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연휴만 확보해 놓으면 여행 준비의 90%는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회사에서는 대개의 경우 한두 명의 직속 상사가휴가 일정을 짠다. 따라서 이 직속 상사만 공략하면 큰 장애물은 넘은 거나 마찬가지라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 그러면 샐리맨으로서 연휴를 확보하기 위해 어떤 규범을 중심으로 움직여야 할까. 우선 그 점을 검토해 보자.
1. 억지스럽게 휴가를 내지 마라.
해외여행을 위해 '상사나 주위에서 뭐라고 해도 쉴 때는 쉰다'라든가. '출세를 포기한다,' 혹은 '회사의 상황에 얽매이지 않는다' 등의 방법을 쓰려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이것은 대단히 위험한 생각이다. (...) 샐러리 맨으로서 계속 여행하기 위해서는 이처럼 무리하고 억지스러운 연휴는 그만 두는 것이 좋다.
2. 상사에게 소중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라
이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문제는 그 방법이다. 많은 사람들이 '평소에 열심히 일한다', '휴일 출근, 야근도 꺼리지 않는다'는 식의 생각과 행동이 자신에 대한 상사의 평가를 좋게 하고 연휴 획득도 쉽게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정도의 생각으로는 아직 멀었다. (...) 왜냐하면 대개 상사들은 '일에 대해 마냥 열심인' 직원보다 '자신의 평가를 높여주는' 부하 직원을 더 수중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상사 자신에 대한 평가 내용으로는 '그룹 매출이 목표 이상으로 달성되는 것', '부하의 관리능력이 뛰어난 것', '우수한 부하를 육성하는 것' 등이 기준이 된다.(...)
3. 남들이 꺼리는 상사를 환영하라
어느 회사나 모두가 꺼리는 사람이 한둘은 꼭 있다. 물론 그런 사람이 상사가 되면 대부분은 재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것은 샐러리맨 여행 애호가들에게는 절호의 기회다. 주위에서 소외당하면서 일을 잘하는 부하 직원보다 인간적인 부하 직원을 찾기 때문이다. 이런 상사는 워드프로세서 작업을 도와주거나 점심 식사를 같이 하는 것만으로도 휴가 확보에 효과가 있다.(...)
5. 상사에게 해외여행 계획을 너무 빨리 털어놓지 말라
몇 달 전부터 상사에게 해외여행을 갈 거라고 선언하는 사람이 있는데 너무 일찌감치 말해놓으면 상사는 차츰 '혹시 저 친구는 일보다 여행만 생각하고 있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을 한다. 이렇게 되면 그 다음부터의 여행 계획이 위험하다. 그러므로 출발 직전까지 구체적으로 어디를 간다는 내용은 말하지 않는 게 좋다.(...)
6. 동료에게 빚을 만들어 두라
아무리 사전 준비가 완벽해도, 여행 중 예상치 못한 문제가 사내에서 발생할 수 있다. 이럴 때는 정말 최악이다. 상사는 '이 친구는 하필 이런 때 어딜 싸돌아다니는 거야!'하고 화가 치밀 것이다. 이런 때에 자신의 업무를 대행해 도와줄 사람이 있느냐 없느냐가 다시 연휴를 취득할 수 있는가를 좌우한다. 그런 사람을 사내에서 만들려면 평소에 동료들이 업무로 힘들어할 때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어야 한다. 또한 클레임을 솔선하여 처리하는 것도 상당히 효과적이다. 우리는 힘들 때 도와준 사람을 더 잘 기억하게 마련이다. 그 심리를 잘 이용하자. 영업 분야라면 동료의 매출이 목표 미달일 때 자신의 매출을 나누어주는 것 등의 방법도 쓸 수 있다.
옛날 가이드북 유럽편에는 '중세의 발자국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이 거리에서는 가능하면 일주일은 여유있게 묵어야 한다' 등의 설명이 되어 있었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물론 그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샐러리맨 가운데는 한 군데 도시에서 한 주를 지낼 시간이 있다면, 그런 기회에 차라리 가능한 한 많은 나라와 도시를 돌아보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 그렇다면 후회 없는 여행지를 어떻게 결정해야 할까.(...)
1) 한 군데 도시에 복수의 미술관이 있을 경우, 예술에 별로 흥미와 지식이 없는 이상 수많은 그림을 보아도 나중에 전혀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 과감하게 가장 유명한 미술관만 보든가 여러 개의 미술관을 순회하며 유명한 그림만 감상한다. 박물관의 경우에도 '국립박물관' 같은 곳은 크다는 것뿐, 인상에 남지도 않는다. 그러므로 '미켈란젤로', '메디치가', '부르봉 왕조' 등 테마를 압축하여 차분히공략하는 것이 더 재미있다.
2) 광장, 기념관은 최저 1분만 보면 될 거싱고 무엇보다 개관, 폐관 시간이 따로 없는 곳이다. 따라서 이러한 명소는 아무리 유명해도 코스를 짤 때 뒤로 미룬다.
3) 고대 유적은 면적이 넓은 것과 시의 중심에서 벗어나 있는 것이 많으므로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다. 현지에서는 빨리 돌아도 30분. 천천히 돌면 두 시간이 기준이다. 여기에 현지까지 가는 왕복 시간이 걸린다. 일정의 반나절 정도는 보아두는 것이 좋다. 또한 단체 관광객과 맞닥뜨려 줄을 서느라 낭비되는 시간을 피하기 위해 개장 시간에 맞춰 입장하는 것도 시간을 절약하는 요령 가운데 하나다.
--- pp 198~200
1. 성수기 예약 대기는 빠를 수록 좋은 것은 아니다
그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항공권 예약이 요금에 따라 좌석 종류보다 더 자세히 나누어진다'는 것을 알아두어야 한다.
여행사에 가면 가장 싼 항공권은 당장 좌석을 확보할 수 업지만 그보다 조금 비싼 요금이면 구할 수 있다는 말을 듣는 경우가 있다. 보통 우리가 국제선을 이용할 때 좌석은 퍼스트 클래스, 비즈니스 클래스, 이코노미 클래스 중 하나다. 그러나 좌석 예약이라는 의미에서는 이보다 다양한 운임체계에 따라 세분화되어 있다. 그것을 확실하게 볼 수 있는 것이 여행사나 항공사의 컴퓨터 단말기다. 이 단말기로 공석을 확인하면 그 구간에 설정되어 있는 모든 운임 클래스 공석 상황을 나타내는 예약 코드가 나온다. F2, C4, Q8, M4, K4, H0, W0, L0 이런 식이다. 적은 경우는 5종류, 많은 경우는 10종류 이상이나 된다. 이것을 '예약 코드(RBD;Reservation Booking Designator)'라고 한다.
같은 클래스의 좌석 중에서 예약 코드의 차이는 항공권에 부여된 조건의 차이로 나누어진다. '특정 항공사밖에 탈 수 없다'든가 '유효기간이 짧거나' 혹은 '특별 행사 기간만 유효' 등이 그 차이이다. 그리고 이것은 항공권 구입 가격의 차이이기도 하다. 제한이 많으면 요금은 싸고, 적으면 비싸다. 이 예약 코드별 좌석 수 배분은 비수기의 경우 6개월 전에는 대개 확정되어 있다. 그런데 성수기에는 항공사가 출발 직전까지 요금이 비싼 클래스에 승객을 넣으려고 하기 때문에 할인 클래스 좌석 배치를 좀처럼 확정하지 않는다.
만약 출발 예정일보다 일찌감치 여행사에 예약하러 가더라도 '연말 출발에 대해서는 항공사의 요금이 확정되어 있지 않습니다'라는 말을 종종 듣게 되는데 이는 항공사가 아직 할인 클래스의 예약 좌석 수를 확정하지 않은 경우인 것이다. 그래서 성수기의 할인 항공권 운임이 확정되는 시기는 명절 연휴느 바로 직전에, 여름 휴가는 시즌 바로 직전에, 연말 연시 휴가는 11월 초 정도다. 따라서 할인 항공권의 성수기 예약은 이 시점보다 일찍 해봐야 똑같다는 의미가 된다.
--- pp 72~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