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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 금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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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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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8년 04월 02일
쪽수, 무게, 크기 416쪽 | 428g | 148*210*30mm
ISBN13 9788951024719
ISBN10 8951024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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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치악.
무영은 질퍽한 정사를 한바탕 벌인 다음 담배를 찾아 입에 물고 라이터를 켰다. 그리고 아직도 전율을 이기지 못하고 가슴을 모두 드러내고 누워 천장을 응시한 채 가쁜 숨을 몰아쉬는 여자를 힐끗 곁눈질했다.
후~.
담배 연기를 허공에 뱉으며 침대에서 알몸인 채 그대로 일어나 지갑에서 수표 두 장을 꺼냈다. 그리고 여자에게 흔들어 보였지만 그녀는 눈을 감고 빙그레 웃고 있을 뿐이다.
꽤나 좋았나보다. 밝히긴…….
무영은 얼굴을 찌푸리고 다시 침대에 엉덩이를 걸치고 앉았다. 그리고 그녀에게 시선을 고정시켰다. 이 여자는 분명히 화려한 경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순진한 여자는 결코 아니었다. 이 여자는 섹스의 묘미를 잘 알고 있었다. 리드미컬하게 움직이던 그 몸짓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었지만 자신이 평가받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을 것이다.
남자라는 동물은 성기를 삽입하는 그 순간부터 여자의 잠자리 경력을 가늠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리고 그 능력은 두 번째, 혹은 세 번째 관계를 맺을 때 정확함을 보인다.
창녀보다 더 못한 사기꾼 아니, 꽃뱀이라고 불러야 하나?
무영은 처음부터 옆에 누워 있는 여자의 정체에 대해 알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쯤이면 무영이 눈치 챈 것 이상의 정보를 얻었을 것이다.
지무영이 찾는 26살의 카나리아를 자처하고 나선 여자들의 공통점은 하나같이 예쁜 얼굴이지만 솔직하지 못하고 결혼을 입에 올린다. 그리고 밤마다 그에게 달라붙어 몸을 내맡기며 속삭였다. 지금 이 여자처럼.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앉아 있는 그의 배를 손으로 쓸며 점점 더 아래로 내려간다. 그리고 대담하게 손가락을 움직이며 말했다.
“이렇게 다시 만나게 돼서 나 너무 행복해. 정말 사랑해요.”라고 말이다.
차라리 그 가벼운 입을 다물고 눈치나 살살 보았다면 한탕 챙겨 도망칠 시간적 여유는 주었을 것이다. 그러나 여자들의 문제는 입이었다. 왜 항상 떠벌리기를 좋아할까?
30번째인 이 여자도 마찬가지로 사랑을 운운한다. 이봐, 아가씨. 우리가 만난 것은 이제 겨우 하루하고도 반나절이 지났다고. 너무하다는 생각은 안 들어?
무영은 신경질적으로 이마를 덮은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따지고 들기 귀찮아 대충대충 상대하고 돈이나 몇 푼 쥐어주려 했지만 “이렇게 다시 만나게 돼서 나 너무 행복해. 정말 사랑해요.”라는 말을 듣게 되니 그의 눈에선 불이 번쩍했다.
“너도 내 돈을 사랑하는 것뿐이잖아. 안 그래, 이진아 씨?”
무영은 침대에 누운 채 그를 바라보는 이진아를 노려보았다.
너는 카나리아가 아니야. 카나리아라면 오빠라고 생각했던 내게 만나자마자 몸을 내주지 않을 거라고.
무영은 조소를 머금은 채 말을 이었다.
“탱탱한 피부를 가진 건 정말 마음에 들어. 이 몸은 얼마나 갈 수 있을까?”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허리선을 따라 허벅지를 지나 무릎에 머물렀다.
“한 번? 두 번?”
“오, 오빠. 나야, 나 꽃샘이라고요. 오빠가 찾던 카나리아요. 돈은 필요 없어. 오빠만 있으면, 아흣!”
무영이 자신을 의심하자, 변명하며 몸을 일으키던 그녀는 갑자기 허벅지 안으로 밀고 들어오는 손가락에 놀라 신음소리를 냈다.
“카나리아의 이름이 꽃샘인 건 어떻게 알았지? 누가 가르쳐줬어?”
침대 바닥에 무릎을 세우고 상체를 일으킨 무영은 진아의 목 뒤로 손을 미끄러뜨리듯이 찔러넣은 뒤 머리카락을 손에 쥐었다.
“지무영이 카나리아를 찾는다는 정보는 어디에서 들은 거야? 얼마를 받기로 하고 나한테 접근한 거지?”
“오, 오빠! 믿어줘요. 나야, 꽃샘이…….”
진아는 눈을 크게 뜨고 매섭게 쏘아보는 무영에게 억지로 웃어 보였지만 그것도 잠시, 그가 머리카락을 우악스럽게 쥐고 앞으로 바짝 당기자 그녀의 입에서 짧은 비명이 터졌다. 그리고 소스라치게 놀라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네가 정말 꽃샘이라고?”
“날 못 믿겠다는 거예요? 내가 꽃샘이라고 했을 때, 반갑게 맞아준 사람은 오빠잖아요! 그래놓고 이제 와서 왜!”
“모르겠나? 내가 왜 널 안았는지, 왜 지금 이 시간까지 데리고 있는지 말이야.”
“뭐, 뭘 하려고 이래요?”
무영의 싸늘하고 차가운 말투에 한기를 느낀 진아가 말을 더듬으며 묻자, 그가 그녀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가까이 붙이며 앙다문 잇새로 대답을 해주었다.
“돈을 바라고 왔잖아? 그러니 돈을 주려고.”
“이, 이봐.”
진아는 눈을 깜빡이며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웃는 무영과 꼿꼿하게 고개를 든 남성을 번갈아 보았다.
“핥아.”
진아는 2시간 전의 지무영과 지금의 지무영이 같은 사람인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분명 같은 얼굴을 하고 있지만 말투나 행동은 전혀 달랐다. 게다가 발산하는 열기와 냄새까지. 물론 한 시간 전에 섹스를 끝냈기 때문에 그 잔향이 남아 있을 수 있으나 어디까지나 그것은 페로몬이지 살기에 의한 고약한 냄새는 아니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녀를 움츠러들게 하는 건 그의 입술이었다. 비틀린 채 입 꼬리가 올라가 있다. 분명히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비웃음이었을 뿐만 아니라, 당장이라도 자신을 속인 대가를 받게 하겠다는 확고한 의지였다. 그리고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르게 묻어버릴 수도 있다는 무언의 협박이었다.
“저, 저…….”
진아가 말문을 쉽게 못 열고 버벅거리자 무영이 고함을 쳐댔다.
“너 같은 여자들이 원하는 건 하나지. 내가 그걸 주겠다는 거야. 그러니까 빨리 핥아!”
진아는 무영의 손이 뒤통수를 눌러 그것에 얼굴을 바짝 붙이자 흐느끼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그의 남성을 손에 쥐고 입에 넣었다. 그러자 무겁게 다물고 있던 그의 입에서 짧지만 강한 신음이 새어 나왔다. 그녀의 혀가 춤을 추기 시작했다. 쪽쪽 소리가 나게 울뚝불뚝 튀어나온 핏줄을 따라 움직였다. 그리고 가장 예민한 살을 잘근잘근 씹으며 그의 단단한 허벅지에 손을 올리고 고개를 흔들었다.
“으으…… 하, 하…….”
무영은 허리를 활처럼 휘며 그녀의 머리카락을 휘어감은 손가락을 움직였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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