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와 고려대학교에서 공부했고,《경향신문》에서 기자 및 논설위원을 지냈다. 경희대학교와 서울사이버대학교 등에 출강했으며, 사단법인 씨즈 이사장, LG소셜펀드 운영위원 등을 역임하며 사회적 기업가를 응원하는 일을 해왔다. 지은 책으로《보노보 혁명》, 《보노보 은행》(공저),《밀레니엄 키워드.com》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뉴캐피털리즘》이 있다.
타인의 불행에 무관심하고 무감각한 한 자신의 행복은 멀어질 수밖에 없다. 다른 이의 안부를 묻는 것은 나의 행복과 직결된다. 그것이 공감이라는 천성이다. (중략) 공감은 타인에게 들어가는 것이지, 타인을 대상화하는 게 아니다. 공감할 때 비로소 배려와 돌봄이 가능해진다. 어른과 기성세대가 타락시킨 도덕 감정, 무너진 신뢰를 어린이의 공감으로 되살리려는 메리 고든이 ‘사회적 혁신가’로 불려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제1장 공감_각자도생의 사회에서 벗어나는 법」중에서
도치사코 아쓰마사의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금융을 한마디로 줄일 수 있다면 그것은 ‘연대’일 것이다. 그는 애초에 전 세계 2억 명의 이주노동자를 위한 해외 송금 기관을 구상했다가 계획을 바꾸었다. 2억 명의 이주노동자와 가난한 나라와 지역에 사는 그의 가족과 이웃을 포함한 전 세계 40억 명에게 기회를 융자하는 ‘연대의 금융’으로 말이다. MFIC의 금융 혁신은 금융의 판만 바꾸는 게 아니라 연대의 부피와 밀도도 키우고 있다. ---「제2장 연대_호혜와 관용의 연결고리」중에서
사회적 기업가는 ‘아무나’ 될 수 없지만, ‘누구나’ 될 수는 있다. 그러나 누구나 카일라시 사티아르티처럼 실천할 수는 없다. 그래서 아무나 사회적 기업가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누구나 카일라시 사티아르티처럼 살아갈 수는 있다. 현실은 복잡하고, 삶의 양상은 다양하다. 아동 노예 노동만 세상의 유일한 틈이 아니다. 불편한 현실에서 새로운 균형을 찾는 일에 전문가의 인증이나 자격증이 필요하지도 않다. 그래서 누구나 사회적 기업가가 될 수 있다. “혼자 잘 살면 무슨 재미냐?”고 묻는 이라면 그 누구나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제3장 혁신_세상을 바꾸는 행복한 실험」중에서
공동체에는 누가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구분은 있어도, 누가 무슨 결핍을 지닌 취약계층인지에 대한 차별은 없어야 한다는 게 ABCD의 정신이다. 그래서 그들은 연결자인 것이다. (중략) 연결자는 관계망의 밀도를 높이는 사람이다. 마을 사람들의 관계망을 더 촘촘하게 하고, 저마다 자신의 이야기를 더 풍성하게 펼치도록 한다. 이를 바탕으로 짜인 촘촘한 관계망의 결사체들이 더 자율적이면서도 서로 더 의존적인 ‘따로 또 같이’의 관계를 이어주는 게 연결자의 역할이다. 여기서 비록 호명하는 방식은 다르지만 ABCD의 활동가는 ‘사회적 기업가 정신’과 절묘하게 포개진다. ---「제4장 보물찾기_사람답게 살기 위한 공생의 발견」중에서
셀코는 전기 소외에 대한 ‘사회적 혁신’의 이야기다. 하루 300루피 이하로 살아가는 이들에게 하루에 10루피, 한 달 300루피씩 나누어 갚을 수 있는 길을 열었다. 기술과 금융을 결합한 것이다. 하리시 한데는 “기술이 전부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전기 소외는 기술이 부족한 탓이 아니다. 돈이 없어서인 것도 물론 아니다. 기술과 금융이 가난한 사람을 소외시키는 탓이다. 하리시 한데는 셀코의 사회적 혁신에서 알짜는 ‘결합’이라고 말한다. 셀코의 혁신은 제각각인 동그라미와 네모와 세모를 하나로 이어놓는 사례이기도 하다. ---「제5장 둥근 네모_틀을 깨는 다른 생각의 가능성」중에서
쇠나우의 우르슐라들은 시민 스스로 발전하고, 아껴 쓰며, 제생 에너지 발전을 확대하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함을 보여준다. (중략) 우르슐라 슬라데크와 친구들이 가장 먼저 한 것은 둘러앉기였다. 그들은 전기에 대해 생각을 나눴다. 무엇을 하고, 할 수 있는지도 따져봤다. (중략) 깨끗해보이는 편리한 전기가 이처럼 더럽고 위험한 물질로 만들어지고, 우리의 아이들과 미래를 얼마나 위태롭게 하는지 그 사실을 알고자 했다. 이들이 둘러앉은 식탁은 성찰의 공간이자 전기 소비자에서 시민으로 거듭나는 재단이었다. 우르슐라들은 ‘지금, 여기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고 작은 것이라도 실천하자고 다짐했다. ---「제6장 둘러앉기_공감과 연대를 회복하는 길」중에서
로치데일 선구자들은 설립 때부터 협동조합의 원칙을 세우는 데 공을 들였다. 1인 1표의 민주주의 의사결정을 비롯한 ‘로치데일 8대 원칙’은 그런 노력의 결실이었다. 그 결실이 협동조합 운동 확산의 동력이 되고, 국제 협동조합 원칙의 초석이 되었다. 원칙이라고 한 대서 뜬 구름 잡기와는 거리가 멀었다. 원칙은 당면한 문제를 푸는 실천 지침이었다. ---「제7장 황금 사슬_사람 대 사람의 동등한 관계맺기」중에서
‘황금의 끈’이 이끄는 그곳은 어디란 말인가? 사회적 경제의 이야기는 고작 ‘메아리치는 들판’처럼 그 참된 목적을 은유의 시어로밖에 드러낼 수 없는 것일까? 참된 목적을 고백하라거나, 황금의 끈의 종착점을 대라고 한다면, ‘혼자 잘 살면 재미없다’는 이야기들이 자유롭게 펼쳐지는 세상이라는 답은 허탈한 것일까? (중략) 황금의 끈이 이끄는 그곳이 어딘지는 아직 모른다. 하지만 모른다고 해서 목적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곳을 아직 찾지 못했거나 찾으려 하지 않았음을 탓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