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희는 서울대학교와 하버드대학교에서 영문학과 비교문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하버드대학교 한국학 연구소의 연구원으로 재직하며 아시아 문예 계간지 《ASIA》 편집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현대 한국문학 및 세계문학을 다룬 논문을 다수 발표했으며, 바흐친의 ??장편소설과 민중언어??,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등을 공역했다. 1988년 한국여성연구소의 창립과 《여성과 사회》의 창간에 참여했고, 2002년부터 보스턴 지역 피학대 여성을 위한 단체인 ‘트랜지션하우스’ 운영에 참여해 왔다. 2006년 하버드대학교 한국학 연구소에서 ‘한국 현대사와 기억’을 주제로 한 워크숍을 주관했다.
나는 기계가 아니다. 집이 비는 주말이면 나는 가게에서 소주를 사다 한 병씩 마시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중얼거린 다음에는 차라리 기계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몸이란 건 웃기고 요망한 덩어리가 음식물처럼 혼자만의 시간도 주기적으로 넣어줘야 제대로 일을 하겠다고 우아를 떨어댔다. 평소에는 내가 그저 기름 약간 거죽 약간을 발라놓은 뼈 무더기 같다가도, 조용한 방에 앉아 컵에 따른 소주를 천천히 목으로 넘기고 있으면 그나마 사람이라는 더 높은 존재로 회복되는 기분이었다. 가끔 검푸른 한강물 생각이 났다. 천사 같은 손주 키우기가 유일한 소일거리이자 낙은 늙은이, 그게 내게 주어진 역할이었다. 아무도 내가 울 만큼 힘들 수도 있다는 걸 알지 못했다.
I’m not a machine. I muttered this while sipping on a bottle of soju that I bought from a neighborhood store on the weekends, when I was finally alone. Those times, I really did wish I were a machine. The human body is a strange thing. It puts on airs, claiming that it can work only when it’s regularly provided with alone time for itself, like it claims it needs food. Although I might be just a heap of old bones covered over with a few drops of oil and a several patches of skin, I felt as if I had recovered my higher being as a human being when I sat alone in my quiet room and slowly passed soju from my cup to my throat. Sometimes I thought of the deep blue of the Han River. A senior woman whose only pastime and recreation was the angelic task of raising her grandson―that was the role assigned to me. Nobody knew that it was so hard for me that I couldn’t help crying som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