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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그림자

운명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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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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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8년 05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28쪽 | 496g | 153*224*30mm
ISBN13 9788992537032
ISBN10 8992537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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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손채주
임실에서 출생하여 인천대학교를 졸업하고 한맥문학에서 단편 후계자로 당선되어 문단에 데뷔했으며, 2003년 <사채시장의 여인들>로 많은 독자들이 즐겨 찾아 정평이 나있다. 제 9회 서포 문학상과 제16회 경기도 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저서로는 시집 <그대 그리워 좋은 날>, <그리운 그대>, 수필 <말릴 수 없는 나>, 장편소설 <내가 선택한 길>, <사채 시장의 여인들 1.2.3>, <신의 눈동자 1.2>, <밤의 여인들 1.2.3>, <천사의 자화상 1.2>, <소쩍새는 울지 않는다 1.2>, <겨울에 내린 비 1.2>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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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운명의 그림자』를 힘든 과정을 거쳐 끝내기까지 두 번 다시는 돌이키고 싶지 않은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면서 눈물로 달래며 몸을 움츠리고 떨어야만 했던 차소영(가명)님과 그녀의 여러 친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인간은 누구나 태어날 때부터 자신의 운명을 안고 태어난다고 하지요. 그러나 운명도 유전하고 관계가 있는지 부모의 운명과 비슷한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운명이나 팔자타령을 하게 되는데 모녀가 앉아서 “어쩌면 그렇게 니 팔자나 내 팔자가 똑같을 수가 있는지 모르겠다.”라고 말을 하는걸 보면 혹 운명도 유전되는가 하는 생각입니다. 거침없는 탄탄대로를 걷는 것처럼 술술 잘 풀리는 운명이 있는가하면, 험난하고 극복할 수 없는 난관에 부딪쳐 꽉 막혀버린 운명도 있지요. 그러므로 살아가면서 인생살이가 순탄하지 못하고 너무나 힘들면 운명치곤 참말로 기구한 운명이라고 흔히들 말하는데 그게 다 자신이 타고난 예견된 운명이 아닌가 싶습니다.

글을 쓰는 작가라면, 아니 이 책을 읽으신 독자님들도 한번쯤은 이런 생각을 해봤을 겁니다. 깊은 산속 조용한 절이나 암자 또는 외딴집으로 들어가, 자연과 벗 삼아 시나 쓰고 소설이나 쓰면서 살았으면 좋겠다고…… 그러나 그건 뭘 잘못 생각하고 하는 말일 겁니다. 저자역시 독자님들과 똑같은 생각으로 강원도 홍천 읍내에 있는 봉신당이란 암자에서 글을 쓰다가 더 조용한 곳을 찾아서 동네와 동떨어진 산중 외딴집으로 들어가 “운명의 그림자”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렇지만 작가의 길은 너무나 고독하고 외로움에 자신과의 힘든 싸움임에 틀림없는 사실이지요.

산속은 그렇더군요. 한낮에는 그런대로 견딜만하여 괜찮은데 밤이 되면 고독과 외로움이 물밀 듯이 한꺼번에 밀려와 견디기가 무척 힘듭니다. 또한 산중은 해가지면 금세 어둠이 내리면서 한치 앞도 분간할 수 없는 칠흑 같은 암흑 속으로 변해버리더군요. 너무나 고요한 적막만이 흐르고 음침하여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울음소리가 마치 귀곡성처럼 들리고 무서움이 엄습해오는데 등골이 오싹하며 머리카락이 꼿꼿이 서버립니다. 물론 머릴 빡빡 밀어버리면 머리카락이 설 일은 없겠지만…… 등 뒤에서 누가 빤히 쳐다보고 있는 것만 같고 문풍지를 흔드는 바람소리가 뭔가가 휫 지나가는 것만 같아서 두리번거리게 되고, 벽에 걸린 옷들이 순간적 이상한 형상으로 보여 몸은 통나무처럼 바짝 굳어버리고 맙니다. 한번 무서움이 엄습해오면 보이는 것마다 이상한 걸로 보이므로 감당하지 못하여 아마 심장 약한 사람은 그 자리에서 기절 해버리고 말겁니다.

인적이 없는 깊은 산속 폐가에서 혼자 글을 써보지 않은 사람이나 무서움을 당해보지 못한 사람은 그 누구도 그 심정을 절대 모를 것이 당연하겠지요. 그러는 저자라고 별 뾰쪽한 수가 있겠습니까. 밤만 되면 무서워서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 글이고 뭐고 다 포기하고 일주일 만에 걸음아 날 살려라 뒤도 안 돌아보고 줄행랑치듯이 산을 내려와 버렸답니다.

처음에 저자가 조용한 폐가로 들어간다고 하자 주위사람들이 말렸음에도 불구하고 무섭기는 뭐가 무섭냐며 큰소리 뻥뻥 치고 당당하게 산속으로 들어갔지만 어쩔 수 없이 도망 나올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말렸던 사람들 앞에 나타나니 “아니, 왜 벌써 내려와?” 그러니 정말 쪽팔려서 사람 미칠 것만 같습디다. 그러나 어쩌겠습니까. 그냥 고갤 푹 숙이고 다시 봉신당 암자에 기거하면서 오랜 시간에 걸려 어렵게 마무릴 하게 되었습니다.『운명의 그림자』를 탈고하기까지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홍천 봉신당, 면목동 우부암, 도서출판 청문사 박금만 사장님께 고개 숙여 진심으로 감사드리는 바입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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