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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트란토 성
호레이스 월폴 고딕 저 / 하태환 역 | 황금가지 | 2002년 07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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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2년 07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16쪽 | 387g | 155*233*20mm
ISBN13 9788982735660
ISBN10 8982735666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호레이스 월폴 Horace Walpole
내각 책임제를 창시한 영국 수상 로버트 월폴 경의 넷째 아들로 태어나 케임브리지 대학을 졸업했다. 심미안이 뛰어난 문학 애호가로 런던 서쪽 교외에 스트로베리 힐이라는 고딕풍 대저택을 짓고 고딕 취미에 심취하였다. 저택에 인쇄소를 설치하여 그레이의 시집을 비롯한 많은 책을 출판하기도 했다. 서간문의 대가이자 고딕 소설의 선구자이며 『오트란토성』 외에 저작으로는 『왕족과 귀족 작가들』,『역사적 의심들』,『신비로운 어머니』 등이 있다.
역자 : 하태환
서울대 사범대 불어교육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에서 불문과 석사를, 파리 8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서울대, 한양대, 건국대에서 가르쳤으며 옮긴 책으로 <시뮬라시옹><롤랑 바르트> <감각의 논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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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저녁이 되었기 때문에 이사벨라를 안내하는 시종은 그녀 앞에 횃불을 밝혔다. 이윽고 그들이 회랑에서 초조하게 걷고 있던 만프레드에게 이르렀을 때, 그는 무엇에 놀란듯 갑자기 전율했다.
"횃불을 치워라, 그리고 물러가라."
그는 무엇에 쫓기듯 하인에게 내뱉었다.
이어서, 세차게 문을 닫은 다음에 그는 벽에 기대어 놓은 의자 위로 몸을 던졌다. 그리고 이사벨라에게 자기 옆에 와 앉으라고 명령했다. 그녀는 떨면서 하라는 대로 했다.
"내가 그대를 불러오라 했습니다, 아가씨."
이렇게 말한 다음에 그는 아주 큰 혼란에 빠진 듯한 몸짓과 표정을 지으며 말을 멈췄다.
"전하!"
그가 다시 말을 이었다.
"그래요, 나는 아주 중요한 일 때문에 그대를 오게 한 것입니다. 눈물을 닦아요, 공녀. 그대는 남편을 잃었습니다. 그래요, 잔인한 운명이지요! 그리고 나, 나는 내 후손의 희망을 잃었습니다! 하지만 콘라드는 그대 같은 미인을 가질 자격이 없었습니다."
"아니! 전하! 전하께서는 제가 고통을 느끼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저의 의무감과 애정은 언제나..."
만프레드가 말을 가로막았다.
"이제 그 애는 더이상 생각하지 말아요. 그 앤 허약하고 병약한 어린애에 불과했어요. 그래서 하늘이 아마 내 가문의 명예를 그렇게 허약한 기둥에게 맡기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그 애를 우리에게서 데리고 간 것입니다. (...) 몇 년이 지나면 나는 콘라드가 죽은 것을 오히려 기쁘게 생각하고 있을 겁니다!"

(...)

정신이 번쩍 든 이사벨라가 소리쳤다.
"하느님! 도대체 무슨 말인가? 전하께옵서? 전하가! 나의 시아버님이시고, 콘라드의 아버님이신! 덕망 높고 온화하신 히폴리타 마님의 남편께서!"
만프레드가 근엄한 어조로 선언했다.
"내가 말하건대, 히폴리타는 이제 더이상 나의 부인이 아니오. 나는 이제부터 그 여자를 내쫓는 바요. 그 여자의 저주받을 불임이 나를 너무 오랫동안 망쳐놓았소. 내 운명은 내가 아들들을 가질 수 있는가에 달려 있어. 나는 오늘밤이 내 희망에 생명을 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소."

이 말과 함께 그는 공포와 두려움으로 반죽음이 된 이사벨라의 얼어붙은 손으 잡았다. 그녀는 큰 소리를 질렀고 그의 손으로부터 빠져 달아났다. 만프레드는 그녀를 뒤쫓기 위해 일어섰다. 그때, 벌써 솟아올라 십자창 뒤에서 빛나는 달이 창 높이까지 솟아 있는 숙명적인 투구의 깃털들을 그의 눈앞에 드러냈다. 깃털들은 태풍을 맞고 있는 것처럼, 둔중하고 깊은 소리를 내면서 모든 방향으로 흔들리고 있었다.
--- pp 3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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