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심마니가 이번에 출간한 ?심마니 한국사?는 그런 노력의 결정판이다. 물론 이 책도 사료를 중심으로 내용을 엮었다는 점에서 여느 사료집과 매우 유사하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른 사료집과 크게 다른 점이 있다.
첫째, 기존의 사료집이 사학과 학생들을 독자층으로 설정하여 국사학계의 연구 성과를 추려 중요 사료를 어려운 한문투의 용어로 번역하여 소개한 데 반해 이 책은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중등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재구성하였다. 이는 원문을 충실하게 번역했을뿐더러 쉬운 현대 문체로 바꾸고 도움글을 첨가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둘째, 기존의 사료집이 편자들의 역사관에 따라 구성과 배치가 다양한 반면에 이 책은 현행 국사 교과서의 내용에 맞추어 사료를 배치함으로써 현장의 역사 교사들이 학습 자료를 만드는 과정에서 늘 부딪히는 번거로움을 줄여주고 있다. 물론 이런 구성과 배치가 자칫 현장 교사들의 연구자세를 느슨하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열악한 근무 환경과 입시 위주의 교육 현실을 감안할 때, 교과서의 구성을 따르는 학습 자료집은 역사 교사들에게 수업 연구의 효율성을 가져올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교과서의 내용과 배치된다 하더라도 학계의 중요한 연구 성과를 깔끔하게 소개하여 교사와 학생들이 역사를 다양하게 이해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하고 있다.
셋째, 이 책은 기존 사료집과 달리 문헌 사료와 함께 연표, 사진, 지도 등이 실려 있어 역사를 생동감 있게 접근할 수 있는 여러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흔히 국사 교과서에서 이들 자료가 서로 연계되지 못하고 따로 놓여 그 의미가 감소된 데 반해 이 책에서는 밀접하게 연결시킴으로써 역사의 발전 과정을 시간의 연속에서, 공간의 좌표에서 파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끝으로 학습자료집이 일반 저서와 달리 많은 이들이 교육 현장에서 자주 인용하고 활용한다는 점에서 번역과 함께 사실 고증이 정확해야 함을 강조하고 싶다. 자칫 한 곳에서 잘못되면 많은 교사와 학생들이 피해를 보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개정판을 낼 때는 더욱 신중을 기하고 잘못을 바로 잡는 노력이 더해야 할 것이다.
---- 김태웅(군산대학교 사학과 교수)
?심마니 한국사2?가 가지는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현장 교사들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데서 비롯된다. ?심마니 한국사2?에는 교사들이 직접 국사수업을 하면서 필요하다고 느낀 자료들이 모아져 있다. 이 책을 만든 교사들은 역사인식은 기본적으로 사료를 통해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책에 들어 있는 자료 중 사료가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은 이를 말해준다. 이는 아마도 교사의 역사인식이나 역사관을 주입시키기보다는 학생들 스스로 역사를 깨우치고, 자기 나름의 역사인식을 가지게 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교사가 역사수업을 하는데 필요한 자료는 사료만이 아니다. 때로는 지도가 필요할 수도 있고, 때로는 연표나 통계가 필요할 수도 있다. 이처럼 ?심마니 한국사2?는 사료를 중심으로 하지만, 그밖에도 지도, 연표, 통계 등 다양한 형태의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다른 역사책들에 있는 내용을 옮겨오기도 하고, 학습 내용을 표로 정리하거나, 관련된 역사적 사실을 정리하여 제시하기도 한다. 이러한 자료들은 보다 직접적으로 국사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이다.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설명하였음직한 내용들을 자료의 형식으로 담겨 있기 때문이다.
사료의 경우도 실제 수업과 연계성을 강화함으로써, 학습자료로서 효용성을 높이는데 힘쓰고 있다. ?심마니 한국사2?에 실려 있는 사료들은 그 자체의 가치보다는 수업시간에 다루어야 할 역사적 사실을 설명하거나, 학생들에게 심어주고자 하는 역사인식을 뒷받침할 수 있는 것들이다. 각각의 사료들에는 ‘도움글’을 두어서, 어떤 관점에서 사료를 이해할 것인지를 안내하고 있다. 사료의 형태 또한 일반적인 역사 기록에서 조약의 조항, 노래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와 같이 자료의 형태가 다양함에 따라 실제 수업에서 활용 가능성은 그만큼 높다. 교사들은 국사수업에서 이 책에 담겨 있는 자료들을 그대로 이용할 수도 있고, 재편집해서 사용할 수도 있다. 후자의 경우 ?심마니 한국사2?의 여러 자료들은 더 짜임새있는 국사자료집을 만들기 위한 재료(source)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 김한종(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