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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에 반하다

첫눈에 반하다

다은 | 대명종 | 2008년 05월 06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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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5월 06일
쪽수, 무게, 크기 416쪽 | 430g | 규격외
ISBN13 9788951024917
ISBN10 8951024911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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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운은 이경을 보는 순간 격렬하게 반응하는 심장 박동을 느끼며 이경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믿을 수 없게도 그녀가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 이 사람이다 라는 느낌이 그의 뇌리를 관통하고 있었다. 이야기 한번 해 보지 못한 낯선 사람이었다. 얼굴 한번 보는 것으로 사람에 대한 결론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 스스로도 신기했다. 마치 거짓말 같았다. 옆에 앉은 유경과 속닥거리며 키득거리는 모습이 분명히 처음임에도 낯설지 않았다. 그는 여전히 이경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앞에 놓인 술잔을 들었다. 이상했다. 격렬했다. 믿을 수 없었다. 이 감정들이.
* * *
이경으로서는 지운과 두 번 다시 같은 자리에 앉을 일은 없어야 했다. 오늘처럼 그 사람이 바라보는 눈길에 마음이 흔들린다면 유경에게 못할 짓이었다. 아무리 혼자만의 생각이고 떨림이라고 해도 잘못은 잘못이었다.
우리나라의 간통 법에는 육체적 교류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정신적 교감이 오가는 건 간통으로 치부되지 않는다고도 했다. 하지만 이경의 생각은 달랐다. 여자는 모르지만 남자들은 사랑이 없어도 충분히 육체적 관계를 할 수 있는 존재였다. 우리가 사는 사회는 감정 없이 필요에 의해 금전이 오가는 관계를 간통으로 보지는 않았다. 하지만 아무리 순수하게 손만 잡고 이야기만 나누었다고 해도 감정이 오고 갔다면 그건 간통이었다. 단순한 육체적 관계보다 더 지독한 죄악이었다. 사촌 여동생의 남자를 상대로 떨림을 느낀다는 건 혼자만의 잣대로는 충분한 죄였다. 절대로 두 번 다시 그런 혼란을 느껴서는 되지 않았다. 안 된다.
* * *
“정말 자신 없어요. 모르겠어요.”
“이경 씨는 아무 생각도 하지 마세요. 그저 내가 이경 씨 옆에 있을 수 있는 자리만 비워두면 돼요. 그것 이상은 할 필요 없어요. 알았어요?”
이경은 머리를 흔들었다. 도무지 지운의 말처럼 쉽게 생각할 수가 없었다. 사촌이라지만 혈연인 유경과 불편한 관계를 만든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시간을 좀 주세요.”
“무슨 시간이요? 제가 방금 이야기했잖아요. 이경 씨는 아무 생각하지 말라고. 그런데 시간이 필요 있어요? 없어요.”
그가 펄쩍뛰었다.
“지운 씨의 말처럼 쉽게 넘어갈 수 있다면 좋겠지만 저한텐 쉬운 문제가 아니네요. 그 모든 걸 뛰어넘을 자신이 생기면 그때 지운 씨 옆에 설게요.”
“모든 건 생각하기 나름이에요. 그냥 물 흐르듯 흘러가게 놔두면 안 되나요?”
“긴 시간을 요구하는 건 아니에요. 그냥 제가 제 자신을 다독일 시간이면 되요. 그동안은 이렇게 찾아오거나 만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지운은 한숨을 폭 쉬고는 또다시 허브 화분을 흔들었다. 한참 동안 허브의 청량한 향을 음미하다 고개를 들어올렸다. 그도 알지 못했던 감정들이었다. 이경과 대화를 해 가면서 어떻게든 그녀를 잡아야 한다는 확신이 들기에 무작정 그녀를 움켜쥐고 놓아주지 않으려 했지만 한 발 뒤로 물러날 수도 있어야 한다.
“오랜 시간은 안 돼요. 대신 그 기간이 끝나면 이경 씨는 반드시 제 옆에 와야 해요. 절대로 다른 곳에 간다면 가만히 있지 않을 거예요.”
--- 본문 중에서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사랑이라는 감정을 믿지 않는 지운은 유경과의 사랑 없는 약혼을 앞두고 한 여자에게 첫눈에 반하게 된다. 그러나 그 여자는 다름 아닌 유경의 사촌 언니 이경이었으니. 절친한 친구 민규가 마음에 둔 이경에게 그러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자꾸 마음이 끌리는 지운은 자신도 모르게 한 걸음 한 걸음 그녀에게 다가서게 된다. 가족에게조차 제대로 된 사랑을 받지 못한 이경은 마음의 두근거림을 애써 외면하며 자신에게 다가오는 지운을 밀치려 한다. 그러나 그러면 그럴수록 첫눈에 반한 지운에게 마음은 자꾸 기울어만 가는데…….
그녀에게 다가서기 위해 이경의 야학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지운. 점차 서로 가까워질수록 이경의 사촌 동생이자 지운의 약혼녀인 유경과 지운의 절친한 친구이자 이경을 마음에 둔 민규는 큰 벽이 되어 두 사람을 가로막고. 설상가상으로 그동안 깊숙이 묻어놓았던 이경의 집안 문제까지 불거지게 되면서 두 사람의 사랑은 큰 위기를 맞게 되는데…….

“모르겠어요. 정말 모르겠어요. 뭐가 옳은 건지 뭐가 그른 건지.”
“그래요. 이경 씨 마음 다 알아요. 지금은 힘들면 힘들다 하고 울고 싶으면 울어요. 단 제 옆에서 그래요. 알았어요? 제가 이경 씨의 아픔, 슬픔, 어려움 다 받아 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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