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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극장 제4부

청춘극장 제4부

: 폭풍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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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5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83쪽 | 442g | 153*224*20mm
ISBN13 9788993117035
ISBN10 8993117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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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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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옹의 화복론

1
기차는 산해관을 넘으면서 또 다시 끝없는 평야를 달리기 시작하였다. 백설을 머리에 인 장성이 오른편쪽으로 무한한 길이를 가지고 꾸불꾸불 뻗쳐 있었다.
“그렇다. 새옹(塞翁)의 말이다.”
영민의 노력을 가지고도 도저히 탈출의 기회를 붙잡을 수가 없었다. 산해관에서도 다른 학생들은 홈을 산책하는 자유를 가졌건만.
멀리 감실감실 사라지는 만리장성을 원망스럽게 바라보며 영민은 새옹의 화복론(禍福論)을 생각하고 스스로를 위로할 수밖에 별도리가 없었다.
진시황이 이 만리장성을 쌓을 때의 일이다. 근방 산새(山塞)에서 말 한 필을 기르던 늙은이 한 사람이 어떤 날 아침 눈을 떠 보니 자기네 귀중한 재산인 말이 어디론가 온데간데없이 없어지고 말았다. 늙은이는 그 사실을 무척 슬퍼하고 있던 즈음에, 며칠 후 그 말이 다른 말 수십 필을 거느리고 홀연히 집으로 돌아왔을 때, 늙은이는 그 사실을 이번에는 무척 기뻐하였다. 그러나 자기의 하나밖에 없는 귀중한 아들이 말을 타고 달리다가 그만 낙상을 하여 다리 하나가 부러졌을 때 늙은이는 말할 수 없이 슬퍼하였다. 그러나 그 후 진시황이 만리장성을 쌓느라고 근방 일대에서 인부를 징용하였을 때 늙은이의 아들은 다리 하나가 병신이기 때문에 징용을 면한 것이다.
“인간 만사가 새옹의 말이다. 무엇이 복이 되고 무엇이 화가 될는지 누가 알 수 있다는 말이냐? 오늘의 이 부자유가 후일의 무슨 복을 가져올는지 누가 알아? 오 선생(오창윤)의 말투로 운명은 재천이니 떠들었댔자 별수 없다!”
인생을 노력하는 백영민도 인제는 운을 바랄 수밖에 도리가 없었다.
“아아, 그러나……”
영민은 그 순간, 후딱 북경에 있는 대통령을 생각하였다.
“하하핫, 하하핫……”
하고 어깨를 들썩거리며 웃어대던 대통령의 3박자의 호걸풍인 웃음 소리가 영민의 우정을 다사롭게 불살라 주는 것이었다.
영민은 부리나케 서간지를 꺼내 들었다.
“잘못하면 황천객이 될지도 모를 몸이다. 한 장 쓰자!”
그러나 카바레 용궁에는 일본의 밀정 방월령이 있다. 아니, 야마모도 선생과 결혼을 하였던 나미에가 있다. 이 편지가 잘못하여 나미에의 눈에 뜨인다면 장일수의 신변은 극히 위험하게 되는 결과를 맺게 될 것이다.
“그러나 운명은 재천이다. 오 선생의 그 굵다란 인생관을 한번 본받아 보자.”
운이라는 것을 조금도 믿지 않던 영민이가 차츰차츰 운명론자가 되어 가는 것이다. 전지로 출정하는 모든 병정이 그러한 것과 마찬가지로 영민도 인간의 노력을 경시하는 대담성의 포로가 되어가는 것이다.
“국어로 쓸까? 일본말로 쓸까……”
그러나 만일의 경우, 이 편지가 장일수보다 먼저 나미에의 눈에 뜨이게 되는 경우를 생각하여 그는 영어로 썼다. 미국인 친구가 하는 편지처럼 보이기 위하여서다.
나미에는 장욱을 열렬한 중화민국의 우국 청년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국어나 일본말로 쓰면 장일수의 국적이 탄로날까를 두려워한 까닭이다.

2
나의 친애하는 우방의 동무 미스터 쨩! 내가 귀국에 체재시는 여러 가지로 신세를 지어 감사의 념을 금치 못하는 바이오.
나는 이번에 명예의 소집을 받아 중지로 출정하는 몸이 되었소. 천진을 통과하게 됨에 미스터 쨩의 다사로운 우정을 잊지 못하여 두어 자 간단한 글월로 지나간 우정을 새롭히고자 하는 바이오.
우리들의 사랑하는 동무 미스터 콘사이스는 마침내 자기의 가슴에다 불을 붙였다가 물을 끼얹은 미스 디프 스프링(Deep Spring
-春深)과 단칸방에서 행복한 냄비밥을 끓이고 있소. 그는 나를 정거장에서 전송을 하면서 중국으로 가면 군에게 자기의 소식을 전해 달라고 신신 부탁을 하였소. 그리고 멀지 않아 세상을 경도시킬 대걸작을 집필중이니 그때를 손꼽아 기다려 달라고요.
나는 지금 천진으로 향하는 몸이나 멀지 않아 진포선(津浦線)의 손이 될는지 모를 정처 없는 몸이오.
최후로 한 가지 노파심에서 하는 충고는 다름 아니라 군이 가장 가까이 하는 미모의 여성에 주의를 하시오. 들리는 바에 의하면 그는 모국의 스파이라고 하오.
잘못하면 전지에서 죽을지도 모를 이 몸, 죽기 전에 군을 한번 만나보고도 싶으나 군대 생활이라 뜻대로 되지 않음을 서글퍼하오. 원래 군대 생활은 나의 생리에는 맞지 않으나 국가의 절실한 요청이니 어쩌는 도리가 없소.
그러면 꼭 한번 만날 기회를 미스터 쨩이 손수 만드시기 바라오며 오늘은 이만 하겠소.
꼬마 화이트(Koma White-꼬마 白)
영민은 편지를 다시 한 번 쭉 읽어 보고 나면서 저도 모르게 빙그레 웃음을 지었다. 고국 땅을 떠난 후 비로소 짓는 미소였다. 다른 데는 별로 의심이 갈 대목이 없었으나,
“군이 가장 가까이 하는 미모의 여성에 주의를 하시오. 그는 모국의 스파이라고 하오.”
만일 나미에가 먼저 이 편지를 보게 되는 날에는 이 대목이 꺼림칙하였다.
“그러나 하는 수 없는 일이다. 운명은 하늘에 있다지 않느냐?”
영민은 마음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리며 겉봉에다,
“북경 정양문외대가(北京正陽門外大街) 카바레 용궁―장욱―”
이라고 영어로 썼다.
그러나 영민 자신은 편지를 부치려고 홈에 나갈 수는 없었다. 그래서 영민은 생각다 못하여 바로 자기 앞에 앉은 구니모도라는 창씨명을 가슴에 붙인 학생의 무릎을 손으로 쿡 찔렀다.
“네?”
구니모도는 얼굴을 들었다.
“미안하지만 요 다음 천진역에서 이 편지 좀 살그머니 부쳐 주 시오.”
“괜찮을까요?”
구니모도는 힐끗 나까노 지휘관이 앉아 있는 쪽을 바라보았다. 위험 인물이라고 지명을 받은 사람의 펀지를 지휘관의 승낙 없이 부쳤다가 혹시 화를 입지 않을까를 무척 염려하는 기색이었다.
영민은 일종의 연민의 정을 느끼면서,
“누가 봅니까?”
“그래두……”
“봤댔자 별다른 편지가 아니니까요.”
“글쎄요.”
구니모도는 종시 응하지 않았다.
영민은 하는 수 없이 구니모도를 단념하고 바로 그 옆에 앉은 가네다라는 표를 붙인 학생을 쳐다보며,
“좀 부쳐 주시겠습니까?”
하고, 영민은 한 번 거절을 당한 몸이라 저도 모르는 사이에 어딘가 애원하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랬더니 그 학생도 쨩위(Chang Wee-장욱)라고 영자로 쓰인 겉봉을 들여다보더니,
“역시 지휘관에게 승낙을 얻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하였다.
영민은 그 이상 더 강요하지를 않았다. 그리고 그 이상 더 다른 학생을 물색하려고도 하지 않았다. 커다란 쓸쓸함 가운데서 영민은 가만히 눈을 감았다.
그것은 조금 아까까지 느끼던 우주적인 데서 오는 적막감이 아니고 좀더 가까이 인간적인 데서 오는 쓸쓸함이다.
“고슴도치, 고슴도치!”
서울을 떠날 때에 느끼던 그 커다란 친화력은 벌써 한낱 운무처럼 사라지고, 있는 것은 다만 온몸에 바늘을 심어 놓은 고슴도치뿐이 아닌가.
“이리 주시오.”
영민의 바로 등 뒤 의자에 앉아서 신문을 읽고 있던 기무라(黃村)라는 학생이 영민의 어깨 위로 덥석 손을 내밀었다.
거무튀튀한 얼굴에 굵다란 로이드 안경을 쓴, 눈이 이글이글한 학생이었다.
“괜찮을까요?”
이번엔 영민이 편에서 그런 말을 하였다.
“어서 이리 주시오.”
기무라는 영민의 주저하는 손에서 편지를 받아쥐자 자기 주머니에다 쓸어넣었다.
“고맙습니다.”
“뮐요.”
기무라는 대수롭지 않은 대답을 한 후에 다시금 신문을 펴들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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