세, 만세, 만세! 조선제국 만세, 만세, 만세!”
운집한 조정 신료들과 백성들은 누구라고 할 것 없이 만세를 힘차게 외치어, 동문인 흥인지문의 웅대한 문루가 들썩거리는 듯하였다.
태황제의 치하까지 끝나고 시승식이 진행되었다. 시승식에 초대받은 사람들은 다섯 량으로 연결된 열차에 탑승하였다. 거대한 증기 기관에서 뿜어져 나오는 연기와 함께 청룡호는 서서히 속력을 올려 시속 50킬로미터의 속도로 개성을 향해 달려 나갔다. 청룡호가 토해 내는 커다란 울음소리를 들은 사람들은 철마가 아니라 조선제국의 수호신 같다고 입을 모았다.
내부를 호화스럽게 꾸민 황실 전용 객차에 오른 태황제와 황후, 태자 내외는 감탄을 연발하였다.
“총리대신, 철마의 총책임자를 이리 불러오라.”
“예, 폐하. 금방 대령할 것이옵니다.”
“태황제 폐하, 신 군기시부령 장천석, 폐하의 부르심을 받고 문후 올리옵니다.”
“하하하. 참으로 대단한 역사를 이루지 않았는가, 장 부령.”
“폐하, 이 모든 것이 폐하의 높으신 덕으로 이룬 것이옵니다.”
“짐은 장 부령과 철마 종사자 모두의 벼슬을 한 단계 승급시킬 것이며 많은 상급을 지급토록 할 것이다.”
“폐하, 황은이 망극하옵니다.”
“앞으로 우리 제국 곳곳에 철마가 다닐 수 있게 장 부령과 모든 과학, 기술자들은 그 가진 정성을 더욱더 쏟도록 하라.”
“명심하여 황명을 받들도록 하겠사옵니다, 폐하.”
“하하하, 참으로 기쁜 날이 아닌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타고도 말보다 더 빨리 달리는 이 철마를 보아라. 하하하.”
“그렇사옵니다, 폐하. 이 모두가 폐하의 크나큰 홍복이옵니다.”
“총리대신, 짐은 개성의 한왕부에서 철마의 종사자와 조정의 신료를 위해 큰 잔치를 열 것이다. 개성의 백성들도 모두 참석하라 전하라.”
“알겠사옵니다, 폐하. 그렇게 준비하겠사옵니다.”
“한얼님께서 우리 조선제국을 보호하사 창대하게 해 주시려고 한왕을 짐에게 보내 주신 것이다. 짐은 이 기쁨을 한왕부에서 백성들과 함께 마음껏 즐길 것이야.”
“알겠사옵니다, 폐하.”
“폐하, 신첩은 이렇게 빨리 달리는 철마를 상상도 못 했사옵니다.”
“하하하. 황후, 누가 이렇게 빨리 달리는 철마를 상상이나 했겠소. 우리 제국의 과학 기술자가 아니면 언감생심 꿈도 못 꿀 것이오.”
“아바마마, 소자가 듣던 것보다 더 빠른 것 같사옵니다. 이제 멀리 떨어진 북방도와 남쪽의 소통도 참으로 빠르고 편해지게 되었사옵니다. 군사, 경제면에서도 말할 수 없는 큰 이익일 것이옵니다. 참으로 과학 기술은 말로 설명할 수없는 도움을 주옵니다.”
“그렇다. 태자도 보았을 것이고 배웠을 것이다. 앞으로도 제국이 나아갈 길은 교육입국, 과학입국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야.”
“가슴에 깊이 명심하겠사옵니다, 아바마마.”
“오래전에 태자의 막내 이모부인 한왕이 짐에게 철마 이야기를 해 줄 때, 큰 쇳덩어리가 말보다 빠르게 다닐 수 있다는 말이 솔직히 믿기지 않았다. 하지만 그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한왕이니까 짐은 굳게 믿었다. 지금 우리가 그 철마를 타고 이렇게 편안히 앉아서 개성으로 가고 있지 않느냐. 태자는 이 아비의 말을 꼭 명심해서 과학을 소홀히 하는 황제가 되면 안 된다. 알겠느냐?”
“예, 아바마마. 소자 명심하여 아바마마의 가르침에 따르겠사옵니다.”
조선제국 철마 1호인 청룡호는 개성을 향해 질주하고 있었다. 앞으로 제국의 전토 1만 2천 리 곳곳에 이런 철마가 달린다 생각하니 모두의 가슴에는 뿌듯함이 꽉 차올랐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