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정신이 어떻게 움직이고, 자신이 왜 그렇게 행동하며, 원할 경우 이런 행동을 멈추는 방법이 무엇인지 알아내려는 사람들을 위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나온 산물이다. 그 답은 훗날 정신의학에 일대 혁명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가장 높은 분야에서 찾을 수 있는데, 그 분야가 바로 교류분석`Transactional Analysis이다. 인간의 의사소통과 행동방식에 관한 이론체계인 동시에 이에 관한 치료 방법인 교류분석은 전통적인 심리치료의 모호함과 난해함에 절망했던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었다. --- p.6

우리는"정신분석이란 정신생활을 충동적인 힘과 자제하려는 힘의 상호작용으로 풀이하려는 역동적인 학문"이라고 말한 프로이트의 정의를 억지로라도 깊이 새겨듣는다. 프로이트의 정의든 다른 사람의 이론이든 학술적인 내용들은'전문가'에게는 유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일반 사람들에게는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전문가 세계에서 통용된다는 이유만으로 우리 심리학자들의 말이 진실이고 유용한 것이 될 수 있을까?" 그거 우리말 맞아? 무슨 말 하는지 하나도 모르겠어"라는 이야기는 심리학 분야의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심심치 않게 듣는 말이다. --- p.21

이 책의 목적은 새로운 자료를 제시하는 동시에 사람들이 지식의 절반도 활용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 답을 밝히는 것이다. 사람들은 전문가들이 인간 행동에 대해 많은 이론을 펼쳤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런 지식을 알고 있다 해도 일상생활의 고민거리나 파탄에 이른 부부관계, 엇나가는 아이들을 다루는 데는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다. 사람들은 유명한 고민 상담 칼럼에 조언을 청하기도 하고, 만화 속에서 풍자적으로 그려진 자신들의 모습에 공감하기도 한다. 하지만 인간의'행동역학dynamics of behavior'이라는 오래된 문제에 새로운 해답을 제시할 수 있는 이론이 있긴 한 것일까? 현실과 부합하며 도움이 되는 그런 이론이 존재하긴 하는 것일까? --- p.23

교류분석을 개발한 초기에 에릭 번은 주의 깊게 지켜보고 귀를 기울이면 상대방의 변화를 한눈에 알아차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것은 일종의 총체적 변화이다. 얼굴표정, 어휘, 몸짓, 자세, 신체기능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에 얼굴이 붉어지거나 심장이 두근거리거나 호흡이 가빠지게 되는 것이다. 이런 갑작스런 변화는 모든 사람에게서 발생할 수 있다.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빼앗긴 어린 소년은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고, 초조해 어쩔 줄 모르던 10대 소녀는 기다리던 전화벨이 울리자 기쁨의 탄성을 지르며, 부도가 났다는 소식에 사업가는 얼굴이 새하얗게 질리면서 몸을 부들부들 떨고, 아들이 말을 듣지 않자 아버지는'얼굴이 돌처럼 굳어'버린다.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의 골격과 피부, 입고 있는 옷은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 그렇다면 그의 내부에서 무엇이 변한 것일까? 그는 무엇에서 무엇으로 변한 것일까? --- pp.36-37

지속적인 관찰 결과는 모든 사람 안에 이 세 인격이 공존하고 있다는 가설을 뒷받침해주었다. 모든 사람 안에는 세 살짜리 어린아이 같은 행동과 태도를 보이는 아이가 존재한다. 이와 동시에 자신의 부모처럼 행동하려는 인격도 존재한다. 이 두 인격에는 아이가 태어나고 처음 5년 동안 내부와 외부에서 벌어졌던 가장 중요한 사건들에 대한 경험이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이 두 인격과 다른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인격도 존재한다. 앞의 두 인격이 아이자아와 부모자아이고 세 번째 인격이 어른자아이다(<그림 1> 참조).
이 세 자아는 특정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심리적인 실체이다. 번의 말에 따르면"부모자아, 어른자아, 아이자아는 초자아, 자아, 이드와 같은 개념이 아니라 현상학적 실체phenomenological realities이다."1 실제 사람, 실제 시간, 실제 장소, 실제 결정, 실제 감정 등 과거 사건을 기록한 데이터가 재생될 때 이 세 자아 중 한 자아가 겉으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 pp.38-39

중요한 점은, 윤리적·논리적 타당성 여부에 상관없이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는 170센티미터의 어른들이 말한 규칙은 아이에게 항상'진실'로 기록된다는 사실이다. 60센티미터에 불과한 아이는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어른들을 기쁘게 하고 그들의 말에 순종해야 한다. 이런 기록은 평생 지속된다. 개인의 힘으로는 이것을 지울 수 없다. 평생 몇 번이고 재생될 수 있다. --- pp.41-42

부모자아의 또 다른 특징은 기록의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부모는 말과 행동을 다르게 한다. 부모는"거짓말 하면 안 돼"라고 해놓고 자신들이 거짓말을 한다. 아이들에게 흡연이 건강에 안 좋다고 말하면서 자신들은 담배를 피운다. 종교적 윤리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자신들은 지키지 않는다. 부모의 일관성 없는 행동에 이의를 제기하려면 아이는 자신의 안전을 담보로 걸어야 하기 때문에 혼란에 빠진다. 부모자아에 담긴 데이터가 혼란과 두려움을 야기하기 때문에 아이는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부모자아의 기록을 불러오는 전원을 꺼버린다. --- pp.42-43

자기 뜻이 완전히 묵살되고 패배감을 겪을 때 발생하는 가장 큰 결과물이 부정적인 감정이다. 부정적인 감정이 하나둘 쌓인 아이는 일찌감치"내가 틀려"라는 결론을 내린다. 이런 종합적인 자기평가를'자기부정NOT OK'또는'자기부정의 아이자아`NOT OK Child'라고 부를 수 있다. 이 부정적인 결론과, 이 결론을 내리고 확인하기 전까지 아이가 지속적으로 경험한 부정적 감정은 뇌에 영원히 기록되어 지워지지 않는다. 이 영구적인 기록은 어린 시절의 잔재이며 모든 아이가 이런 상황을 겪는다. 다정하고 사려 깊고 신중한 부모를 둔 아이들도 예외가 아니다. 부모의 의도가 아니라 어린 시절의 상황이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다. 7세 된 내 딸 하이디가 던진 질문은 어린 시절에 부딪치는 딜레마의 예를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아빠, 아빠도 맞고 엄마도 맞는데 왜 나만 틀려?" --- p.49

결혼이란 직립자세와 비슷하다. 어깨를 앞으로 숙일 경우 신체의 다른 부위도 같이 숙여야 머리와 발의 수직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배우자 한쪽이 변하기 시작하면 다른 쪽도 여기에 보조를 맞춰서 변해야 원래의 부부관계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기존의 정신 치료 방법의 가장 큰 맹점 중 하나이다. 정신과 의사들은 환자 자신을 치료하는 데만 집중할 뿐 배우자와는 상담조차 하려 하지 않는다. 정신과 의사와 환자 사이의 신뢰관계는 중시하면서 부부 사이의 신뢰관계를 만드는 것은 등한시한다. 하지만 환자가 결혼에 충실하기 위해 혼자서만 행동을 바꿀 경우 부부관계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 배우자는 아무런 개념적 수단도 갖추지 못한 탓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그리고 그동안 쌓인 자신의 분노와 절망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전혀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 pp.191-192

가령"당신이 괴팍하고 성마르고 깐깐하고 불쾌한 사람이기 때문에 결혼 생활에 문제가 생기는 것입니다"라는 말을 듣는다면 그 사람의 자기부정적인 감정이 더욱 강화될 뿐이다. 그리고 이런 자기부정적인 감정으로 인해 그는 훨씬 더 괴팍하고 성마르고 깐깐하고 불쾌한 사람이 되게 된다. 이런 식의 말을 들으면 환자의 우울증은 더욱 깊어진다. 하지만 상담의가 환자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면서"당신이 계속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부정적인 아이자아 때문입니다. 아이자아가 괴팍하고 성마르게 굴기 때문에 당신이 행복해지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라고 말해준다면, 환자는 자신의 딜레마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b>전 세계 1500만 명의 삶을 변화시킨 심리학 베스트셀러! <br/>나의 행동을 뒤바꿀 마음의 구조를 파헤치다</b><br/><br/>살면서 이따금씩 '내가 왜 이런 행동을 하는 걸까?' 라는 궁금증이 생길 때가 있다. 때때로 우리는 어린 아이처럼 유치한 태도로 상대방에게 반응하거나, 마치 부모가 된 듯 남들에게 이래라 저래라 충고를 늘어놓기도 한다. 그리고 난 후 '내가 왜 그랬을까?' 하며 내 마음과 행동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곰곰이 생각해보지만 명확한 답은 얻을 수 없다.<br/>최근 우리의 마음을 낱낱이 해부하여 내 마음과 행동을 지배하는 요인이 무엇인지를 밝혀낸 책이 소개되어 화제가 되고 있다. 1969년 처음 출간되어 선풍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킨 이후 일반심리학의 고전이 된 『마음의 해부학(I'M OK-YOU'RE OK | 토머스 해리스 지음 | 조성숙 옮김 | 21세기북스www.book21.com)』이 드디어 국내 출간되었다. <br/>저자 토머스 해리스 박사는 정신과 의사로서 정신의학이 실질적으로 사람들에게 치료의 도움을 주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을 내린다. 정신의학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들에 동조하면서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교류분석'이라는 개념을 제시하는데, 이 개념을 창시한 사람은 베스트셀러 『심리적 게임』의 저자인 에릭 번 박사이다. 토머스 해리스 박사는 그와 함께 연구를 수행하면서 정신이 어떻게 움직이고, 자신이 왜 그렇게 행동하며, 원할 경우 이런 행동을 멈추는 방법이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한 과정에서『마음의 해부학』이라는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었다. <br/>교류분석이란 '내가 어떤 행동을 보여주면 너도 이에 반응하는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는 교류를 분석한 뒤, 인간의 다양한 본성 중 어떤 부분이 등장하는지를 판단하는 방법이다. 이는 인간의 의사소통과 행동방식에 대한 이론체계이자 이에 관한 치료 방법이기도 하다. 흔히 정신분석학에서 사용되는 용어의 의미가 난해한 반면, 교류분석의 어휘는 실제로 존재하는 사람들의 현실에 맞게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설명해주기 때문에 실제 치료에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정신과 의사는 물론, 소아과 전문의나 내과 전문의 등도 교류분석을 통해 집단치료를 해나가고 있으며, 결혼 상담이나 청소년 상담 등에서도 교류분석을 활용하고 있다. <br/>정신과 의사인 저자는 교류분석을 통해 이전보다 네 배나 많은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었다고 밝힌다. 이렇듯 만병통치약과도 같은 교류분석을 어떻게 삶에 적용할 수 있는 걸까?<br/><br/><b>나도 모르는 내 마음과 행동, <br/>그것을 지배하는 것은 내 안에 숨은 세 가지 인격이다!</b><br/><br/>교류분석이 설명하는 세 가지 관찰 가능한 자아 상태(부모자아, 어른자아, 아이자아)를 기준으로 우리는 상호 의사소통의 내용과 특징을 파악할 수 있다. 흔히 대부분은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생각하지만, 저자가 밝히듯 우리 대부분은 자신이 틀린 사람이며 타인(여기서는 부모를 의미한다)이 옳은 사람이기 때문에 그들에게 의존해서 스트로크(애정)와 보살핌을 구하는 의존적인 어린 시절을 보내게 된다. 이렇듯 우리가 아주 어린 시절에 타인에 대해 결정한 태도는 훗날의 모든 감정과 행동에도 영향을 미쳐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부정-타인긍정"의 태도를 갖게 된다. 성공한 사람이건 아니건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이런 부정적인 인생 태도로 인해 합리적인 어른자아의 능력이 오염되고, 우리는 아이자아에 지배되어 불합리하고 감정적인 반응을 보이거나 부모자아에 지배되어 과거에 습득한 비현실적인 행동을 그대로 보이게 되는 것이다. <br/>해리스 박사는 세상 사람을 한 번에 한 명씩 변화시키는 것을 자신의 소명으로 여기고 있으며, 이 책은 그런 소명을 이루기 위한 중요한 초석이 되어 주었다. 이미 1500만 명이 이 책을 읽고 자신의 삶을 변화시켜 나갔으며, 저자의 의도대로 개인의 변화는 사회의 변화를 이끌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