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개 같은 속도로 정상에 올랐다. 얌브랜드의 CEO가 되었을 때 나는 겨우 마흔여섯 살이었다. 순탄한 과정만은 아니었다. 어린 시절을 유목민처럼 보낸 트레일러파크 출신이 그 같은 멋진 기회를 잡으리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는가? 나 역시 절대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어린 시절 무엇이 되고 싶냐고 누가 물었다면,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야구선수나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했을 테고, 어쩌면 아버지의 뒤를 이어 정부조사관 같은 직업을 들먹였을지도 모른다. 지금 같은 직책은 전혀 생각도 못했다. 사람의 능력은 정말 자신도 모른다. --- p.21, 트레일러파크 시절
나는 고객이 즐거우면 모두가 즐겁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고객은 매출을 좌우하고 매출은 성공을 감지할 수 있는 확실한 수단이다. 고객이 즐거우면 종업원이 즐겁고, 매니저가 즐겁고, CEO가 즐겁고, 궁극적으로 투자자가 즐거워진다. 물론 이런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또한 피자헛의 판촉상품이나 마케팅 방법이 외식업계에선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아이디어였다. 그러나 아는 것과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다르다. 내가 가기 전까지 피자헛에서 그런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긴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우리 팀은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요소에 주목하기 시작했고, 그런 요소를 우리에게 유리하게 만들었다. 우리의 아이디어는 대단한 위력을 발휘하며 피자헛에서도 이런 것이 통한다는 사실을 멋지게 입증했다.--- pp.
73-74, 열정과 야망의 나날들
입사해서 오랜 세월 동안 언젠가 사장이 되겠다고 목표를 잡았다면 평소에 되고 싶은 사장의 모습을 좀 생각해둘 수도 있었을 텐데 나는 전혀 그렇지 못했다. 변명 같지만 나는 늘 어떤 일과 마주치는 순간에 곧바로 핵심을 향해 달려들곤 했다. ...
내가 결정권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사정이 달라지지는 않았다. 나는 나일뿐이다. 늘 적극적이고 낙천적인 모습 그대로 그들과 함께 하자는 생각이 스쳤다. 그 순간 내가 결코 ‘데이비드 노박 사장’이 될 수 없음을 깨달았다. 나는 ‘어쩌다 사장이 된 데이비드 노박’이어야 했다. 그토록 꿈꾸어왔던 사장직이지만, 사장으로서 갖추어야 할 모든 것에 대해 더 이상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아주 사소한 일처럼 보일지라도 그것은 내게 큰 문제였고, 그때의 깨달음은 그 이후로 쭉 내 모든 행동에 영향을 미쳤다. 위대한 리더가 되는 첫 번째 원칙은 바로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이다.--- pp.
120-121, KFC 사장이 되다
KFC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정보기술부장이 부서 사람들에게 옛날 코미디에서나 볼 수 있는 고무치킨 인형을 공로상으로 나누어주는 것을 보았다. 그 아이디어가 너무 마음에 들어 나는 노골적으로 사장직을 내세워 그 아이디어를 강탈했다!
지금도 나는 서류가방에 고무치킨 인형을 몇 개 넣어가지고 다니다가, 매장에 들어가 미리 점 찍어둔 직원에게 다가가 내 소개를 한다. 그런 다음 “여기 총지배인 말이 당신이 일을 아주 잘한다고 칭찬하더군요. 당신 덕분에 화합이 잘 된다고 했어요. 그래서 이걸 드립니다”라고 말하고는 고무치킨 인형을 건넨다. ... 그런 다음, 둘이 같이 사진을 찍고 말한다.
“현상하면 사진을 보내줄게요. 하지만 루이빌에 올 일이 있으면 내 사무실에 한 번 들러요. 내 방에 당신 사진이 어디 붙어 있는지 찾아볼 겸.”
상이라고 해도 고무치킨 인형을 먹을 수는 없으니까 나는 빳빳한 100달러짜리 지폐가 들어있는 봉투를 건넨다. 그때 그들의 표정은 본 사람만이 안다. 하지만 그들이 나보다 즐거울 수는 없다. 피트 하먼이 내게 가르쳐 준 것처럼, 주는 것이 곧 받는 것이다.
유능한 기술자였던 척 그랜트가 세상을 떠났을 때였다. 그의 관 옆에 고무치킨 인형이 놓여 있었다. 부인 말이 남편이 죽기 전에 그 치킨을 관에 넣어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상으로 받은 고무치킨 인형을 영원히 가져가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인정의 힘은 이리도 대단한 것이다. --- p.133, KFC 사장이 되다
언젠가 독일 기자 한 명이 내게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다.
“매장에서 하는 일 자체가 좀 그래서 누가 그런 일을 오래 하려 할지 의문이군요.”
그녀는 매장 내에서 일하는 계산대 직원, 조리사, 매장 직원 등을 지적했다. 보수가 넉넉한 직책이 아니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나는 그녀의 말에 동의할 수 없었다. 트레이닝을 거친 우리 직원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게 되든 상관없이, 그들이 평생 지니고 갈 기본적인 인생의 기술을 배운다. 우리 회사를 거쳐 간 직원들 중에는 의사, 변호사, 수의사, 교사 등 모든 종류의 전문가가 포함되어 있다. 우리는 그들이 훌륭한 전문가가 되는 데 작은 발판을 만들어주었다고 자부한다. --- p.257, 고객 마니아
도대체 얼마나 더 배워야 제대로 일을 할 수 있을지 나도 헤아리기 어렵다. 그래서일까. 아침에 일어나 직장에 갈 때만 되면 오늘은 무얼 배울까 하는 생각에 여전히 마음이 설렌다. 회사가 발족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본격적인 도전은 이제부터 시작되는 기분이다. 사업은 결코 도달할 수 없는 목적지를 향한 여정이라는 점, 그 점이 참 감사하다. 올라야 할 산이 또 있어야 계속 전진하게 되기 때문이다.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다. 그래서 이젠 끝나지 않는 사업, 미래에 대한 우리의 희망과 꿈을 이야기해보고 싶다.
--- pp.298-299, 멈추지 않는 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