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아미티지 트레일 (Armitage Trail)
네브래스카 태생이며, 본명은 모리스 쿤스Maurice Coons이다. 아버지 오스카 쿤스는 뉴올리언스 오페라 컴퍼니의 순회공연을 책임지는 무대 감독이자, 가구와 농장의 사일로(가축의 사료 등을 저장해두는 저장고) 제조업을 했다. 일찍이 소설에 뜻을 두었던 아미티지 트레일은 소설을 쓰기 위해 열여섯 살에 학교를 그만두었다. 그 후 열여덟 살 무렵에는 여러 잡지에 작품을 게재하기 시작했으며, 20대 초반에는 다양한 탐정 잡지에 많은 필명으로 작품을 발표했다. 그는 창작에 매진하는 동시에 할리우드에서 영화 시나리오를 집필하고자 뉴욕으로 이주했지만 스물여덟이 되던 해 로스앤젤레스의 파라마운트 극장에서 심장마비로 요절했다.
아미티지 트레일은 시카고에 거주할 당시 많은 시실리안 갱들과 접촉하면서 《스카페이스》의 자료를 수집했다. 주로 밤에는 변호사 친구와 함께 시카고의 암흑가를 관찰하면서 보냈고, 낮에는 햇볕이 잘 드는 오크 파크의 아파트에서 《스카페이스》 집필에 매달렸다. 그가 창조한 불후의 캐릭터에 영감을 준 건 알 카포네로 알려져 있다. 작가가 직접 알 카포네를 만난 적은 없었지만 책이 출간될 당시에 카포네는 한창 전성기를 누리고 있었다. 한편, 《스카페이스》는 1932년에 영화로 만들어졌고, 1983년에는 브라이언 드 팔마Brian de Palma 감독, 알 파치노Al Pacino 주연으로 리메이크되었다. 아미티지 트레일의 또 다른 작품 중에서 남아 있는 소설은 《열세 번째 손님The Thirteenth Guest》(1929)이 있다. 두 편의 소설은 하드보일드 소설과 펄프 잡지 〈블랙 마스크〉의 본격적인 탄생을 알리는 예고편이었다.
저자 : 호레이스 스탠리 맥코이 (Horace Stanley McCoy)
1897년 테네시 주의 페그램Pegram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제임스 해리스 맥코이는 교사를 그만둔 뒤 내슈빌에서 화물 창고를 운영했고, 이후에는 세일즈맨이 되었다. 맥코이는 자신의 양친을 가리켜 ‘책은 많고 돈은 없는’ 분들이었다고 회상했다. 풍족하지 못한 생활이었지만, 그때의 독서 습관이 그를 작가의 길로 들어서게 한 것이 아닌가 한다.
맥코이의 유년 시절은 작품 전반에 지속적으로 투영되어 있다. 맥코이는 20세기 초반 미국 남부의 교육 중심지였던 내슈빌 인근에서 성장했지만, 정작 그는 학업에 관심이 없는 학생이었다. 결국 그는 열여섯 살에 고등학교를 그만두었다.
공군에 입대한 맥코이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에 프랑스에서 폭격수로 활약한 공로로 무공 십자 훈장을 받았다. 1919년부터 1930년까지 텍사스의 〈댈러스 저널Dallas Journal〉에서 스포츠와 사회부 기자로 일했고, 나중에는 다른 신문사로 옮겨 편집장을 맡았다. 지역 극단에서 연기 생활을 겸하기도 했지만 수입에 비해 씀씀이가 큰 생활로 인해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었다. 이 시기에 하드보일드 소설의 산실인 〈블랙 마스크Black Mask〉에 작품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이후 빚 때문에 직장을 그만둔 그는 여러 펄프 잡지에 소설을 발표했다.
맥코이는 대공황 기간 동안 할리우드 진출을 노리며 로스앤젤레스로 이주하였지만 좀처럼 기회를 얻지 못했다. 노숙자에 가까운 생활을 전전하던 그는 산타 모니카 부두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면서 공황기의 댄스 마라톤을 소재로 한 《그들은 말을 쏘았다They Shoot Horses, Don’t, They?》의 영감을 얻었다. 그러나 〈블랙 마스크〉를 통한 작품 활동이나 할리우드에서의 생활에 만족하지 못했고, 세 번의 결혼 생활에도 가정적이지 못했다. 그래도 그는 계속 영화 작업에 참여하면서 《감출 것은 없다No Pockets in a Shroud》, 《나는 집에 있었어야 했다I Should Have Stayed At Home》, 두 편의 소설을 완성했다. 이 작품들에는 전직 언론인 생활과 할리우드의 좌절된 경험이 녹아 있다. 이후 웨스턴, 범죄 멜로드라마 등의 장르를 넘나들며 열여섯 편의 시나리오를 썼는데, 영화 〈킹콩King Kong〉(1933)의 대본 작업에도 비공식적으로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맥코이의 대표작이자 걸작인 《그들은 말을 쏘았다》는 미국에서는 별다른 성공을 거두지 못했으나, 프랑스에서는 특히 실존주의 문학가들로부터 격찬을 받았다. 그러나 프랑스에서의 지속적인 격찬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의 맥코이는 생활고와 좌절 속에서 과식과 술로 점점 비만이 되어갔다. 이 과정에서 안간힘을 쓰고 완성한 작품이 《그들은 말을 쏘았다》와 더불어 느와르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키스 투모로 굿바이Kiss Tomorrow Goodbye》(국내 비디오 출시명은 〈적 그리고 파멸〉)였다.
1955년, 맥코이는 새로운 소설을 집필하다가 심장마비로 생을 마감했다. 그의 나이 58세였다.
홍익대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주목받지 못한 작품의 진가를 찾아내려고 노력 중이다. 옮긴 책으로 《셰익스피어는 없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