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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꽃밭

검은 꽃밭

[ 양장 ] 애지시선-021이동
윤은경 | 애지 | 2008년 07월 03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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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7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96쪽 | 206g | 127*194*15mm
ISBN13 9788992219150
ISBN10 8992219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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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경은 “그믐달처럼 여위었다” 그러나 그의 시는 “죽음 전엔 내려놓을 수 없는 지상의 무게”를 너끈하게 들어올리는 힘, “한 줄기 엷은 향기”를 지녔다. 그것은 또한 “걸음마다 딱딱거리며 뼈마디가” 우는 몸으로 “하염없는 모래언덕”, 그 ‘흰 땅’을 걸어내는 주술이다.
윤회를 믿는 삶은 슬프다. 아니다, 그렇지 않다. 시인은 이미 “여러 번의 생을” 산 적 있고, 거기에다 “저 식물이 의지한 수천 년의 기억”까지도 생생하여 “슬픔으로 바라보는 내 눈을 믿지 말자”고 자신을 일깨운다.
“모래 아닌 삶도 모래 아닌 죽음도 없”다면, “다시 와야 할” ‘땅’이요, 시간이라면 도대체 급할 게 무언가. 지금, 바로 여기, 한 시오리 길. “노리실 가는 재 너머 풀숲”쯤 가서 “지상은 왜 이리 깊은 것이냐” 한 번 묻고, 또 “애 터지게, 느리게,” 돌아올 일이다.
-문인수(시인)-

“날개들은 수 천리 먼길을 간다/한줄기 엷은 향기만으로 도르래처럼 지상을 들어올린다”(‘날개’)의 표현처럼 윤은경의 감성은 나비같이 연약하나 무거운 메시지를 들어올린다. 윤 시인의 감성은 사람들의 눈이 미치지 않는 곳, 폐사지 같은 풍경에서 빛이 난다. “백주 대낮이 검다는 것”(‘침묵’),“저 식물이 의지한 수 천년의 기억”(‘결단’) “‘꽃 피는 一瞬과 꽃 지는 一瞬사이 방심하여 놓쳐버린 그대의 손”(‘시월에’)같은 표현이 白眉다. 시인의 눈은 꽃과 같은 가벼운 걸음으로 사물에 닿으나 그 마음은 “하늘에 곰보자국처럼 찍히는 늙은 별의 발자국”처럼 무겁다. “오래 나가 있는 것들을/하나 하나 불러들이는 먼 집”(‘생가’)처럼 시인의 어두운 마음이 詩집을 이루었다.
-김백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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