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을 열광시킬 수 있는 축제가 되려면 평소에 ‘하지 않는 것」중에서, ‘해서는 안 되는 것」중에서, ‘할 수 없었던 것」중에서이 무엇인지 찾아볼 필요가 있다. 사람들은 금지된 것을 하고 싶어 한다. 축제는 내게 금지된 것 바로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일상으로부터 해방되었을 때 생기는 희열감에 모두 열광적으로 도취되는 유명 카니발이나 마츠리를 조금만 주의 깊게 살펴본다면 다소 과장된 듯한 이 주장에 크게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확실히 한국의 지역축제에서는 비일상성을 즐길 수 있는 속성이 부족하다. 따라서 지역민들의 관심에서도 멀어지고 있는 축제가 대부분이다. --- p.72「제4장전통과 현대의 조화」중에서

한국 대부분의 지역축제 현장에서 느끼는 가장 큰 문제점은 지역민의 무관심과 주변적 연행의 산만한 나열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다수의 지역민들을 끌어안을 수 있는 중심적 연행이 없기 때문이다. 지역민들의 주체적이고 직접적인 참여가 보장되지 않는 축제는 필연적으로 관중을 소외시킬 수밖에 없고 축제 본연의 폭발적 해방감을 확보할 수 없다. 따라서 지역민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해 집단적으로 신명을 풀어낼 수 있는 중심적 연행이 개발되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축제는 일정 단위의 지역민들이 집단적으로 참여해 겨루는 초대형 경연이 이루어져 이를 통해 지역성과 축제성을 확보해야 한다. --- p.73「제4장전통과 현대의 조화」중에서

다나바타의 주제나 소재의 차별화에 대한 성공 사례는 우리에게 시사점을 준다. 한국의 지역축제는 콘셉트의 일관성이 없는 내용의 프로그램이 너무 많다. 또한 양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천편일률적인 베끼기식의 모방이 반복되고 있다. 지역축제 발전을 위해 프로그램 개발에 과잉투자를 하고 있음에도 성과가 보이지 않는 것은 프로그램 간의 일관성·통일성이 부족하고 의미 없이 중복된 프로그램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굳이 외국의 사례를 열거하지 않더라도 주변의 간단한 소재에서 중요한 것을 놓치지 않고 차별화된 주제를 발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예술적인 것에 너무 집착하지 않고 많은 사람이 축제현장을 방문해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대중화의 노력도 절실히 요구된다. --- p.97「제5장현대 마츠리의 사례」중에서

삿포로 눈축제에 참여해본 사람이라면, 생각 외로 단순한 프로그램 내용에 놀랄 것이다. 모든 행사는 축제 콘셉트이기도 한 ‘눈과 얼음」중에서에 한정되어 있고 비록 단순한 주제이지만 모두가 참여하고 이벤트를 공유할 수 있도록 고려되어 있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축제 사례를 검토하면 한결같이 그들이 의도하는 메인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몇 개의 보조 프로그램이 조화롭게 연동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데 삿포로 눈축제 또한 그런 면에서 예외가 아니다.
이는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려 한다거나 콘셉트 없이 프로그램의 가지 수에 연연해 백화점식 나열을 반복하고 있는 한국 축제의 현실에 적지 않은 교훈이 될 수 있다. --- p.82「제5장현대 마츠리의 사례」중에서

일본의 전통축제인 마츠리에서는 지역민들의 적극적인 참가 모습과 경연을 통해서 온 공동체가 축제를 만끽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이것은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한 관 주도로 일방적인 축제가 진행되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왜냐하면 지역주민이 하나가 되어 축제에 참가하고 이끌어나가는 자세야말로 가장 경쟁력 있는 축제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마츠리를 보는 사람과 참여하는 사람들의 즐거움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그것은 역시 ‘현장에서 느낄 수 있는 독특한 분위기」중에서이다. 마츠리가 진행되는 공간은 항상 신바람으로 넘치며 참가자를 매료시킨다. 마츠리는 제례의식이 중심이 되는데 신을 기리는 행사, 특히 신위 가마를 이거나 수레를 끌고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느끼는 흥분은 단순한 동작과 의식 속에서도 충분한 감동을 얻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 p.83「제5장현대 마츠리의 사례」중에서

한국도 최근 들어 관 주도의 축제 진행 방식에서 민간 주도의 운영체제로 전환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진정한 의미에서 축제가 발전되기 위해서는 앞으로 자발적인 주민의 참여에 의해 대회의 근간이 유지되고 관련 노하우가 계승·전수될 수 있는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지역주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함께 기량을 체계적으로 계승시키며 박진감 넘치고 전문화된 진행 능력을 향상시켜서 참가자 모두가 공감할 수 있고, 축제의 대형화를 위한 밑거름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 p.96「제5장현대 마츠리의 사례」중에서

한국의 축제에서 가장 문제시되고 있는 것은 경제성과 수익성을 창출하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특히 연계관광이 이루어지려면 사전에 치밀한 계획과 행정적인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실제 실행 단계에서는 서로 손발이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한 체류시간을 늘려야 수익성이 향상되는데 이를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은 숙박시설의 확충과 더불어 야간행사 프로그램을 새롭게 개발하는 것이다. 특히 다나바타 마츠리는 등 모양의 장식을 소재로 다양한 야간 프로그램을 선보여 성공한 축제로 발전되었다. 한국의 축제 기획에서 또한 주간뿐만 아니라 야간에도 통용될 수 있는 행사를 기획 단계부터 면밀히 살피는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 p.98「제5장현대 마츠리의 사례」중에서

도쿄의 아사쿠사는 일본의 중세 시대인 에도의 정서와 풍경을 잘 보여주며 전통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도로에는 에도의 풍경과 고전적인 분위기를 담은 화려한 상점들이 늘어서 있어 옛 일본의 거리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이곳과 전혀 관련성이 없어 보이는 브라질의 삼바 춤을 주제로 현대적 장르와 결합시킨 도시축제로 발전시킨다는 것은 매우 의외의 발상이었다. 도쿄에서 가장 전통적이고 일본적인 정서를 느낄 수 있는 거리가 1년에 하루 동안은 완전히 브라질의 풍광과 모습으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경험할 수 없는 일탈의 행위를 느끼기 위해 축제가 존재하는 것이라면, 이것이야말로 완전한 형태의 비일상적 제시이며 일탈의 정신이라 할 수 있다.

<b>일본 마츠리, 지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어지는 단순한 프로그램의 힘!</b><br/><br/>저자가 말하는 일본 마츠리의 공통적인 특징은 ‘지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다. 축제는 주체 집단이 가장 중심이 되어야 하는데, 일본 마츠리는 대부분 이것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 비결은 의외로 단순한 프로그램에 있다. 일본 마츠리는 한국 축제처럼 연예인 행사 등으로 채워지는 이벤트가 없다.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어지는 일치단결된 힘이 성공적이고 열광적인 축제를 만들어낸다.<br/>삿포로 눈축제의 경우 ‘눈과 얼음’에만 프로그램이 한정되어 있다. 하카타 야마카사 마츠리의 경우 1톤 무게의 가마를 26명이 매고 5km의 거리를 빨리 달리는 초대형 경연이 중심 프로그램이다. 삿포로 요사코이 소란 축제의 경우 요사코이 춤 경연이 전부이다(다만, 홋카이도의 전통음악인 소란 부시가 반드시 반주 음악에 삽입되어야 하고, 전통 타악기인 나루코를 이용한 음악을 사용해야 하는 규칙이 있다). 단순한 프로그램이 만들어내는 지역민들의 주체적인 참여와 단결된 힘, 그리고 지역의 정체성을 지역민 스스로가 확인하면서 축제 본연의 폭발적 해방감을 즐기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국내외에서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들게 만드는 요인이며, 또 일본 마츠리가 세계적인 축제가 될 수 있었던 원인이다. 이렇듯 이 책은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현대적인 축제로 진화한 일본 마츠리의 성공 요인을 밝혀, 한국 축제 기획에 좋은 벤치마킹이 될 수 있도록 했다. <br/><br/><B>한국 축제가 벤치마킹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사례, 일본 마츠리의 모든 것</b><br/><br/>기존의 축제 관련 책들은 대부분 서양의 이론과 사례를 소개하는 데 치우쳐 있어 한국의 실정과 문화에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일본은 같은 문화권의 국가로서 예전부터 많은 교류가 있었을 뿐만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유사성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벤치마킹하기에 유리한 점이 많다. <br/>이 책은 꾸준히 이벤트 마케팅과 축제 기획, 국내에서는 드문 테마파크에 대한 연구를 해온 저자가 일본 마츠리의 구체적 사례와 성공 요인 등을 설명해 축제 기획에 좋은 지침서가 될 수 있도록 했다. 전통문화를 사례로 한 축제로 도쿄 간다 마츠리, 오사카 덴진 마츠리를 소개하고, 전통과 현대가 조화된 사례로 교토와 하카타의 기온 마츠리를 다룬다. 현대적 마츠리의 사례로서 세계 3대 축제인 삿포로 눈축제, 센다이 다나바타 마츠리를 다루며, 퓨전 문화를 소재로 한 도시형 마츠리의 사례로 아사쿠사 삼바축제, 도쿠시마 아와오도리 축제, 고치의 요사코이 축제를 소개한다.<br/>여기에 전통문화를 소재로 한 테마파크 및 마츠리와 복합 쇼핑 문화공간의 연계 효과 사례를 더했다. 마츠리와 함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전통문화를 다룬 테마파크와 쇼핑시설 등을 다룸으로써 축제 기획만이 아니라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구성했다.<br/>그뿐만 아니라 일본의 전통문화와 역동성을 체험하려는 관광객들에게도 정보를 줄 수 있도록 마츠리의 자세한 정보를 수록했다. 각 지역의 전통에서 시작된 마츠리의 유래, 마츠리에 이용되는 도구의 이름, 행사 경연 각각의 의미 등을 수록해, 단순히 구경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일본 마츠리를 제대로 이해하고 그들의 역동성과 지역민들의 자기 정체성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해 일본 전통 축제 마츠리를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도 좋은 안내서가 되어줄 것이다. 또한 저자가 마츠리 현장에서 찍은 40여 장의 사진이 수록되어 마츠리의 생동감을 전달해주는 데 손색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