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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 빨치산 2

남도 빨치산 2

: 보복의 회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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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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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8년 06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92쪽 | 450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93342000
ISBN10 899334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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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정관호
1925년 함경남도 북청에서 태어났다. 원산교원대학 교원으로 재직하던 중 6·25전쟁으로 전라남도 강진에 내려왔다가 후퇴하지 못하고 빨치산 대열에 가담했으며, 1954년 4월 전남 백운산에서 생포되어 형을 살았다. 저서로는 음악 오디오 에세이집 ≪영원의 소리 하늘의 소리≫, ≪소리의 고향≫이 있고, 시집들 ≪꽃 되고 바람 되어≫, ≪남대천 연어≫, ≪풀친구 나무친구≫, ≪한재≫, ≪아구사리 연가≫가 있다. 역사서로는 ≪전남 유격투쟁사≫가 있으며, 기타 역편저가 다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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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평 천지 늙은 몸이
광주 고향 보려 하니
제주 어선 빌려 타고
해남으로 건너갈 제

신재효 판 〈호남가〉의 첫 대목이다. 호남지방의 고을 이름을 빌려 태평세월을 노래한 단가 아니던가. 그런데 어이 할꼬, 인민학살의 서두를 끊은 고장이 함평이니 말이다.
함평은 한자로 ‘咸平’이라 적는다. 본디는 ‘두루 평안하다.’는 뜻으로 썼음직하다. 그런데 이 글자 풀이가 ‘싹쓸이로 죽인다.’는 뜻도 된다 하니 참으로 기가 찰 일이다. 왜냐하면 바로 그 ‘함평 천지’에서 6?25를 전후해 피비린내 나는 싸움이 벌어졌기에 말이다. 더군다나 그 과정은 ‘싹쓸이’ 바로 그것이었으니 더욱 그러하다.
〈호남가〉에서는 해 돋는 보성, 안개 낀 영광도 들먹이고 있다. 그런데 그토록 이름 좋은 영광과 이웃 장성을 아우른 지대는, 함평과 더불어 전남 도내 어느 군읍보다도 좌우간의 대립이 극심했던 고장이다. 그래서 해방 이후 내리, 실로 처절할 만큼 죽고 죽이는 혈전을 벌여왔다. 그 주 무대가 바로 태청산?불갑산?구수산을 잇는 산줄기 안과 밖 일대였다.
그런데 그 물러설 수 없는 싸움과는 상관없이, 단지 거기에 마을이 있고, 거기서 사람이 산다는 이유만으로 불을 지르고 쏘아 죽이는 일이 무법으로 자행되었다. 단지 총을 들고, 제복을 입었다는 그 역겹고 두려운 행색 그늘에 숨어서 말이다.
이 지방에서는 ‘동삼면’이란 말이 널리 쓰인다. 불갑산 동쪽에 자리한 해보?월야?나산 등 세 개 면을 가리키는데, 이 말이 보복과 집단학살을 상징하는 보통명사가 되었다. 거기서 벌어졌던 참극은 글로 기록하기조차 주저스러울 만큼 끔찍한 것들이었다.
왜 그랬을까? 누가 시킨 짓인가? 그 말미암음은 무엇인가? 또 과연 그렇게 밖에는 나아갈 길이 따로 없었던가? 그리고 그런 무자비함이 정말 우리 동족 간의 모순과 갈등만으로 빚어진 것이었던가?
그 일들을 더듬다 보면, 너무나 처참한 사실들에 부딪쳐 마냥 치를 떨게 된다. 그토록 엄청난 줄초상을 치르고도, 아직 우리는 소원의 문턱에도 다다르지 못했다.
동족이란 무엇이며, 계급이란 무엇인가? 그토록 많은 희생을 요구하는 조국이란 또 무엇인가? 살아있는 우리는 당대에 겪은 이 치떨리는 일들을 그냥 모르고 넘어가도 되는가? 잊고 넘겨도 되는 일인가?

함평읍에 군경이 진입한 것은 10월 23일의 일이다. 그러나 그 이전에 소수의 무장경찰이 열차편을 이용해서 들락거렸다. 10월 7일과 19일 두 차례에 걸쳐 읍내로 들어왔고, 그때 경찰서에 갇혀 있던 사람들을 풀어주었다. 그대로 눌러 있기에는 힘이 모자라 일단 무안 쪽으로 물러갔다. 그리고 정규군 병력이 진주하는 뒤를 따라 다시 들어온 것이다.
그 사이의 공백기를 빨치산들이 가만 놔두지 않았다. 창황히 후퇴하느라 할 일을 미처 못했던 이들은 재차 읍내로 들어와서 공공건물을 소각하고 통신시설들을 파괴했다. 군경들의 행정 수복을 지연시키려는 작전의 일환이었다.
경찰서 유치장에서 풀려난 우익인사들은 경찰들을 앞세워 입산자 가족들을 마구잡이로 죽이며 설치고 다녔다. 또 개별적으로 원한을 품고 지내던 사람들이 때를 만났다는 듯, 제각각 린치를 가하고 살인을 일삼으며 무법으로 날뛰었다. 많은 사람들이 살해되었다.
그러나 밤이면 산사람들이 내려와서 이들과 그 앞잡이들을 응징했다. 죽고 죽이는 앙갚음의 되풀이였다. 이와 같은 상극은 그 뒤에 벌어진 군인들의 집단살육 회오리 속에 마구 휩쓸려 들어가게 된다. 그 무법의 도가 지나쳐 이제는 명분도 목적도 없는 집단학살로 변모되어 가는 것이다. 그 시초는 군인들의 함평읍 진입 때부터다.
1950년 10월 22일 정오쯤. 완전무장한 일단의 군인들이 함평읍으로 들어가기 위해 남교 수호리 앞길을 행진하고 있었다. 그들이 학교 사거리 쪽 큰길로 오지 않은 것을 보면, 아마도 무안에서 엄다를 거치는 지름길을 택했던 모양이다. 좁은 길이었다. 벌써 두어 차례 눈이 내려서, 논둑길 그늘이나 벼 포기에는 녹다 만 눈이 허옇게 얼어 있었다.
길 양쪽에 산재한 마을사람들이 길에 나와서 태극기를 흔들며 이들을 환영했다. 그때 흰옷 차림의 중년부인이 그들 앞을 가로질러 해동마을 쪽으로 올라가는 것이 눈에 띄었다. 그 마을 뒤는 나지막한 언덕이다.
군인들은 그 자리에 멈추었다. 지휘관은 환영 나온 마을사람들을 위협하여 해산시켰다. 그러고는 해동마을을 포위하고, 다짜고짜 마을사람들을 밖으로 내몰았다. 영문도 모르고 논바닥에 쭈그리고 앉은 그들에게 총탄 세례가 퍼부어졌다. 이유도 묻지 않았고, 해명도 듣지 않았다. 19명의 해동마을 사람들이 그 자리에서 사살되었다. 물론 아까 그 부인도 죽었다. 이것이 그 뒤 동삼면 일원으로 번지는 학살극의 서막이다.
소속이 분명치 않은 이들 군인 집단은 이튿날 함평읍에 진입한다. 그러고는 이어서 영광읍을 향해 이동해 갔다. 함평읍을 되찾은 경찰들은 무장기동대를 편성해서 주요 면들의 행정 수복을 꾀한다. 그 과정에서 산간에 자리한 마을 주민들을 강제로 소개시키고, 그들이 떠난 빈 집들은 깡그리 불살랐다. 빨치산의 근거지를 없애고 지지 세력을 격리시키기 위해서다.
산야는 연기로 뒤덮였고 도처에서 학살이 자행되었다. 생활 근거를 빼앗기고 죽음의 공포에 내몰린 인민들은 살 길을 찾아 빨치산 근거지로 들어왔다. 그래서 불갑산 언저리와 태청산 기슭은 이들로 북적거렸다. 보복이 두려워서 산으로 들어온 입산자 가족들은 두말할 것도 없지만, 그들 속에 함께 어울린 피난민들의 고초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이들을 어루만지고, 이들로 하여금 추위와 굶주림을 극복토록 하려는 공작들이 각 면당들에 의해 진행되었다. 그런 일에는 여맹 등 사회단체 구성원들이 나섰다. 그러나 충분치는 못했다.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준비된 것은 적고, 주어야 할 사람들은 많았다. 게다가 시시각각 조여드는 침공의 위협이 따랐다.
그렇게 극복하고 싸우면서 단속을 강화하고 있을 무렵인 11월 말경에, 정규군 제20연대 제2대대 소속 제5중대 병력이 들어왔다. 이들은 해보면 소재지 금덕리에 자리를 잡았다.
이들은 문장 장터 바닥에 지하호를 파고 거기서 기거했다. 그리고 주변에 토치카와 초소들을 구축하고, 거기에 중화기를 배치해놓고 빨치산과 대치하게 되었다. 한편 경찰들도 이들의 엄호를 받으면서, 진주한 면 소재지 지서마다 목책을 두르고 토치카를 만들기에 바빴다. 인민들이 그 노역에 동원되었다.
--- pp.7~9

백아산 봉우리들은 하얗게 반짝인다. 그래서 ‘흰갈가마귀산’이라고 불린 듯한데, 인근에 적벽과 서드레바위 등 기암군과 맑게 흐르는 냇물이 어울려 고운 산천을 이룬다. 그래서 선녀들이 놀러 내려왔다가 돌아갈 날을 잊어버렸고, 그들을 데려오라고 보낸 사자들까지 함께 어울려 귀환을 거부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이런 설화에 걸맞게, 이 근방에서는 고인돌을 비롯한 고총들이 많이 발견되었고, 이곳저곳 볼 만한 경치가 지나는 이들의 시선을 끈다. 그 옛날 선비나 호족들이 살고 묻히기를 원했던 골다운 데가 역력하다.
그러나 해방 후의 백아산 일대는 그 빼어난 경관과는 사뭇 무관하게 상잔의 유혈이 낭자했다. 그 까닭은 그곳이 차지하는 위치와 그 형국, 그리고 그를 에워싼 군면들의 인민성 때문이다.
--- pp.62-63

전남 지방에는 ‘곡(谷)’ 자가 붙은 지명이 많다. 그런데 그 본딧말을 더듬어보면 ‘○실’ 또는 ‘○○실’로 되어 있고, 그 지방 사람들은 그 본딧말로 부르고 있다. 아마도 ‘실’이란 ‘골짜기’를 뜻하는 말인 성 부르고, 마을 이름에 ‘실’이 붙는 연유는 이러저러한 골 언저리나 그 들머리에 마을이 이룩되었음을 뜻하는 것 같다. 그토록 예쁜 원래 이름을 두고 어째서 한자 일색으로 매대기를 쳐버렸을까.
그 본딧말과 바꿔버린 한자명 몇 낱만 추린다.
논실―논곡(論谷), 다라실―월곡(月谷), 우무실―정곡(井谷), 숲실―임곡(林谷), 한실―대곡(大谷), 대실―죽곡(竹谷), 곰실―웅곡(熊谷) 등이다. 이 밖에 동(洞) 또는 치(峙)로 마구 바꿔놓은 데도 많다.
후곡(后谷)마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본딧말은 ‘모후실’이었다. ‘모후산 아랫마을’이란 뜻이렷다.
--- pp.198-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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