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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인의 사랑

독일인의 사랑

홍인 | 대명종 | 2008년 02월 2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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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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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8년 02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408쪽 | 414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51024405
ISBN10 8951024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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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은 회의 중간 중간 자신과 가장 멀리 앉아있는 수아를 바라보았다. 열명이 앉는 타원형 테이블에서 그는 정중앙 상석이었고 그녀는 맨 끝 회의실 문 앞이었다. 맨 끝이라해도 그녀는 임원 회의에 참여할 만큼의 능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이 사무실 안의 유일한 동양인이고, 본사 근무 후 한국 지사의 임원으로 발령을 약속받은 유능한 인재이다. 회사 내 모든 사람들은 수아를 그렇게 알고 있다. 하나도 틀리지 않고 잘 알고 있다. 다만 요한은 조금 더 잘 알고 있다. 수아는 그의 연인이다.
처음부터 그녀와 그의 거리는 이 회의 탁자에서의 거리보다 멀었다. 그들의 위치가, 삶이, 속한 곳들이 모두가 다르고 멀었다. 그리고 지금, 요한은 그녀가 더 멀어 보였다. 아무도 모르겠지만, 그는 알고 있다. 그녀가 지금 이 회의장에 있지 않고 먼 어딘가를 떠돌고 있다는 것을, 눈앞에 모니터를 뚫어져라 바라보지만 눈동자는 그녀가 다른 곳에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고민이 있는 모습 같기도 했지만 화가 난 모습에 더 가까웠다. 어제 밤 그녀와의 약속을 또 지키지 못하고 어머니와 드니브에게 붙들려 있었다는 걸 알게 된 것일까. 하지만 그런 일로 중요한 회의에 정신을 딴 곳에 둘만큼 수아는 허술한 여자가 아니었다. 그리고 그런 것으로 화를 내기엔 둘 다 자격이 없다고 언젠가 그녀는 똑 부러지게 선을 그은 적이 있었다.
그들은 서로에게 결혼을 약속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관계를 시작했다. 그것을 제외한 모든 것에서 솔직하지 못하고 비겁한 시작이었다. 특히 스스로에게 단지 육체적 끌림이라 속였다. 그 만큼 두 사람 모두에게 나타난 반응을 그들은 피할 수 없었다. 그 알 수 없는 긴장을 누르고 외면하고 이유 없이 미워했으나,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혀 정신없이 심장이 뛰는 것을 치료하기 위한 방법은 없었다. 모든 이성을 버리고 상대를 미친 듯이 끌어안는 것이 유일한 치료라고 말하며 시작한 정사였다.
그러나 요한은 욕심이 많은 남자였다. 그는 그녀가 비이성적인 질투를 하는 모습이 보고 싶었다. 하지만 단 한번도 둘의 관계가 단순한 정사의 관계일 뿐, 그 이상의 마음이 있다는 걸 보이지 않는 수아, 그녀에겐 여전히 치료를 위한 단순한 정사인 것이 너무도 분명했다.
그런 상대에게 먼저 마음을 내보이며, 먼저 깨달은 자신의 감정을 구걸하기엔 요한 폰 슈반스의 자존심은 욕심만큼이나 너무나 높고 컸다. 틈이 보이지 않는 여자를 향한 감정은 그 정체를 벗고 싶어 안달이 나있었지만, 요한은 무시했다.
절대 먼저 내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런 복잡 다다한 생각이 담긴 눈으로 그녀를 계속 주시했고, 그제야 그 눈빛을 알아 챈 그녀가 현실로 돌아오는 것이 보였다. 별다른 티를 내진 않으나 자신이 회의 중간에 딴 생각에 빠져있었다는 것을 수치스럽게 생각하는 듯 했다. 그러나 그를 바라보진 않았다.
한 번쯤 고개를 돌려 확인해 볼만도 한데. 수아는 차분한 시선으로 모니터만을 바라보았다. 그런 태도는 그에게 너무나 강한 위험신호였다.
분명하게도, 그녀는 지금 그를 피하고 있다.

모든 신경이 요한이 있는 곳으로 쏠려있지만 수아는 새로운 디자인을 보여주는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이런 자신의 행동도 요한의 평소와 다른 관심도 모두가 이상했지만 그건 그들만이 아는 이야기였다. 설사 모두에게 의문을 준다는 걸 알아도 수아는 평소 같이 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이젠 정말 지겨웠다.
어젯밤 그는 또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늘 있는 일이라고 넘어 갈 수도 있었다. 단지 그 뿐이라면 말이다. 그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그는 아내와 모든 사교행사를 끝내고 정부를 찾아오는 듯한 모습으로 그녀를 찾아왔다. 하루 전이었다면 그녀는 절대 그것을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다. 요한의 무엇이 먼저인지 잘 알지 않느냐는 태도에 울컥 신물이 올라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눈엔 현실의 안경이 씌워졌다. 결혼 날짜를 잡았다는 어머니의 전화는 그녀가 벗어 두었던 안경을 그녀의 코 등에 걸쳐주었다.
그 모든 것이 보이자, 그의 모습을 지켜보던 침묵 안에는 더 늦기 전에 결정하라는 마음의 비명을 울리고 있었다. 더 한 상황까지 당연히 받아들이기 전에, 어리석은 선택을 하기 전에 이젠 정말 끝내야 할 시간이다. 어머니에게 전화가 왔을 때, 수아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순순히 받아들였다. 어쩌면 어제가 아닌 그때 그녀는 행동으로 이미 마음은 정했던 것일지 몰랐다.
그녀는 단 한번도 철길처럼 반듯하고 앞이 빤히 보이게 놓여진 인생의 레일을 벗어나 본 적이 없었다. 지욱과 집 안끼리의 간소한 약조가 아닌 성인이 되어 정식으로 약혼을 하기 전까지 그녀는 늘 똑같은 인간이었다. 17살에 정혼이 정해 졌을 때도 그저 오빠같이 편한 지욱이었기에 싫지 않았다. 그런데 어째서 새삼 망설였던 것일까. 그 불안은 4년 전, 약혼식을 올리고 얼마 되지 않아 찾아 온 독일 행을 덥석 수락하게 만들었다. 그땐 그저 무언가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던 것 같았다.
그리고 이 곳에서 요한을 만났다. 순종적이고 보수적인 딸에서 주체할 수 없는 사랑이란 허울 좋은 자기 최면에 빠진 여자가 되기까지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너무 빨라서 그녀는 자신을 그렇게 만든 요한이 무섭고 자신의 깊은 욕망을 끌어내는 눈빛이 두려웠다. 벗어 날 수도, 벗어나기에도 너무나 늦어 버린 만큼 그녀를 정신없이 빠져들게 만드는 남자, 요한 폰 슈반스.
그에게는 이런 관계가 단순한 정사 일지 모르나, 그녀에겐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열정이었으며, 사랑이었다. 결국 첫 눈에 반해 여기까지 온 것이다. 떠나는 순간까지 보여줄 이유 없다 이를 악물어 본다. 그런 자신의 대담함에 실소가 나왔다. 다른 사람도 아닌 동생인 주아의 말을 빌자면 앞 뒤 꽉꽉 막힌 원칙주의자 조수아가 이렇게 될 줄이야.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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