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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의 시대, 자비를 생각한다

고통의 시대, 자비를 생각한다

: 자비에 관한 통합적 성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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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top100 13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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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6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424쪽 | 630g | 152*224*30mm
ISBN13 9788941916093
ISBN10 8941916097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 자 소 개
서공석 원로사제
나혜숙 서강대 강사
오지섭 서강대 대우교수
이수태 저술가 칼럼니스트
최수빈 서강대 대우교수
김동규 원광대 박사후연구원
박현도 명지대 연구교수
김인국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대표
예수의 작은 자매들의 우애회 수도자(익명)
이찬수 서울대 연구교수
정경일 새길기독사회문화원 원장
김은희 녹색당 공동정책위원장
황주환 국어교사
박병상 인천 도시생태 환경연구소 소장
양운기 한국순교복자수도회 수사
박승옥 공주 한두레협동조합 상임이사
구미정 숭실대 초빙교수
황종열 대구가톨릭대 겸임교수
민제영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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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선언에는 힘없음이 지닌 최종적 힘에 대한 영적 긍정이 들어 있다. 하느님은 최종적 선을 위해 지배하실 것이라는 믿음을 긍정하는 선언이다. 하느님은 선善을 원하시고 악惡을 거부하신다. 예수의 종말론적 메시지에서 우리는 악의 모든 형태, 사람을 울게 만드는 가난과 굶주림의 모든 형태들에 대한 하느님의 근본적 거부를 듣는다. 하느님은 악을 이기신다. --- p.23

수기修己의 깊은 경험적 차원만이 받아들일 수 있는 그 역설의 차원에 서서 경건히 인식을 가다듬을 경우, 우리는 안다. 진실로 어짊에 뜻을 둔다면 악은 없다. 이때의 어짊은 모든 것을 포용하는 것이며 모든 것을 치유하는 자비다. --- p.92

무당의 길은 모든 사람이 잘사는 세상에 대한 열망을 구체화하고 있다. 보편적 영성으로서의 ‘자비’를 추상적이고 개념적인 언어로 표현하고 있지 않을 뿐, 살아 있는 인간의 욕망뿐만 아니라 죽음 이후의 욕망까지 포괄하는 무교적 자비심이 바로 무당이 살아 내야 하는 당위론적인 삶으로 발현되는 것이다. --- p.142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쳐야 하는 나라가 아니라 누구나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들 인재를 어디서 만날 것인가. 뭇사람을 참사람 되게 하는 거룩한 탄생의 처소가 교회라면, 시끄러운 데서 쓰이기 위해 기도하며 준비하는 고요한 자리가 교회라면, 교회야말로 새 하늘 새 땅을 세울 동량들이 빽빽하게 무럭무럭 자라나는 산림이어야 한다. --- p.181

자비의 희년은 자비가 일상적인 언어로 번역되고 사람들의 일상 안에 들어올 때에야 삶을 변화시키는 유의미한 촉매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일상화가 붓다의 자비, 예수의 사랑, 맹자의 측은지심처럼, 이미 수천 년 전부터 공감을 인간다움의 기초로 삼은 종교적 천재들의 삶을 오늘 되살리는 한 가지 길이 되는 것이다. --- p.215

자비를 실천하려면 자본주의 사회를 바꿔야 한다. 떼죽음과 홀로죽음의 ‘죽임 사회’를 ‘살림 사회’로 바꿔야 한다. 노예와도 같은 인민의 삶과 세습 계급사회로 전락한 우리 사회를 바꿔야 한다. 동시에 이런 삶을 강요하고 공동체와 사회를 해체하는 국가를 바꿔야 한다. 파국을 향해 달려가는 경제성장의 폭주 기관차를 멈춰 세우고 나 자신과 이웃을 돌아보아야 한다. --- p.231

교사의 열성에도 불구하고 학생의 고통이 멈추지 않는다면, 그 열성의 방식도 달라져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자비를 말하고 싶은 교사는 학교 밖의 사회를 질문해야 한다. 학교 경쟁의 뿌리인 승자 독식 사회, 그 사회 폭력을 외면한 교사의 자비란 어떤 것인지 물어보는 것이다. --- p.261

제국주의의 산물인 동물원은 전시할 동물을 수집하는 과정에서 밀렵을 마다하지 않았다. 밀렵꾼들은 유인원 한 마리를 생포하기 위해 한 무리를 사살하곤 했다. 무리 지어 살아가는 유인원을 한 마리만 사로잡는 일은 어렵다. 가난한 밀렵꾼에게 한 마리씩 유인해 사로잡는 장비는 없다. 한 집단을 마구 사살하다 공포에 질려 꼼짝달싹 못하는 어린 개체를 사로잡을 따름이다. --- p.286~287

누구를 위한 희생인가? 강정처럼 작은 마을에 거대한 해군기지는 왜,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있는 것인가? 왜 테러를 동반하고 탄생하는가? 수많은 약자들의 희생 위에서 소수의 강자들이 특권을 누리는 폭력적 세계가 제주의 작은 마을 강정에 들어서는 이유는 어디에 있는가? --- p.299

자본주의 체제에서 자비란 불가능하다. 혹시 자비의 실천이라고 착각하고 있다면 가슴에 손을 얹고 그것이 자선이나 자기만족이 아닌지 되물어 보아야 한다. 돈이 사람의 주인으로 군림하는 물신주의 사고방식의 자본주의 인간에게 최대한의 이윤 극대화와 최대한의 황금 바벨탑 쌓기 이외의 본성이 자라날 토양은 애초부터 없다. --- p.327

우리 시대의 ‘저출산’ 사태는 여성들이 이기적이어서 생긴 일이 아니다. 페미니즘의 세례를 받아 ‘잘난 척이 하늘을 찔러서’도 아니다. 오히려 신자유주의 시장 질서에 짓눌려 압살당하는 사람들과 연대하고자 여성들이 대동단결하여 출산 파업을 일으킨 것이다. 이제의 여성들은 어제의 여성들처럼 국가의 출산 통제에 고분고분 따르지 않는다. --- p.360

물은 세례를 통한 새 생명과 일상을 통한 건강 모두를 위해 필수불가결하게 요청된다. 요르단 강이라고 하는 자연 생태는 단순히 자연 생태로 끝나지 않는다. 그것은 요르단 강 지역에서 사는 이들의 인간 생태와 사회 생태와 분리 불가능한 형태로 결합되어있다. 또 이런 결합 상태가 추상이나 단순히 관념적인 원리가 아니라 현실로 이들 안에 자리 잡고 이들의 존재에 영향을 미친다. 예수의 세례 사건은 하느님의 생태적 자비 안에서 우리에게 이루어지는 이 같은 사실을 통합적으로 계시한다. --- p.386~387

예수 운동이 예수와 민중이 함께한 운동이었다고 해도, 예수 홀로 겪어야만 했던 신앙의 어둔 밤이 있다. 그 밤에 제자들은 도망갔고 예수는 아버지로부터도 버림받았다고 느꼈다. 이 밤에 예수는 아버지를 부르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예수의 어둔 밤은 신앙인에게 침묵으로 말을 건넨다.
--- p.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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