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사학과와 같은 과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훔볼트 대학과 자유베를린 대학에서 역사학을 연구했다. 고려대학교 강사와 자유베를린 대학 비교사회사연구소 객원 연구원을 거쳐 지금은 국립순천대학교 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서양사학회 이사, 한국사학사학회 이사로 활동했다. 저서로는 『마르크스의 역사적 유믈론과 역사 발전론』『근대 세계체제론의 역사적 이해』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역사의 이론』『비코와 헤르더』(공역)등이 있다.
마르크스주의자, 또는 일반적으로는 사회주의자들은 노동 운동이 성장하면서부터 민중사에 흥미를 가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것이 보통 사람들의, 특히 노동 계급의 역사를 연구하도록 매우 강하게 자극하기는 했지만, 어떤 측면에서는 사회주의자 역사가들의 눈을 매우 효과적으로 가리기도 했다. 왜냐하면 자연히 사회주의자 역사가들은 그냥 보통 사람들이 아니라, 운동의 선구자로 간주될 수 있는 보통 사람들을 연구하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이다. 즉 보통 노동자가 아니라 차티스트 운동가, 노동조합주의자, 노동 운동의 투사들을 연구한 것이다. 그리고 사회주의자 역사가들은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도했고, 노동자들은 진정한 의미에서 '대표했던' 운동과 조직의 역사가 보통 사람들의 역사 자체를 대신할 수 있다고 상정하려는 유혹도 당연히 받았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1916~1921년에 아일랜드 혁명의 역사는 아일랜드공화국군, 시민군, 아일랜드수송노동조합, 또는 신페인 당의 역사와 동일시될 수 없다. 독자들이 민중들에게 얼마나 많은 일들이 있었는가를 알려면 이 시기의 더블린 슬럼 생활을 다룬 오케이시의 위대한 희곡을 읽어야만 한다. 좌파들은 1950년대가 되어서야 비로소 편협한 접근 방식에서 해방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