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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극장 제5부

청춘극장 제5부

: 대지의 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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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5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03쪽 | 474g | 153*224*30mm
ISBN13 9788993117042
ISBN10 8993117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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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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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날

1
한길 옆 설렁탕 집에서 막걸리를 마시며,
“그래 나리가 이번에 또 승급을 하셨다는 말을 춘심이년에게 들었지만두 진작 가 뵙질 못해서 민망스럽습니다.”
최달근의 견장이 헌병 군조이다.
“또 쓸데없는 소리를……”
최달근은 태연하다.
“그래 어찌나 민망스러운지……”
삼룡은 지갑에서 돈 20원을 꺼내 나나에게 쥐어주면서,
“가져. 가지구 나가서 뭐 사 먹어.”
나나는 설렁탕 한 그릇을 절반쯤 먹고 나서는 벌개진 삼룡의 얼굴에서 곰보딱지를 한 개 두 개 세어 보고 있던 참이다. 나나는 후딱 아빠의 얼굴빛을 살펴보았다.
“받어라. 어른이 주시는 건 받어야 해.”
나나는 받았다.
“아빠, 나 호루라기 하나 사두 돼요?”
“그래, 나가서 사 봐.”
나나는 신바람이 나서 한길로 뛰어나갔다.
“그래 다방골 집은 어떡허구?”
“팔을려구 내놨지요. 준길이 녀석두 그 꼴이 되구, 춘심이년두 그 모양이니 서울 한복판에서 집만 덩그라니 쓰구 있으면 뭣 합니까? 아예 이런 데루 멀찌감치 나와서 살림을 좀 줄여 볼 생각으루요.”
“음, 그러는 것도 무방하지……그런데 춘심인 요정에 나가는 모양이던데……”
“나가믄 뭘 합니까? 몇 푼씩 얻어다간 그 잘난 녀석한테 처박구……아비 집엔 발길두 안 하는뎁쇼. 절 그만큼이라두 길러 준 게 누군데 글쎄 아비 어미를 몰라보다니……”
삼룡은 괘씸하기 짝이 없다.
“저 좋아서 그러는 걸, 할 수 없지. 별수 있나?”
그러면서 최달근은 춘심의 몽글거리는 몸뚱이를 생각으로 살뜰히 어루만져 보는 것이었다.
밖에서 호루라기 소리가 난다. 호루락, 호루락……나나가 한길을 좋아서 뛰어다닌다.
“나리가 좀 그년을 바로잡아 주시우.”
“낸들 별수 있나?……내가 오창윤 영감처럼 돈이 많나, 누구처럼 얼굴이 잘났나?……나는 박 주사두 보다시피 이 두 주먹밖에 없는 사람이오.”
“아따 이거 왜 그러시우? 나두 다 압니다. 군에서 들은 소식이지만 나리의 명망이 상당하시답니다. 멀지 않아서 나리는 껑충껑충 뛰어올라갈 양반이라구요.”
“아이들두 아닌데 비행기를 태울 수 있을까?”
“허, 허, 자 어서 드십시다.”
삼룡은 한잔 쭉 들고 나서,
“그런데 그년의 소식은 어떻게 됐습니까?”
“그년이라니?……”
“아, 운옥이년 말입지요.”
“난 또 춘심이년이라구?……”
“군과 경찰에서 그년을 지명수배로 찾고 있다면서요?”
“응……”
“준길이를 죽인 것만이 아니구, 무슨 다른 굉장한 죄가 또 있다면서요?”
“건 누구한테 들었소?”
“아, 나리 입으루 그러시지 않았어요?”
“아, 내가 그런 말을 했었나?……”
“참 나리두……”
관동군 헌병대에서도 장욱과 허운옥에 대한 지명수배가 벌써부터 와 있었던 것이다.
“자아, 인제 일어나 보지.”
얼마 후 최달근과 박삼룡은 설렁탕 집을 나섰다.
“얘가 어딜 갔나?……”
호루라기를 불며 한길로 뛰어다니던 나나의 자태가 보이지 않는다.

2
“인제 대여섯 살 먹은 계집애가 호루라기를 사 갖구 갔지요?”
골목 어귀에 있는 조그만 구멍가게에서 최달근은 물었다. 이가 절반이나 빠진 할머니가 나오면서,
“네, 조금 전에두 이 앞에서 호루락, 호루락 불구 있었는데요. 없어졌어요?”
“네, 보이지 않아요.”
설렁탕 집을 중심으로 삼룡은 회기리 쪽으로, 최달근은 청량리 전차 정류장 쪽으로 걸어가며 골목마다 기웃거려 보았으나 나나는 보이지 않는다.
“그애가 가면 글쎄 어딜 갔을라구?…….”
삼룡이가 그러면서 후딱 한길가 약방 안을 들여다보았을 때였다.
“응?……”
삼룡이의 사지가 그만 후닥닥 놀라며 우뚝 멎었다. 삼룡의 두 다리가 후들후들 떨린다. 벌개진 곰보딱지 얼굴이 일순간 푸들푸들 경련을 일으켰다.
삼룡은 대체 거기서 무엇을 보았는가?―약방 유리창 앞에서 나나를 붙안고 나나 볼에다 입을 맞추고 섰는 허운옥을 보았다.
반쯤 열린 유리문으로 삼룡의 몸뚱이가 소리없이 휙 뛰어들어가면서 나나를 붙안은 운옥의 등살머리를 독수리처럼 등 뒤에서 긁어쥐었다.
“아, 아저씨!”
안기어 있던 나나가 먼저 삼룡의 얼굴을 코 앞에서 발견하였다. 동시에 운옥이가 문득 뒤를 돌아보았다. 순간, 운옥의 눈이 찢어져 나갈 것같이 확대를 하며,
“흐, 흐, 흑……?……”
하고, 숨을 연거푸 서너너덧 번 들이켜다가 그만,
“으악!”
하는, 부르짖음과 함께 안았던 나나를 땅바닥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이년, 오늘이야……오늘이야 네가……네가 꼬리를 밟혔구나!”
등살머리를 긁어쥔 삼룡의 손이 나꾸어채는 바람에 운옥의 몸이 비틀거리며 삼룡이 앞으로 쓸리어 갔다.
“아이 어마! 아주머니가……아주머니가……”
나나는 발딱 땅바닥에서 일어서며 운옥의 등살머리를 긁어쥔 삼룡의 손목에 매어달리며,
“아저씨, 아저씨! 아주머니를……아주머니를 왜 그러세요?”
“비켜라, 저리!”
삼룡은 지푸라기처럼 나나의 몸을 옆으로 떠밀어 버리며,
“이리 나와. 너 어젯밤 꿈을 잘못 꾸었구나!”
그러면서 운옥을 끌고 삼룡은 약방 밖으로 나갔다.
“안 돼요. 아주머니를 놓아 주세요! 아저씨, 아주머니는 좋은 사람이에요!”
삼룡의 손에 동동 매달려서 나나는 따라 나갔다.
사람들이 우르르 모여들기 시작하였다. 그러는데 정류장 쪽으로 갔던 최달근이가 헐레벌떡 뛰쳐왔다. 최달근은 사람을 헤치면서,
“박 주사, 왜 그러시우?”
“왜라니 무슨 말씀이오? 이년의 얼굴을 못 보시오?”
삼룡은 등살머리를 쥐고 푹 수그린 운옥의 얼굴을 번쩍 쳐들어 보였다.
“앗……”
하고, 외치면서 최달근은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아빠! 아저씨가 아주머니를……괜히 아주머니를……”
나나는 아버지의 두 다리를 움켜잡고 무섭게 울어댔다.
그때야 비로소 운옥의 시선과 최달근의 시선이 마주쳤다.
“자아, 나리! 빨리 수갑을……수갑을 꺼내시오! 요년으로 말하자면 쥐새끼처럼 홀랑 새기가 일쑤랍니다!”
삼룡은 놓칠까 봐 씩씩거리며 운옥의 목덜미를 자꾸만 누른다.
“아니, 나리는 왜 멍하니 서만 계시는 거요?……독립가를 부르구 사람을 죽인 무서운 년인데……”
그 한 마디가 일순간 방심 상태에 빠져 있던 최달근의, 헌병 군조로서의 입장을 무섭게 두드렸다. 그러나 무서운 얼굴을 하고 돌부처처럼 섰는 최달근은 좀처럼 움직일 줄을 모른다.
아무리 생각하여도 운옥을 구해 줄 방도는 없었다. 그 어떤 기적이 나타나서, 천변지이와 같은 기적이 나타나서 하늘의 뜻이 돕기 전에는 도저히 인간의 힘으로써는 어쩔 수 없는 궁지에 운옥은 마침내 빠지고야 만 것이다.

3
“최 선생님!”
운옥은 이미 떠들지 않은 침착한 운옥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최 선생님, 제 손에 수갑을 채워 주세요!”
그때 최달근은 후딱 군중 뒤를 바라보았다. 정복 경관 하나가 사람을 헤치며 들어오지 않는가!
최달근은 주머니에서 얼른 수갑을 꺼내 조용히 내밀고 있는 운옥의 손목에다 그것을 채웠다.
“아빠, 아빠!”
나나는 최달근의 가슴을 두드리며 매달려서 울었다.
“아빠! 아빠는 나쁜 사람이야! 아주머닌 좋은 사람이야! 아빠, 아빠! 아주머니를 왜 붙들어가요? 아빠, 아빠!……”
나나는 하는 수 없이 무서운 얼굴만 하고 섰는 최달근을 내버려 두고 운옥이 옆으로 뛰어왔다.
“아주머니잇!”
“나나, 울지 마!”
운옥은 수갑 찬 손으로 나나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나나, 아빠는 나쁜 분이 아니다! 아빠를 나무래서는 못써!”
“아니야! 아빠는 나뻐!”
“아주머니가 나쁜 사람이란다!”
“아냐, 아주머닌 나쁘지 않아요! 아빠가 나뻐! 아저씨가 나뻐!”
나나는 고양이처럼 독기를 띤 눈으로 삼룡의 얼굴을 쏘아보다가,
“안 가져! 이거 안 가져!”
하고, 외치자 마자 주머니에 넣었던 호루라기를 꺼내 삼룡의 발 밑에다 내팽개쳤다. 호루라기는 삼룡의 종아리를 치고 다시 나나의 앞으로 굴러왔다. 도로 굴러 온 호루라기를 나나는 열심히 발로 짓밟아 주었다. 그러한 나나를 운옥은 붙안고 운다.
정복 경관과 최달근은 잠깐 동안 귓속말을 하고 나서 구경꾼들을 물리친 후에 운옥의 손목에 채웠던 수갑을 끌렀다.
“아빠……”
나나는 기뻐서 수갑을 끄르고 있는 최달근의 목에 매어달렸다.
“아니, 나리! 대관절 어떡헐 셈이오?”
삼룡이가 왈칵 달려들어 운옥의 등살을 다시 잡았다.
정복 경관이 주머니에서 포승을 꺼냈다. 쇠수갑을 찼던 운옥의 두 손목은 다시금 정복 경관의 포승을 받았다.
“어마나?……”
나나의 얼굴이 다시 새파랗게 질렸다.
“그러면 그렇겠지, 살인범이야, 살인범!”
삼룡의 얼굴이 다시 싱글싱글이다.
“가!”
정복 경관이 포승을 홱 나꿔챘다. 운옥은 머리를 숙이고 경관을 따라 정류장 앞으로 걸어갔다.
“아주머니, 가면 싫어! 가면 싫어!”
나나는 운옥의 치마귀를 잡고 울면서 졸졸 따라갔다.
“아니, 나나가 저년을 어떻게 압니까?”
그러나 아직껏 한 마디도 입을 열지 않은 최달근이가 대답을 할 리는 만무하였다.
경헌 합동으로 지명수배를 받은 허운옥이었다. 그러나 허운옥의 일생을 유린함으로써 출세의 층층대를 기어올라갈 수 있는 최달근은 이미 아니었기 때문에 그는 이 살인범 체포의 공로를 정복경관에게 선물로 주었다.
이 날, 주인집 할머니가 갑자기 배가 아프다고 허리를 꼬았다. 밸이 끊어지는 것 같다고 태치듯 신음을 하였다. 식구들은 다 나가고 없었다.
“나 약 좀 사다 주시우! 밸이 끊어지는 것 같구려!”
웬만해선 운옥에게 심부름을 시키지 않던 할머니였기 때문에 잠깐이야 어떠랴, 하고 나섰던 운옥이가 약방 앞에서 나나를 만났던 것이다.
운옥으로서는 6년 동안의 피신 생활을 오늘로써 끝마친 셈이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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