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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돌머리

빗돌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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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5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336g | 145*210*15mm
ISBN13 9788966550647
ISBN10 896655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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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은 내게만 몹쓸 세상이라고 생각했었다. ‘빗돌머리’라는 지명은 그러니까 눈물의 터널 같은 구간, 그걸 누구에게 일러바치듯 쓰자 하여 시작한 노릇인데 어디에 먼저 손을 대야 할지 앞다투며 돋아나는 기억들을 받아 적는 일에 숨찼다.
쓰다 생각해도 우리 엄마 슬하에서 자란 날들은 여전히 억울하고 서러웠다. 추운 처마 밑에서 아직도 울고 있는 아이를 쓰다듬어 방으로 들이는 일을 이 글을 쓰는 목적으로 삼자했다. 무엇보다 그 시절의 젊은 엄마, 성격 까칠하고 괄괄하시던 엄마가 이제는 구순의 고령이시니 병약한 노인네인 어머니로 바뀌어 언제까지 건강을 유지하실지 모를 상황이어서 더는 미루고 어쩔 처지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를 의지처로 삼으시는 분께 대고 투정을 부릴 수는 없지 않겠는가. 그래서 서두른 건데 이건 한도 끝도 없이 길어질 듯 시시콜콜해졌다.
더군다나 강성의 그 어머니가 감기 정도에도 크게 앓아누우시는 일이 잦아 걱정이 아닐 수 없고 그 쇠잔한 모습에 대고 내 상처를 말하는 건 부질없어 접고 접어서 길이를 줄였다. 그래도 우리 어머니 기력이 아직은 그만하실 때에 책이 나오게 되어 다행이다.
똑같은 환경에서 나고 자란 형제자매들은 아무렇지도 않은 일들, 전혀 기억도 안 난다는 일들을 놓고 억울하다고 서럽다고, 무엇을 그리도 구구절절 사무쳐했던가, 어머니 표현대로 내가 별쭝맞아서 그런 게 맞다. 늦게 철이 드는 탓도 클 것이다. 그러니 수두룩한 엄살들은 내 방식의 사모곡일시 분명하겠다.
---「책을 펴내며」중에서

생일에 초대되었던 사람들이 다 돌아가고 그 부분부터 어머니의 자랑이 왜 깨져나가야 하는지 그 깨는 작업이 우리 몫인 것 같아 말을 꺼냈는데 어머니의 고정된 생각이란 완강하기가 철옹성이었다. 뭐 별것도 아닌 일에 화를 돋구랴 싶어서 어물어물 물러앉고 말았지만 옛날 아버지 살아생전 생각이 났다. 아버지가 엄마를 설득하거나 잘못 생각하는 부분을 바로잡지 않았다고 이상해 하였더니 사람의 능력으로 어째볼 수 없을 듯 완강한 고집을 누가 어쩌랴, 이해가 되었다.
그러니 우리 아버지가 일제에 반항하는 일을 어머니는 모두 이적행위로 간주하였을 것이고 두 분의 영역이 한 집이어서는 안 되는 거였구나, 삶과 죽음이 인간의 의지로 좌지우지 되는 것도 아니고 스스로 수명을 단축하고 싶어 뭘 어쩌신 일도 없는데 가셔도 너무 일찍 가신 아버지가 어렴풋이 이해가 되더란 말이다.
아무려나 동막골에는 뭔가가 있을 것 같으니 이번에 친정에 가는 날엔 또 잊어먹지 말고 어머니께 물으리라. 무지개가 서면 한 끝이 닿았던 언덕너머 그곳, 내가 못 가 본 아름다운 동막골.
---「엄마는 동막골 가고」중에서

죽은 척을 잘 하기로는 쥐며느리인데 또르르 잘도 기어가던 쥐며느리를 건드리면 그런 시늉을 했다. 찔찌래미를 낚아 놓으면 그러듯이 살아 있는 기척을 접고 꼼짝을 안하는 것, 아버지 돌아가시던 순간이 그랬다. 심장에서 먼데부터 차갑게 맥을 걷어 올려 나중에는 목에서 숨만 겨우 느껴지다가 그마저 딸깍 전등 스위치를 내리듯 소리를 내며 끝나던 생, 아버지의 마지막 숨이 전등 스위치를 내리는 소리와 같았다는 생각은 두고두고 공포였다. 사람의 끝, 적어도 우리의 우주였던 아버지의 마지막 순간이 그렇게 간단하다는 일이 무서웠다.
어른들은 어디까지 맥이 걷혔다는 걸 잘도 알았다. 병수 아버지 문 서방이 내 등을 아버지께로 밀며 얘가 누구냐고 했을 때 아버지는 내 이름을 부르며 작은 소리로도 분명하게 ‘어서 가서 자거라’ 하셨는데 그 말을 듣고 나오려고 돌아서는 찰나, 그 딸깍하는 스위치 내리는 소리가 들려왔던 것이다. 아무렇지도 않은 아버지를 흔들며 사람들은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했다. 돌아가시는 게 무슨 뜻인지 알지 못하는 나는 잠깐 눈을 감은 아버지가 곧 다시 일어나 동그랗게 말았던 몸을 펴고 팔팔하게 움직이는 쥐며느리처럼 그럴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천당할머니」중에서

집안이 그냥 시끄럽고 어수선한 것도 싫은데 한 말을 하고 또 하면서 그냥 놔둬도 어디 가서 입을 열 일이 없는 우리 자매들을 윽박지르듯 단속하던 그 무지막지한 3·15부정선거의 현장에 있었다. 세월의 뒷곁에서 생각해보면 참, 삶이란 게 웃기자고 하는 농담만 같았다.
엄마들과 한패였던 사람들이 투표장에 죽치고 있는 면서기며 지서 주임이며 각 이장들, 투표종사원들이었으므로 가능한 일이었으리라고 세월이 많이 지난 뒤 되돌아보며 우리가 사는 이 땅의 여명기를 유난스럽게 기억하는 세대가 하필이면 우리였는지 운도 없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조랭이」중에서.

내가 서당을 다닌 그 28일 때문에 2월을 싫어하는 사람이 되었듯이 엉뚱한 곳에 봬풀이하는 버릇이 생긴 것도 살면서 만나는 경우 없는 정황들이 다른 사람보다 많았던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정신 차려보면 다시 다짜고짜로 달려드는 미래, 생각하고 어쩔 새도 없이 생활이란 것에 치이면서 여유라고는 씨알도 없던 몹쓸 마음자리 탓에 어린 날 집을 떠나야 했던 상처까지 짐으로 얹혀 몸과 마음 모두 불균형을 만들어 놓은 게 아닐까 짚이는 데가 있는 것이다.
---「2월」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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