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에 넣어두자니 물가상승률보다 못한 금리이고, 부동산에 투자하자니 시장이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주식에 투자하자니 2008년 이후 계속되는 금융위기로 폭락장이 연출되지 않을까 고민스럽다. 간혹 좋은 투자처나 정보가 있다 해도 평범한 서민들까지는 혜택을 보기 어려워 보인다. 그래서 이제는 저축과 재테크의 시대를 지나 자신의 자산을 지키기만 해도 성공하는 ‘가치보존의 시대’에 직면해 있다고 할 수 있다. 흔히 투자 시장이라 부르는 부동산, 펀드, 주식, 원자재 등의 시장들도 개별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이들은 시장경제라는 울타리 안에서 서로 유기적으로 영향을 주고받고 있다. 그러므로 이제 단순한 재테크를 벗어나 좀 더 길게 보고, 더 넓게 보고 투자해야 하는 시기에 직면한 것이다. ---「재테크의 시대는 가고 가치보존의 시대가 온다」 중에서
재테크와 관련해서 여러 가지 주장들을 하지만 필자는 심플하게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이를 소리나는 대로 ‘엠프트 함수’라고 명칭했다. 쉽게 설명하자면 재테크를 통해서 총자산이 늘어나거나 줄어드는 요인은 세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가 M, 즉 내가 가진 종잣돈이 얼마인가 하는 문제이다. 두 번째는 F, 즉 투자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구성하였는가 하는 문제이다. 세 번째는 T, 즉 투자 시간을 어떻게 가져갔는가 하는 것이다. 쉽게 예를 들자면 2007년 11월 2,085포인트에 주가의 최정점에서 1억 원을 거치식으로 코스피지수에 투자한 투자자라면 M은 1억, F는 주식형 펀드 100퍼센트, T는 약 4.5년이 되는 것이다. 이 셋 중에 어느 한 가지라도 빠지면 재테크는 불가능하다. 종잣돈 없이, 포트폴리오의 구성 없이, 시간을 들이지 않고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세 가지를 먼저 점검하고, 내가 무엇을 가지고 있고 무엇이 부족한가 꼼꼼하게 살펴봐야 할 것이다. ---「재테크의 함수 엠프트(MFT)」 중에서
장기란 과연 얼마의 기간을 말하는 것일까? 3개월 이상, 6개월 이상, 아니면 1년 이상을 뜻하는가? 만약 1990년 912포인트 때 주가지수에 투자한 투자자 A가 2008년까지 무려 18년을 투자하다가 연중 최저치인 892포인트에 주식을 정리했다고 가정하자. 이 사람은 18년간 투자했지만 손실이 났다. 이것은 장기 투자일까? 반대로 2008년 10월 892포인트에 투자한 투자자 B가 2010년 12월 2,051포인트에 주식을 팔았다. 정확하게 2년 2개월을 투자한 것이다. 둘 중에 누가 장기 투자자인가? 18년을 투자했으니까 2년보다 더 길게 투자해서 장기 투자인가? 용어 자체로 보면 기간이 긴 것이 장기 투자지만 실제 우리가 추구하는 개념과는 다르다.
그래서 필자는 장기 투자에 대해 이렇게 얘기한다. 기간에 구애받지 않고, 빚도 내지 않은 여윳돈을 가지고, 목표가를 명확하게 정해놓고, 매일매일 HTS로 주가를 확인하며 일희일비하지 않고, 목표 수익을 위해 기다릴 수 있는 확신 있는 투자가 장기 투자이다. 만약에 투자자 A가 상식을 벗어나지 않는 한 명확한 목표가가 있었다면 그는 18년이 아니라 훨씬 그전에 수익을 실현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장기 투자는 무조건 길게 가져간다고 성공하는 것이 아니고, 가격변동의 위험을 시간이 상쇄할 정도로 하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합리적인 목표가가 정해져 있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장기로 투자하면 성공한다는 것보다 장기로 투자하면 가격 변동에 대한 리스크가 줄어들기 때문에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말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장기 투자는 만병통치약인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