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하버드 대학에서 비교종교학을 공부했다. 고리타분한 종교학자라든지 본격적인 무당은 아니니까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비교종교학은 세상 모든 종교의 특징과 본질에 대해 연구하는 아주 흥미로운 학문이다. 나는 다양한 종교와 오랜 민간신앙들에 대해 공부하면서 사람과 신이 어떻게 가까워지는지, 사람이 신을 만든 것인지 신이 사람을 만든 것인지, 우리의 인생을 지배하는 보이지 않는 힘의 근원은 무엇인지, 운명은 무엇이며 우연이라든가 기적이라는 건 왜 일어나는 것인지에 대해서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살아왔다.
세계를 여행하며 글을 쓰는 작가로 살고 있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히말라야와 안데스 산맥을 여행하면서 인류의 보편적인 ‘영성(spirituality)’에 대한 공통점을 발견하기도 했고, 세상의 모든 종교가 인간에게 주는 가치와 정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경험했다. 여러 종교에 대한 학문적인 이해와 체험 덕분에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편견 없는 눈을 가질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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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다시피 여자는 감정을 느끼고 표현하는 데 뛰어나다. 절제 없는 감정표출을 부끄러워하지 않기 때문에 남자보다 훨씬 더 잘 웃고 소리 내어 엉엉 울 줄도 안다. 체하지 않게 감정을 잘 소화시키니 몸과 마음의 에너지가 훨씬 더 원활하게 흐른다. 한마디로 영적인 혈액순환이 잘 된다는 말이다. 게다가 여자들은 더 즐겁게 사는 법, 더 행복해지는 법을 잘 안다. 그건 여자들의 본능이자 타고난 특기다.
따뜻한 감성과 예리한 직관, 포용력, 공감능력, 친화력, 책임감은 또 어떤가? 자연을 파괴하는 남성적인 서구문화와는 정반대로 여자는 강한 생명력으로 지구를 살리는 일에 관심이 많다. 그러니 당연히 지구와 우주가 여자를 더 사랑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대지의 여신 가이아Gaia는 땅 위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을 길러내는 생명의 근원이다. 그리고 그것은 위대한 모성과도 연결된다.
나바호족 여성이 치마를 입는 이유는, 지구로부터 더 많은 에너지를 받기 위해서라고 한다. 지구의 에너지가 발을 통해 몸 안으로 들어온다고 믿기 때문이다. 지구촌 곳곳 많은 종교와 신앙에서는 이처럼 여자가 끌어당기는 힘을 가졌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 끌어당기는 힘은 충만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라서 조화와 포용, 위대한 모성으로 꽃을 피운다. 어쩌면 그건 신으로부터 부여받은 응원과 지지의 선물이자, 신마저도 조종할 수 있는 유혹적인 생명력인지도 모르겠다.
고대 그리스에서 신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신탁을 내리는 것도 여제사장이었으며, 오늘날까지도 올림픽 성화를 채화하는 일은 최고 여사제가 맡는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신과 접촉하고 소통하는 일, 영매나 무당 같은 영적현상이나 무속현상과 관련된 것은 모두 여자들의 몫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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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태어났다는 것은 우주가 당신을 책임지겠다는 뜻이다. 앞에서도 얘기했듯이 정신없는 비디오게임과 같은 운명 위에서 여자들은 운명의 잔가지들을 보고 알아차리는 능력이 탁월하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우주가 사인을 보내는 방식을 알아차릴 수 있고, 그 사인을 이용해서 얽히고 꼬인 삶의 다툼과 분쟁과 불운을 말끔히 풀어낼 수도 있다. 그리고 마음이 시키는 대로,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할 수도 있다.
초점 없이 흐지부지 살아온 삶에 넌더리가 났다면, 지금이 바로 번데기를 벗고 나비처럼 날아오를 바로 그 순간이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중요한 순간을 맞이한 당신에게, 영혼에 화르륵 불이 붙도록 성냥불을 켜는 법을 알려줄 것이다. 또한 운명이 어떤 방식으로 당신에게 메시지를 보내는지, 그 주파수를 맞추는 법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이야기할 것이다.
당신이 한 기도에 대한 응답은 가장 필요한 순간에, 가장 적절한 방식으로 당신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아는가? 눈앞을 스쳐지나가는 그 기적들은 조금만 신경 써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그러려면 먼저 ‘진짜 나’와 사귀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책의 중반 부분에서는 낡은 옷을 벗듯이 끊임없이 ‘내가 아닌 것들’을 벗어내며 ‘진짜 나’에게 가까이 가는 법, 진정한 욕망과 소원의 근원을 찾는 방법도 알아볼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마음속에 살면서 큰 소리로 날뛰는 시끄러운 야생 원숭이, 우리 삶을 통째로 지배하려고 드는 이 녀석을 길들이고 친구 삼는 법도 알아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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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전부가 아닐 거라는 생각, 든 적 없나?
늦은 밤, 혹은 이른 새벽, 아니면 막 점심을 먹고 나서일지도 모를 어느 순간에, 친구는 아는 농담을 또 하고 있고, 애인은 전화도 받지 않고, 회사 일은 따분하고, TV에서는 드라마 재방송을 반복하고 있을 때…. 느닷없이 인디언의 화살처럼 그런 생각이 와 꽂힌 적 없는가? 좀더 멋진 축제로 가득하고, 마법과 같은 일들이 일어나는 삶의 열차 칸이 있다면 당장 그 칸으로 옮겨 타고 싶은, 그런 순간 말이다.
그것은 우주가 당신의 창문 아래에서 은밀하게 뻐꾸기 소리를 날리며 수줍게 데이트 신청을 하는 소리다. 더 깊고 강렬한 어떤 힘이 당신 가슴속의 초인종을 누르는 소리다. 숨어 잠자고 있던 당신의 자아가 깨어나는 소리이며, 가려워서 견딜 수가 없으니 어서 좀 긁어달라고 영혼이 보내는 신호다.
그렇다면 묻겠다. 이제 어쩔 셈인가? 그 데이트 신청을 순순히 받아들이겠는가? 그에게 문을 열어주겠는가? 렌즈의 초점을 ‘운명’에 또렷하게 맞추고, 가려운 곳을 시원스레 긁어주겠는가? 당신의 가려운 곳, 즉 당신의 소원은 무엇인가? 소원을 품는다는 것은 우주에게 전보를 부치는 것과 같다. 그리고 기억할 것은 우주는 반드시 그 전보를 읽는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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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아침, 나는 도저히 헤어 나올 수 없을 것 같은 슬픔에 잠겨 있었다. 각자 선택한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사귀어왔던 남자친구와 헤어지기로 했기 때문이었다.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기 위해 나는 그의 집을 향해 운전을 하고 있었다. 막 우리 집 앞 진입로를 벗어나려는데 머리 위로 두터운 먹구름 한 덩이가 몰려오더니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지기 시작했고, 그 순간 커다란 제왕나비 한 마리가 내 차 앞 유리에 부딪힐 듯 아슬아슬하게 날아갔다. 피가 얼어붙는 듯했다. 결국 나는 차를 세우고 핸들에 엎드려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아아, 불쌍한 나비! 벌써 폭풍우에 휘말려 죽고 말았을 거야. 엉엉, 그 작은 나비가 뚫고 가기엔 너무 거칠게 휘몰아치는 폭풍우잖아.”
그랬다. 나는 나비를 핑계로 울면서 내 모습을 보았던 것이다. 대학에 가고, 혼자 방을 얻고, 어른이 되는 것보다는 행복했던 옛날로 돌아가고 싶었다. 몇 시간 후, 남자친구와 둘이서 온몸의 수분을 다 짜낼 듯이 눈물과 콧물을 흘리며 작별인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아까와 정확히 같은 장소에서 아까 그 제왕나비가 처음과는 반대 방향으로 날아가는 게 아닌가? 쿵쿵쿵쿵….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나비가 살아 있었던 것이다!
폭풍 속에서 살아남은 나비는 무척 강인하고 아름다워 보였다. 이 작은 ‘우주적 사인’은 그 당시의 내게 매우 놀랍고도 깊은 치유를 선사했다. 그 순간 이후 나는 더 이상 눈물을 흘리지도 않았으며 훨씬 편안한 마음으로 짐을 싸고, 새로운 도시로 옮겨갈 수 있었다.
놀랍게도 제왕나비는 내 인생의 중요한 순간과 고비마다 내 앞에 나타났고, 매번 예외 없이 내게 ‘변화를 받아들이라’는 신호를 보냈다. 나비처럼 미련 없이 껍질을 벗고 나오라는, 폭풍우 속을 용감하게 뚫고 여행하라는 우주의 지령 말이다. 나는 그 때마다 내 속에 웅크리고 있던 힘과 용기가 짜릿하게 날개를 펴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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