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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슬로베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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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슬로베니아

[ EPU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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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6년 06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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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용량 EPUB(DRM) | 53.78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6.5만자, 약 2만 단어, A4 약 41쪽?
ISBN13 9791186499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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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힐링’ 혹은 ‘위로’라는 말을 거의 쓰지 않는, 그것이 지닌 가식적인 느낌을 싫어하는 다소 까칠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이곳에 온 후로 조금씩, 천천히 마음을 치유받았다. 바쁘게 뛰어다니며 불안하고 초조하게 살아온 지난 삶을 돌아보며 자족과 평화를 길어올렸다. 태생적 방랑자인 양 수없이 여행을 다니며 노마드적인 생활이 몸에 배어 있는 내가, 슬로베니아에서 고향에서조차 느낄 수 없었던 수수하고 평화로운 삶의 길을 발견한 것이다.(6쪽)

류블랴나 중심에 있는 프레셰렌 광장은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인다. 그곳에서 사람들은 누군가를 기다리거나 단체로 사진을 찍거나 다채로운 공연을 펼친다. 특히 슬로베니아의 전체 산림 중 가장 곧고 크고 아름답게 자란 구상나무를 옮겨와 만든다는 대형 크리스마스트리와 조명이 설치되는 12월 초부터는 여느 이름난 대도시 못지않게 야경이 아름답다. 슬로베니아의 국민 시인인 프레셰렌의 동상 아래 계단에 앉아서 광장 주위를 둘러보면 나 자신이 마치 신비롭고 어여쁘며 다정한 세계로 들어온 느낌을 받곤 했다.(20쪽)

잠시 후 가이드가 동굴 벽에 붙어 있는 스위치를 켰다. 그녀는 세 명 의 관광객을 위해 몇 초간의 이벤트를 벌인 것이었다. 우리는 지하 계곡 아래로 떨어지지 않게 조심하라고 서로에게 말하며 다시 걷기 시작했다. 조촐하고 자유로운 느낌이 좋았다. 나는 나무줄기 같은 석순을 보며 가이드에게 말했다. “이건 곧 종유석과 만나 석주가 되겠네요. 내 새끼손가락 하나 정도 틈이 남았으니.” “맞아요. 석순과 종유석이 금방 만나 하나가 되겠군요.

아마 천 년이면 충분할 거예요.”“십 년도 아니고 천 년이요?”“예. 십 년 동안 0.1 밀리미터씩 자라니까요. 우주의 나이에 비하면 천 년도 짧은 거죠.” 모두 웃었다, 동굴 안에서. 너무 크게 웃으면 동굴 안의 생물들뿐 아니라 석주와 석순도 놀라니 살살 웃자고 했다. 내 내면의 불안과 어둠이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그 암흑이 빚은 시간 속에는 빛 속에서 볼 수 없는 놀랍도록 아름답고 무궁무진한 세계가 있으니까. 무엇보다 동굴 속처럼 어둡고 고독한 시간의 동력이 나를 성장시킬 것이다.(154쪽)

언덕길을 걸어 성 유리아성당 근처의 높은 곳에서 먼 바다와 집들과 광장을 바라보았다. 붉은색 지붕과 푸른 바다의 어울림을 한참이나 감상하다가 광장을 향해 난 길을 내려갔다. 해안 근처 베네치아풍의 작은 집에서 나이 든 남자가 정원의 올리브 나무와 레몬 나무 등을 손질하고 있는 걸 보고 웃어 보이자 그는 내게 레몬 몇 알을 따서 건네주었다. 바닷가에는 인기척이 거의 없었고 많은 어선과 요트가 정박해 있었다. 나는 그 근처 발코니가 있는 호텔을 올려다보며 언젠가는 저 방에서 며칠 머물 거라고 혼잣말을 했다.(170쪽)

소화도 시킬 겸 나는 혼자 정원으로 나와 달빛 아래를 천천히 걸었다. 울타리가 없어서 어디까지가 정원인지 알 수 없었다. 정원에는 꽤 큰 연못도 있었는데 어두워서 물고기는 보이지 않았다. 여남은 집들이 있는 마을은 쥐죽은 듯 조용했고 내가 있던 식당 쪽에서는 왁자지껄하게 떠드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두 팔로 어깨를 감싸고 연못 옆에 쪼그려 앉았다. 가만히 귀 기울이니 수면 아래로 물고기들이 헤엄치는 소리가 들렸다. 보이지는 않지만 존재한다는 걸 알려주겠다는 듯이. 사과나무에는 사과 몇 알이 남아 있었다. 새가 파먹었는지 둥글지 않았다. 바람이 나뭇가지를 스쳐 나뭇잎을 흔들었다. 자연의 만물은 서로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과 물고기처럼, 바람과 잎사귀처럼, 밤과 낮처럼. 혼자인 것은 없지만 고독하지 않은 것도 없으리라.(228쪽)

‘빨리 오라’는 문장을 보며 내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바닥에 있던 걸레로 눈물을 훔쳤다.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것처럼 막막하고 답답하던 시절, 나는 시 창작에 거의 모든 것을 걸었던 것 같다. 시를 쓰면 하늘로 치솟아 다른 시공간으로 가는 느낌이었고, 구원이란 것이 있다면 시를 통해 가능할 것 같았다. 썼던 시 원고들을 묶어 출판사 신인공모에 보내보았고 신춘문예에도 투고했지만 번번이 최종심에서 떨어졌다.

나는 문창과 출신도 아니고 시 창작 교실 근처에 가볼 기회나 의지도 없었으며, 친한 도반道伴이나 시인, 스승도 전혀 없었다. 진주라는 작은 도시에서 혼자 끙끙거리며 책을 읽고 글을 썼다. 그랬던 내가 2001년에 《포에지》의 첫 번째 신인으로 등단하게 됐다. 황현산, 김혜순 선생님이 당시 심사위원이었는데, 그때까지 나는 두 분을 단지 책으로만 알고 있었다. 내게는 등단이 재생이나 부활처럼 느껴졌다. 피폐하고 부정적인 자아가 죽고 새사람이 되어 다시 태어난 것 같았다.(270쪽)
__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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