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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멈추고 부탄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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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멈추고 부탄을 걷다

[ EPUB ]
김경희 | 공명 | 2016년 07월 2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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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6년 07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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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용량 EPUB(DRM) | 40.43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11.5만자, 약 3.7만 단어, A4 약 73쪽?
ISBN13 978899787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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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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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부탄 사람들에게 놀란 부분은 다른 데 있다. 다름 아닌, 그들의 기도 스케일이다. 기도에 무슨 스케일이 있나 생각하겠지만, 그들은 보통사람들과는 조금 다른 생각을 가진 것 같다.
“부탄 사람들이 매일 드리는 기도가 뭔지 아세요?”
“글쎄요. 가족에 대한 걱정? 재물에 대한 기도?”
“틀렸어요. 자신의 부귀영화도 아니고 자식이 잘되길 바라는 것도 아닌 오로지 자연이 그대로 있기를 원하는 기도예요.”
“자연이 그대로 있기를 원한다고요?”
“산이 거기에 있고, 별이 그 자리에 있으며 인간이 자연에 해를 끼치지 않기를 바라는 기도요.”
“아! 부탄 사람들의 기도는 사사로운 욕심이 아니군요. 대자연과 우주에 대한 기도라니……. 정말 특별한 사람들이에요.”
더욱이 부탄 사람들은 자기 자신이 아닌 남을 위해 기도한다고 했다.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물고 뜯으며 살아가야 하는 현대인들은 남을 생각하고 배려할 만한 마음의 여유가 없다. 이미 많이 가졌음에도 더 많은 것을 누리려는 사람들로 넘쳐나는 세상이 된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파트 평수를 넓혀가고자 하는 기도가 아닌, 내 자식이 좋은 대학에 가길 바라는 기도가 아닌, 그저 하늘과 별이 제자리에 있길 바란다는 그들의 기도는 내게 엄청난 감동을 안겨주었다. 부탄에 다녀와서 이 나라에 푹 빠진 누군가는 이런 말을 했었다.
“부탄 사람들이 하는 가장 작은 기도가 뭔지 아세요?” “작은 기도요? 글쎄요…….”
“세상에서 제일 작은 기도가 인류 평화나 전쟁에 관한 것들이라고 해요. 얼마나 스케일이 큰 사람들인지 짐작이 가나요?”
이 작은 체구의 몸으로 그들은 어쩌면 저리 큰 생각을 품을 수 있을까? 영화로 치면 부탄 사람들의 마음가짐은 블록버스터급인 셈이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기도, 빅부다를 만나다」중에서

직물 공장을 나서 길을 따라 내려오니 종이 공장(Paper Factory)이라고 쓰인 아담한 백색 건물이 있었다. 이곳은 옛날 방식을 고수하고 있었는데 공장 내부의 풍경은 마치 색채를 잃어버린 듯 낡은 느낌이었다. 마당 한가운데 위치한 커다란 가마솥에서는 종이의 원료가 될 나무 껍데기 같은 것들이 펄펄 끓고 있었다. 직물 공장이나 종이 공장을 방문하면서 나는 어린 시절 엄마를 따라갔던 시장 골목이 떠올랐다.
서울에서 태어난 내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 엄마 손을 잡고 들어선 골목은 가내 수공업을 하는 작은 주택들이 즐비했다. 이를테면 콩나물을 사기 위해 정아네 콩나물 집에 간다거나 두부를 사려고 연희네 두붓집에 들르곤 했던 기억들 말이다. 지금 떠올려 봐도 콩나물 시루는 참 풍성했고 사각 판에 꽉 들어찬 두부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올라왔다. 나는 종이 공장 한가운데 서서 아련한 기분을 맛보았다. 우리는 이제 어디를 가도 정아네 두부나 연희네 콩나물을 만날 수 없기 때문이다.
대형마트나 골목 상권까지 장악한 슈퍼마켓에 가면 1회용 팩에 담긴 네모반듯한 두부가 칸칸이 정리되어 있다. 언제 어디서 만들어진 것인지 알 수 없는, 차갑게 식어버린 두부는 단단하지도 않고 어딘가 모르게 헛헛하다. 그 부실한 두부로는 한 모를 다 썰어 찌게에 넣어 먹어도 왠지 허기가 진다. 갑자기 우리가 살고 있는 회색의 번듯한 도시가 을씨년스러운 공간으로 느껴졌다. 부탄에 와서 나는 과거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치는 슬픔이 어떤 감정인지 비로소 알게 되었다. 부탄에 오면 누구라도 예전의 나를 만나게 된다.
---「누구라도 과거의 나를 만나게 되리라」중에서

농가 내부를 둘러보고 나오는데 농부 겸 목수인 새롭 데마의 남편이 가까이 오라는 손짓을 했다. 그는 장작더미를 쌓아놓은 마당 한가운데서 연신 나무를 패고 있었는데 불 앞이라 그런지 이마에는 땀이 흥건했다.
“돌이 거의 달궈졌으니 저기서 목욕해 보세요.”
그가 손으로 가리키는 곳에는 나무로 제작한 이동실 목욕탕이 보였다. 겨우 한 사람 정도 들어갈 만한 비좁은 목욕탕에서는 더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저기서 목욕을 하라고요?”
“네. 핫 스톤, 부탄의 전통 목욕방식이에요. 불에 달구어진 뜨거운 돌을 넣어 물을 덥히는 거죠.”
당황스러워하는 나를 향해 점배가 웃으며 설명해 주었다. 눈앞에 있는 나무 목욕탕이 내게는 몹시도 낯설었다. 우선 원시적인 생김새가 그랬고 나무로 만든 욕조도 터무니없이 작고 허술해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이것만은 꼭 해보라는 주인 부부의 시선을 외면할 수는 없었다. 약간 망설이는 나에게 점배는 뜨거운 돌에서 미네랄과 철분이 나와 피부가 엄청나게 매끈매끈해진다고 부추겼다. 결국 나는 나무 목욕탕에 들어가기로 했다. ‘에라,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뜨거운 물에 몸을 담갔는데 세상에! 물의 온도가 정말 딱 좋았다. 고단한 하루의 끝에서 나는 부끄러움이나 창피함은 다 잊어버리고 ‘아!’ 하는 탄성을 내뱉었다. 그때 밖에서 새롭 데마의 남편이 영어로 이렇게 말했다.
“물이 식으면 ‘원 모어 스톤’이라고 외치세요!”
이렇게 상냥한 사람들이라니! 나는 애초에 갖고 있던 망설임이나 어색함 따위는 던져버리고 결국 20분이면 충분하다는 목욕을 40분씩이나 했다. 목수 아저씨의 말대로 “원 모어 스톤!”을 외치면 금세 뜨끈뜨끈한 돌덩이가 목욕통 안으로 퐁당 넘어왔다. 몸이 노곤해지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다. 낯선 나라에 와서 부딪친 어려움과 언어 스트레스 같은 것들은 더운 물 속에 다 녹아버리는 것 같았다. 그렇게 나는 부탄에 있었다. 나는 그때, 더할 나위 없이 행복했다.
---「농가에서 집밥을 먹다」중에서

우리 일행은 학교에 다녀오는 한 무리의 아이들을 만났다. 이 마을 아이들은 다함께 무리를 지어 산을 넘어 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워낙 학교가 멀어 삼삼오오 짝지어 한 시간씩 걸어 다니는 건 봤지만 이렇게 떼로 몰려다니는 경우는 처음이라 신기했다. 그 아이들은 또래만으로 이루어진 구성도 아니었다. 예닐곱 살쯤 되어 보이는 아이에서부터 십대까지 연령도 다양했다. 아마도 마을 아이들이 각자의 형제들을 모두 데리고 학교를 오가는 것 같았다. 아이들은 어찌나 다정하고 살가운지 우리 일행을 보자마자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그 모습이 너무 예뻐서 사진 한 장을 요청했는데 볼이 빨간 아이들이 일렬로 서서 환하게 웃어주는 표정은 내 마음을 홀딱 빼앗았다.
“점배, 아이들이 어쩜 저렇게 인사를 잘하죠?”
“학교에서 배우고 집안에서 배우고 마을 어른들에게도 배우니까요.”
“그러니까 모두가 스승이군요?”
“물론이죠. 산을 넘어가면서 자연에게 배우기도 하죠. 부탄에서는 세상 모든 것이 다 스승이에요.”
---「그러면 소는 누가 몰아?」중에서

서른아홉과 마흔이라는 문지방의 경계에서 나는 부탄 여행길에 올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다시 사는 게 재미있어졌다. 행복한 부탄 사람들을 만나고 사람이 다시 좋아지기 시작했다. 따뜻했던 우리의 옛날 사람들을 만나고, 서로 챙기고 돕는 우리의 잃어버린 사회 속을 다시 걷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지?’라는 두려움 없이 한 발씩 나아가보자는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되었다. 부조리한 세상도 가능한 한 외면하지 않고 똑바로 쳐다볼 작정이다. 그러지 않고서는 어른 여자이자 한 아이의 엄마, 그리고 품위 있는 인간으로서 제대로 살기 어렵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부탄 여행에서 내가 궁극적으로 찾고 싶었던 것은 아마도 ‘위로’ 내지는 ‘용기’였던 모양이다 .
길다면 길고 짧다면 한없이 짧은 보름간의 여행에서 나는 많은 부탄 사람들을 만났다. 까무잡잡하고 촌스러운 데다가 장난스럽기까지 한 그들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다정함’이다. 도무지 의심하려야 할 수 없는 눈빛은 대자연을 닮아 있었고 인심은 또 얼마나 넉넉한가. 부탄 사람들은 하루하루 삶을 위해 일을 하고 행복해지기 위해 돈을 번다. 돈이 사람의 주인 노릇을 하는 뒤바뀐 삶을 살고 있지 않았다. 부탄 사람들의 얼굴에는 우리의 잃어버린 시간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나는 그들을 보며 부탄 여행 내내 흡사 타임머신을 타고 내 어머니의 과거 속으로 들어간 기분이 들었다. 어머니 세대의 삶을 긍정하고 때론 부정하면서 자라온 나는 이제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그들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부탄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크나큰 행운이었다. 마음을 멈추고 부탄을 걷지 않았더라면 지금도 남루한 인생에서 탈출하기 위해 아등바등하고 있었을 테니. 부탄에 다녀와서는 남루한 건 내 인생이 아니라 내 마음에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가히 기사회생의 여행길이었다.
---「에필로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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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 어디 있느냐고 물으면 거개가 ‘내 마음에 있다’고 하지만 묻지 않으면 ‘행복은 마음 밖이거나 남이 가지고 있기 십상’입니다. 행복도 조사를 하면 늘 꼴찌를 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마음엔 애절하고 간곡하게 산 세월의 아픈 흔적이 너무 많은 탓인지도 모릅니다. 국민이 아픈 나라에 살면서 작가는 혼자라도 세상을 살맛나게 가꾸고픈 꿈을 꾸게 됩니다. 작가 김경희가 그렇습니다. 혼이 아름다운 작가가 홀로 가장 행복하다는 나라 부탄으로 달려간 것은 그의 가슴 속에 청정한 나라, 행복에 겨운 사람들을 만나 스스로 인간의 향기에 젖으려는 정진이었습니다. 가난하지만 국민의 97퍼센트가 행복하다고 말하는 부탄의 ‘행복 원석’을 캐온 작가의 섬세하고 진솔한 문학의 향기를 함께 나눌 수 있어 참 행복합니다.
- 김홍신 (작가)

작가 김경희의 눈앞에 경계심 따위는 찾아볼 수 없는 낯선 이들을 향한 친절한 웃음과 하던 놀이를 멈추고 부끄러운 듯 웃어 보이는 표정까지 읽히는 부탄 사람들은 그냥 히말라야의 나무가 아니었을까? 그렇게 부탄은 내게 늘 그리운 고향이다. 데자뷰처럼 떠오르는 부탄은 그래서 비행기로 가는 땅이 아니라, 그리움으로 떠나야 맞닿을 수 있는 곳인가 보다.
김광성 (빠니, 여행인문학 도서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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