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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묵시록 82-08 (10)

좀비묵시록 82-0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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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6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52쪽 | 282g | 128*188*17mm
ISBN13 9791131572085
ISBN10 11315720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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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들어!”
트럭에서 뛰어내린 병사들 한 무리가 그에게 총을 겨누며 다가온다. 진우는 순순히 시키는 대로 했다. 달리 어쩔 방법이 없으니까.
콰창!
갑자기 기댈 곳이 없어진 자전거가 자빠진 뒤, 내리막 쪽으로 스르륵 미끄러졌다.
하아아~ 하아아~ 불안함 때문에 커진 자신의 숨소리가 직접 뇌를 울리는 것 같다.
쿵쾅쿵쾅, 뇌까지 전달되어 울릴 만큼 심장 박동이 강해졌다.
여기까지 왔는데 다시 끌려가는 건가? 다시 어딘가를 지키다 닳아 없어지는 소모품이 되어버리는 건가?
눈앞이 캄캄하다. 병사들이 달려와 진우의 총과 배낭, 탄창, 대검, 그리고 실탄이 한 발 남은 권총까지 모두 수거했다. 진우는 발가벗겨진 것 같은 기분이었다. 머리가 핑핑 돌고, 온몸은 땀으로 흠뻑 젖었다.
“이 새끼 뭐야? 깜짝 놀랐네. 뭔데 이런 데에서 할랑할랑 돌아다니고 있어? 옷 꼬라지하고는… 어쭈, 자전거까지 타고? 소풍 나왔냐?”
레토나에서 내린 소령이 진우를 보며 비아냥거렸다. 그러더니 진우의 무장에 관심을 보였다.
“총이 두 자루야? 이 권총은 또 뭐고? 탈영병인가?”
“아닙니다! 저는 삼척 원자력발전소 경비 대대 2중대 1소대 1분대…….”
쫘악―
소령의 옆에 서 있던 중위가 끼어들며 난데없이 풀스윙으로 따귀를 날렸다. 눈앞에서 별이 번쩍 튀고, 볼이 빨갛게 달아오른다.
“아가리 다물어, 이 개새끼야! 어디서 거짓말을 지껄여? 대가리가 돌았나? 여기서 삼척이 어딘데.”
“하아~ 삼척 발전소가 좀비들에게 뚫려서 경비대가 전멸했습니다. 저는 그걸 알리기 위해서…….”
쫙―
또 따귀다. 이 중위 놈은 어지간히 따귀를 좋아하나 보다. 진우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깟 따귀가 문제가 아니다. 이제 자유를 박탈당할 위기에 빠졌다. 어쩌면 없는 죄를 뒤집어쓰고 총살당할지도 모른다.
진우의 입술은 바짝바짝 말랐다. 그때, 소령이 끼어들어 만류했다.
“됐어, 됐어. 김 중위, 중요한 작전 앞두고 쓸데없는 일에 힘 빼지 마. 좀 놀라기는 했지만, 이 새끼를 만나서 좋은 일도 있잖아. 적어도 이 도로는 안전하다는 거야. 이제 슬슬 매복에 신경을 쓸 만큼 가까이 온 거라 은근히 신경이 쓰였는데. 야, 탈영병.”
진우는 대답하지 않았다. 소령은 같잖다는 듯 콧방귀를 뀌며 물었다.
“너 여기까지 오는 동안 다른 부대 병사들 본 적 있나? 이 직선 도로에서 말이야. 특히 한 5킬로미터 근방에서.”
“…없습니다.”
“들었지? 내 생각도 그래. 그 새끼들이 만약에 미리 마중을 나와서 매복하고 있었더라도 이렇게 수상한 새끼가 그냥 지나가도록 내버려 뒀을 리가 없잖아. 그냥 한 방 갈겨서 잡아버리고 말지. 좋아, 저기까지는 안전하다, 이거지? 야, 그 탈영병 새끼 일단 태워. 번거롭게 영창 보내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는 쓸데가 생각났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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