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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편지

어머니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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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6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343쪽 | 446g | 148*210*30mm
ISBN13 9788958830580
ISBN10 8958830581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편자 : 이와나시로 마을 좋은 가족 만들기 위원회
이와나시로 마을 좋은 가족 만들기 위원회는 전국 곳곳에서 보내온 ‘자식에게 보내는 어머니의 편지’ 3,053통 중 156통의 편지를 가려 뽑아 이 책에 담았다. 어느 날 훌쩍 하늘나라로 가버린 자식에게 보내는 편지,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애쓰는 자식에게 보내는 편지, 멀리 떨어져 살고 있는 자식에게 보내는 편지, 자신의 꿈을 좇아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자식을 격려하는 편지, 어머니로서 부족했던 과거에 대해 용서를 비는 편지, 자식의 잘못을 따끔하게 혼내는 편지……. 어머니와 자식 사이가 나날이 소원해져가고 있는 오늘날. 이 편지들이 어머니들에게는 희망을, 자식들에게는 어머니의 사랑을 새로이 발견하게 해주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역자 : 이선희
1962년 서울에서 태어나 부산대학교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일본어교육과에서 수학했다. 부산대학교 외국어학당 한국어 강사를 거쳐 삼성물산, 숭실대학교 등에서 일본어를 강의했다. 현재 SBS 아카데미 일본어 영상번역 과정 강사로 있으며, 외화 및 출판 번역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말로 옮긴 책으로는 『천국까지 100마일』『못생긴 꽃』『방황하는 칼날』『흑소소설』『독소소설』『괴소소설』『산타 아줌마』『비밀』『검은 집』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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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한테 정식으로 편지를 쓰는 건 이번이 처음이구나.
보통 아이들보다 작게 태어난 너와 장애를 가지고 있는 엄마.
우리 둘의 이인삼각이 벌써 15년째로 접어들었구나.
엄마가 힘들어하면 항상 밝은 표정으로 격려해주는 너.
친구들한테 엄마가 장애자라고 놀림을 많이 받았을 텐데, 넌 전혀 내색도 하지 않고 집에 오면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엄마를 위로해주곤 했지.
네가 있어서 엄마는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
“나를 안 낳았으면 엄마는 병에 안 걸렸어?”
유치원에서 어른들의 쑤군거림을 듣고 네가 그런 얘기를 했을 때 엄마는 깜짝 놀랐단다.
“엄마가 이렇게 된 건 네 탓이 아니야.”
말은 그렇게 했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 나오는 진정한 미소를 보여줄 수 없었던 건, 엄마가 못났기 때문이란다. 아주 가끔은 나쁜 생각이 들기도 했거든…….
하지만 엄마는 이제 진심으로 이렇게 말할 수 있어.
“내 인생 최대의 기쁨은 네가 내 아들로 태어났다는 거야. 네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밝은 웃음이 엄마의 살아가는 힘이란다.”
--- pp.50~51

내 소중한 아들에게.
오늘은 너한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펜을 들었단다.
솔직히 엄마는 너한테 거짓말을 했어.
널 완전히 받아들인다는 거, 그건 거짓말이었어. 실은 널 완전히 이해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었단다.
방황하는 네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널 미워한 날도 있었어.
때로는 네 엄마이기를 포기하고 싶은 날도 있었고…….
아마도 너의 방황을 지켜보는 엄마 마음이 고통스러웠기 때문이었을 거야. 사실 가장 힘든 사람은 너였을 텐데…….
이제야 엄마는 너를 너로서 볼 수 있게 됐단다. 이 엄마를 위한 네가 아니라 너를 위한 너로 말이야.
이렇게 되기까지 엄마는 참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어. 네가 학교를 그만두고 나서 1년 반이나 걸렸구나.
아들아, 엄마가 너한테 꼭 해두고 싶은 말이 있어.
전 세계 모든 사람이 네 적이 될지라도 엄마는 앞으로도 영원히 네 편이라고…….
그러니까 이제 안심하고 네 발로 너만의 길을 걸어가기 바란다.
엄마는 사랑스런 너를, 너의 아픔까지도 모두 받아들일 테니까.
--- pp.78~79

히로미. 네가 태어났을 때, 난 겨우 열아홉 살이었다.
고관절탈구로 인해 두 다리가 성치 않은 나에게 출산은 남보다 몇 배 힘든 일이었지만, 그런 탓에 기쁨도 몇 배나 컸지.
네가 초등학교 4학년, 동생 고이치가 초등학교 1학년 때의 일이다. 동네 개구쟁이들이 너희들에게 하는 말을 우연히 전봇대 뒤에서 들었다.
“너희 엄마는 왜 그렇게 이상하게 걸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순간, 네 목소리가 들렸지.
“너희 엄마도 아닌데 무슨 상관이야? 난 그래도 괜찮아. 우리 엄마니까.”
그리고 동생한테 이렇게 말하더구나.
“지금 저 녀석이 한 말, 엄마한테는 절대로 말하면 안 돼!”
그때 엄마의 마음속에서는 눈물이 비가 되어 흘러내렸다.
고맙다. 이제껏 계속 모르는 척했지만 난 똑똑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날 보았던 아름다운 저녁놀이 지금도 눈에 선하구나.
넌 올해로 서른두 살. 이미 결혼해서 나에게 귀여운 손자를 셋이나 안겨주었지. 항상 너그러운 마음으로 자식을 키우는 너를 보면 입가에 웃음이 배어나오곤 한다.
앞으로도 늘 너를 지켜보고 있으마. 힘들거나 어려운 일에 부딪히면 가장 먼저 이 엄마에게 달려오기를…….
널 사랑하는 엄마가.
--- pp.142~143

“다녀왔습니다…….”
현관에서 신발을 벗으며 중얼거리듯 하는 인사. 그게 학교에서 돌아온 네가 하는 말의 끝이지.
“이제 오니?”
엄마가 말을 걸었을 때 너는 벌써 계단을 올라가고 있었고, 내가 볼 수 있는 것은 네 뒷모습뿐이었다.
요즘 들어 컴퓨터 게임과 휴대폰 문자 메시지에 빠지고, 텔레비전과 만화에 몰입하고 있는 너. 그래서인지 엄마는 매일 네 등밖에 볼 수 없구나.
그러고 보니 엄마도 예전에 너에게 등만 보여준 것 같구나. 그때는 일을 하거나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면서 네 말을 듣곤 했지.
등은 말을 할 수도 없고 말을 들을 수도 없는데, 등만 보고는 서로의 마음을 제대로 볼 수 없는데…….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통 알 수 없으니 엄마는 너무나 쓸쓸하다.
앞으로는 서로에게 얼굴을 보여주는 게 어떨까?
엄마는 네 몸도 마음도, 똑바로 바라보면서 살고 싶어. 이제 등은 충분히 봤으니까 앞으론 기쁜 얼굴도 슬픈 얼굴도 화난 얼굴도 보여주기 바란다.
--- pp.276~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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