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안식월

안식월

: 열대 오지에서 보낸 한 달

김수영 저 / 박병혁 사진 | 황소자리 | 2008년 07월 1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4 리뷰 9건
정가
12,000
판매가
10,800 (10% 할인)
구매 시 참고사항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7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21쪽 | 346g | 152*196*20mm
ISBN13 9788991508453
ISBN10 8991508456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김수영
글을 쓴 김수영은 199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시인이다. 시집으로 《로빈슨 크루소를 생각하며, 술을》《오랜밤 이야기》>(창비)를 펴냈다. 현재 북한강변에서 두 딸과 함께 살고 있다. 한때 한겨레신문사에서 월급쟁이로 몇 년 버티다 프리랜서로 책 만들기를 시작, 13년 동안 100권 가까운 책을 만들었다. 일 중독 컴퓨터 중독으로 노트북을 안경처럼 끼고 살면서 늘 무슨 책을 만들까만 생각하고 있다. 5년 전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아!’를 외치며 남편과 두 딸과 함께 북한강변으로 이사를 했지만, 끝내 컴퓨터에서 해방되지 못했다. 지난해 안식월을 가진 이후부터 조금 헐렁헐렁하게 사는 듯한 냄새를 풍긴다. 여전히 노트북을 끼고 살지만 남의 글을 쓰지 않고, 자신만의 여행기나 기획서를 집필하면서 가끔은 여행을 하는 여유도 누린다.
사진 : 박병혁
사진을 찍은 박병혁은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다. 중앙대학교 사진학과와 신문방송대학원을 나온 그는 SADI INSTITUTE, 한양대 등에 출강하고 있다. 중국 둔황 시와 북경 시 홍보위원 겸 공식사진작가로 명예시민증도 가지고 있다. 15년 남짓 삼성 현대 두산 LG 등의 브로셔와 사사를 만들기도 했다. 국내의 내로라하는 기업과 서울시 및 정통부 등과 일을 하는 부동의 업계1위 ‘업자.’ 현재 ism PHOTOGRAPHY를 운영하고 있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만약 평생 동안 스테이크를 구워 접시에 담고 감자튀김을 얹어 내보내는 일을 한다면? 훌쩍 히피처럼 길을 떠난 고모는 바닷가 외딴 곳에서 10년 째 방 22개짜리 모텔을 운영하면서 그렇게 살고 있다. 쉰네 살에 시작한 새 일은 고모의 자유를 구속했지만 한편으론 안정을 선물했다. 소를 몰고 지나가는 낙농업자들이 고모의 손님으로, 고모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식당 문을 연다. --- p.17

무연히 창밖을 보거나 하늘을 보거나 꽃을 볼 때마다 콧등이 시큰해져왔다. 가끔을 울컥울컥 이유 없이 눈물이 솟기도 했다. 햇빛 아래 세상이 이렇게 티 없을 수 있다니!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순수하게 환한 것, 순수하게 밝은 것이 바로 내 눈앞에 있었다. --- p.28

마차로 10여 킬로 떨어진 교회까지 가는 데 60페소라고 했다. 시장까지 타고 온 자동차는 최소 130마력은 되는 일제 차였다. 차에는 3명이 탔지만 마차에는 시장에서 만난 덩치 좋은 라굼 청년까지 보태 4명이 탔다. 차나 마차나 달리는 속도는 비슷해 말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 지경이었다. 말이 달릴 때마다 가는 발목에 가해질 압력이 아팠다. --- p.39

뚜게가라오와 라굼에 머물면서 나의 기쁨이라고 명명한 행동 중 하나가 빨래였다. 하루이틀쯤은 빨래를 안 해도 여벌 옷이 있었지만 언제 비가 올지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빨래를 했다. 비는 스콜이라 잠깐 왔다가 사라지고, 햇빛이 강해 한 시간이면 바싹 마른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빨래를 미루지 않았다. 비축하지 않으면 안 되는 오래된 습관. 깨끗한 옷들과 타월을 가방에다 개어 넣고는 흐뭇한 미소를 짓곤 했다. --- p.42

그렇게 찾던 고립된 곳, 정신이 독립될 수 있는 곳, 오지에서 나는 만세 삼창을 부르기는커녕 걱정에 시달렸다. 만약 ‘나무로 잘 지어놓은 원주민 집에서 잘래, 모텔에서 잘래?’하고 물었다면 나는 모텔을 선택할 그릇밖에 안 된다는 것을 새삼 확인했다. --- p.63

40도 넘게 올라가는 낮 기온에 나는 축축 늘어졌고, 그래서인지 단 음식 생각이 간절했다. 매일 먹어온 초콜릿과 과자를 못 먹으니 그 대체품이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머릿속으로 코코넛떡을 그리며, 나는 터벅터벅 마을길을 가로질러 갔다. 단 음식을 못 먹어서 머리가 지끈지끈했다. 선교사님이 어디로 간다고 하면 나는 코코넛떡을 얻어오지 않을까 내심 기대를 했다(이건 일곱 살 이전의 버릇이 아니던가!). --- p.64

아이는 하늘이 내는 것으로 생각하고 열 명이든 열두 명이든 생기는 대로 낳는 어른들과, 정글 속 코코넛 나무나 바나나 나무처럼 저절로 자라는 아이들!
저절로 자라는 아이와 부모가 온갖 신경을 써가면서 키우는 아이들의 차이는 하늘과 땅만큼이나 크다. 그 땅에는 생기 없는 아이가 없었고 감정이 풍부하지 않은 눈이 없었다. --- p.74

덕분에 주인 없는 집에서 나는 주인처럼 편안히 지냈다.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가져다 쓰고 그 자리에 갖다놓으면 되었다. 밥을 먹을 때 밥그릇이 모자라면 옆집에서 가져왔다. 마을 사람들이 와서 고구마도 삶아주고 커피도 끓여주는 바람에 집주인이 없다고 불편한 게 하나도 없었다. --- p.81

고민 없는 세상에 섞여 있으면 시간도 천천히 흘러간다. 아침을 먹은 지 한참 된 것 같은데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초침을 뚫어져라 쳐다본 적도 있다. 그러나 초침은 정확하게 째깍 하고 움직였다. --- p.86

자연에서는 이정표가 없다. 결국 나는 정글을 코앞에 두고 단 한 발짝도 다가갈 수 없었다. 길이 없다는 것은 인적이 없다는 것. 인간이란 결국 서로 가까이서 바라보아야 하는 존재인 모양이었다. 사람들과의 관계가 아무리 지긋지긋하고 고통스러워도, 그 순간조차 우리는 서로 가까이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는지도 모른다. --- p.125

코코넛 나무 뿌리 근처에 앉아 나는 마흔이라는 나이를 생각하곤 했다. 상처를 드러내고 싶지 않아도 드러나는 나이다. 바닥을 드러내고 싶지 않지만 얇은 뿌리가 드러난다. 흔들려서는 안 되는 나이지만 폭풍 앞에 무력한 나이다. 안주하면 뿌리째 뽑혀버릴 수도 있는 나이다. --- p.148

달빛 아래서 어느새 모두들 잠이 들었다. 여기저기서 가볍게 코고는 소리가 들렸다. 내 몸 아래 있는 개마저 코를 골며 잤다. 잠은 곧 평화였다. 다행스럽게 그동안 나를 괴롭혀온 불면증도 서서히 달아나고 있었다. 땅에서 올라오는 흙 냄새, 개 냄새, 그리고 바람 냄새 속에 나는 눈을 감았다. 숨을 들이쉴 때마다 노란 달이 점점 더 부풀어 올랐다. --- p.152

비행기가 이륙할 때 그 시절의 막막함이 20년을 사이에 두고 전달되었다. 나는 다시 뚜게가라오에 가기 위해 집을 나선 것이었다. 빨간 코트를 입고 집을 나가던 그때. 혼자 있는 자유! 나 혼자라는 막막함은 가슴 밑바닥을 저릿저릿하게 만든다. 스무 살의 나는 그 막막함을 지독하게 사랑했다. --- p.159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부릅뜬 눈마저 감아야 하는 순간이 왔다. 말이 헤엄치기 위해 물 위로 떠오르려 한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깊은 물이 바닥처럼 말과 나를 받쳐주었다. 그 몇 분 동안 나는 말잡이에게 의지한 것도 아니고 말에게 의지한 것도 아니었다. 철저하게 혼자였다. --- p.174

이곳에서의 하루하루는 나만 문제들을 내려놓으면 한없는 평화의 나날이었다. 파란 하늘을 보거나, 오렌지 빛 석양을 보거나, 캄캄한 밤에 별을 보거나……. 아름답지 않은 것이 없었다. 교회 앞마당을 어슬렁거리기만 해도 즐거웠다. 게다가 교회 앞에는 내가 좋아하는 구멍가게가 있었다. 바퀴벌레가 솔아 구멍을 냈을 것 같은 먼지 앉은 과자봉지들이 빨래집게에 매달려 있었다. 알록달록한 과자봉지를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 p.207

비행기가 날아오르자 심장이 격하게 뛰다 못해 뻐근하게 아파왔다. 나를 닮아 웃을 때 잇몸이 보이는 큰아이와 남편을 닮은 작은아이. 비행기는 기류에 흔들렸고 마닐라에는 한 시간 반이나 늦게 도착했다. 먹은 것도 없는데 위액까지 모두 토해냈다. 공항에서는 가이드인 롤링이 기다리고 있었다. 롤링은 “아유 오케이?” 하고 거듭 물었다. 괜찮다고 대답은 했지만 사실은 괜찮지 않았다. 심장 뛰는 소리가 너무나 크게 들려 덜컥 멈추지 않을까 겁이 났다.
--- p.216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삶이 너무 많이 뒤틀려 있다는 걸 깨달았을 때, 나는 훌쩍 떠났다.
명민한 그녀는 감춰진 실력파 시인이자, 우리나라에서 제일 잘 나가던 ‘대필업자’였다. 최고의 권력자와 유명 연예인의 에세이, 건강서 베스트셀러 교육서에 이르기까지 10여 년 간 생존을 위해 달리던 인생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빡빡하게 살아온 삶을 되짚어보고 자기만의 삶을 찾기 위해 필리핀 정글로 떠난 그녀. 원시의 자연이 펼쳐진 그곳에 어떤 홀림, 끌림이 있어 갔을까?
생존의 속도를 늦추고 인생을 바꿔가는 그녀만의 이야기. 누군가에게 혹은 그대에게 영감을 주고, 삶을 변화시킬 에너지가 되고, 치유가 될 수 있으리라.
신현림 (시인, 사진가)

회원리뷰 (7건) 회원리뷰 이동

한줄평 (2건) 한줄평 이동

총 평점 8.0점 8.0 / 10.0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  모바일 쿠폰의 경우 유효기간(발행 후 1년) 내 등록하지 않은 상품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모바일 쿠폰 등록 후 취소/환불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절판 상태입니다.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