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4월 11일
쪽수, 무게, 크기	208쪽 \| 380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57513835
ISBN10	8957513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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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디자인, 일러스트, 클립아트, 애니메이션에 관하여 24권의 책을 쓴 레슬리 카바가는 ‘식물과 대화하는 디자이너’, ‘나무 통역사’ 등 독특한 수식으로 유명하다. 1979년 『기적 수업』이라는 책을 통해 식물 채널링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후부터 나무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다니며 다양한 식물들에게 말을 걸고, 그들과 나눈 이야기를 세밀하게 기록해둔다. 그는 어떤 존재이건 영혼이 있는 모든 존재는 사람들과 소통하며 질문과 대답을 주고받고 의견을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고 믿는다. 현재 로스앤젤레스에서 아내, 어린 딸과 함께 지내며 식물 심리학자로서 사람들에게 식물과의 채널링 비법을 전수하고 있다.

역자 : 유영희

한남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철학을 부전공했다. 필리핀에서의 어학연수 이후 의료기기 제조업체와 외국 금융기관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가 2005년부터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주요 역서로 『그림의 역사』『사랑하는 체 게바라』『알려지지 않은 역사 이야기』『움프쿠아처럼 체험을 팔아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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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이 붉은 것은 내 열정 때문이고 향기가 나는 것은 내 가슴이 아름답기 때문이에요. 맞아요, 인간과 마찬가지로 내게도 가슴이 있어요. --- 슬픔에 젖은 레드튤립 중에서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세요. 몸의 일부를 잃더라도, 우리가 그러는 것처럼 남겨진 것을 사랑해주세요.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받아들임’ 말고는 없답니다. 사람들은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고 화를 내거나 후회하는 경향이 있어요. 나는 그저 내가 완벽히 아름답다는 상상을 하죠. 그러면 나는 아름다운 거예요. --- 광나무가 말하는 행복의 비결 중에서

어린 소녀의 이름이었던 마리화나는 재미있는 단어예요. 우리처럼 ‘사악한’ 존재에 이처럼 귀여운 이름이라니요. 정말 역설적이지 않나요? 마리화나가 문제가 된 것은 우리의 책임이 아니에요. 진짜 문제는 스스로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인간의 능력이지요. --- 대마초의 가치 중에서

사실 당신들은 모두 무거운 짐을 지고 걸어가고 있어요. 과거의 사람들이 내딛는 발걸음에는 확신이 있었어요. 그들은 한 발짝씩 앞으로 나아가며 길을 만들었죠. 그런데 오늘날의 사람들은 예전 사람들이 남겨놓은 발자국을 따르기만 해요. --- 유칼립투스가 본 어제와 오늘 중에서

사랑을 전하려는 넘치는 열망의 표현이라고 할까요. 언젠가는 우리도 시들어가겠지만 그것도 괜찮아요. 원래 그런 식으로 되어 있는 법이고, 또 다른 식물이 이 자리를 차지할 거니까요. 이러한 과정을 위해 우리가 씨앗을 제공할 수 있다면 우리로서는 더 바랄 게 없답니다. --- 화려한 꽃잎의 부겐벨리아 중에서

만족스러운 존재가 되는 간단한 방법은 자신이 갖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이 필요하다거나 이러저러한 일을 계속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는 거예요. 그러한 생각이 당신에게 무슨 이득이 될까요? 어찌 됐든 당신은 자신의 몸을 돌보고 필요를 충족시킬 게 아니던가요? 당신은 결국, 필요한 영양분을 언제든 거의 자동적으로 공급받는 우리로서는 다소 불편해 보이는 방식이긴 하지만, 당신이 꼭 해야 하는 방식으로 자신을 보살피게 될 거예요.

--- 레드우드와 나무 정령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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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고 있었던 자연과 나누는 영혼의 ‘Free Hugs’ 삼삼오오 짝지어 다니는 행인들의 이리저리 엉킨 발걸음, 시끌벅적한 음악소리와 목소리로 북적북적한 번화가. 이 북새통 가운데 커다란 종이 피켓을 목에 걸고 떡하니 버티고 서서 당당히, 혹은 간절히 “안아주세요!”를 외치는 사람이 있다. 이미 도시인들의 눈에는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광경, 바로 프리허그(Free Hugs) 이벤트다. 그전까지 아무 인연도 없던 사람과 아무 이유도 없이, 그야말로 옷깃 스치는 인연과 포옹을 나누는 이 황당한 이벤트가 오늘날 이토록 유행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프리허그’의 근본 취지를 굳이 들여다보지 않더라도 우리 모두는 이미 그 이유를 짐작하고 있다. 말뚝박이, 흙을 만지며 놀던 땅따먹기 놀이는 이제 각자의 단말기를 들고 한 방향으로 앉아 ‘싸우는’ 게임으로 바뀌었고, 지하철 승차권은 반드시 기계를 통해서만 구입해야 하며, 엄마의 무릎을 베고 누워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던 그 옛날의 꼬마는 각종 기계에 중독된 아들딸과 텔레비전 앞에 무연히 앉아 있다. 이렇듯 사람과 사람 사이의 아주 사소한 스침마저 하나둘씩 사라져가는 단절된 사회에서 우리는 알게 모르게 따뜻한 포옹과 영혼의 소통을 그리워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리하여 각박한 사회에서 생면부지의 사람과 가슴을 맞대며 잠시잠깐 여유를 되찾고 따뜻함을 나누기를 갈망하는 젊은이들이 복잡한 거리에 서서 ‘프리허그!’를 외치는 것이다. 하지만 과연, 이런 단발성 이벤트가 진정한 소통에 목마른 현대인의 갈증을 얼마나 시원하게 해소시켜줄 수 있을까. 손에 만져지는 것이 따뜻한 풀잎이고 피부에 스치는 것이 싱그러운 바람이라면 그의 가슴에서는 고독이 한 발짝 물러날 것이다. 레슬리 카바가는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숱한 종류와 다양한 성격의 나무를 만나며 그가 나눈 교감은 여느 연인의 포옹보다도 달콤하고, 식물 심리학자인 그가 전하는 나무의 목소리는 그 어떤 수행자의 말보다 지혜롭다. 기쁨보다 후회가 많았던 당신의 청춘에 바친다! 숲의 우물에서 길어 올린 행복과 위로의 노래 초등학생들에게 ‘나무 껴안기’ 체험을 시키고 이곳저곳에서 나무의 말을 알아듣고 그들의 감정을 느낀다는 사람이 속속 나타나는 것은 회귀본능이 강한 인간들의 사회인만큼 당연한 현상이다. 몇 년 전 미국의 한 심리학자가 숲에서의 이색 실험으로 놀라운 결과를 전해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 숲 속 여러 나무에 개미 한 마리의 움직임도 감지할 수 있는 센서를 설치하고 한 나무 앞에서 “어떤 나무를 자를까?” 하고 서성거리자, 그 나무에게서 고도의 스트레스 파장이 일어났다는 것. 만일 당신에게 개미 한 마리의 움직임도 감지할 수 있는 센서만큼이나 예민한 고도의 감지력이 있다면 이 책은 던져버려도 좋다. 하지만 지금 당장 숲으로 달려가 나무 기둥에 귀를 바짝 갖다 대고 그의 말을 들을 자신이 없다면 이 책을 펼쳐라. 제 몸에 흉측한 센서를 장착하고 톱으로 위협(?)했던 그 엉뚱한 미국 박사를 보며 나무가 어떤 생각을 했을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자연이 전하는 소리라 하여 교훈적이고 고상한 표현들로만 가득 차 있을 거라 생각한다면 섣부른 오해다. 책 속에 소개된 각종 식물들은 생김새가 다른 것처럼 성격도 제각각이다. 인간에게 잔뜩 화가 난 나무, 인간이 좇는 헛된 욕망의 부스러기를 내려다보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나무, 인간을 존중하는 나무 등, 이들의 다채로운 목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진정한 만족을 모르고 허둥대는 현대인들을 나무라는 듯도, 조곤조곤 위로하여 다독이는 듯도 하다. 하지만 인간을 사랑하는 나무, 인간을 존중하는 나무, 인간을 미워하는 나무 모두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자신과 자신의 인생을 온전히 껴안고 진정으로 사랑할 줄 안다는 것. 세상과 스스로를 바라보는 시선이 이 책 속의 나무들만 하다면 행복은 생각보다 쉽게 내 손 안에 들어올 것이며, 그와 같은 가슴을 가진 사람들이 만나 이루는 영혼의 ‘프리허그’는 세상의 그 어떤 포옹보다 아름다울 것이다. 행복해지고 싶은가? 그렇다면 오늘 당신의 가슴에 나무 한 그루를 심어두라. 가슴 깊이, 세상에서 가장 향기로운 木소리를 심어두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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