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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의 고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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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7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92쪽 | 291g | 135*205*12mm
ISBN13 9788992263351
ISBN10 899226335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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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아버지가 외교관이라던 녀석 기억나지? 그거 다 뻥이었대.”
“뻥? 무슨 소리야?”
“반장네 집 화장실이 고장 나 사람을 불렀대. 그런데 녀석이 나타난 거야. 자기 아버지하고. 왠지 그럴 것 같더라니까.”
K는 반장에게 가서 아이의 말을 확인했다. 사실이었다. 반장은 정신 나간 놈이라며 큰 소리로 웃었다. 그 순간 K는 무엇을 했는가? 후회를 했다. 녀석의 노트에 썼던 그 말, 너는 친구도 아니라는 그 말을 가슴을 치며 후회했다. --- p.40~41


K는 살고 싶은 국가에 사는 게 아니라 살 수밖에 없는 국가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뼈아프게 깨닫는다. ‘어쩔 수 없이 살아야 하는 국가’에 기적이란 없다. 그래서 K는 절망한다. …… K는 체육 선생이 그립다. 체육 선생이 일으켰던 그 작고 완벽했던 기적이 정말로 그립다. 글에 절망하고 국가에 절망한 K는 그 시절이 정말, 그립다. --- p.48~49


시간의 흔적을 살필 만한 유적으로 성벽만 한 곳은 없다. 성벽엔 세 개의 다른 시간대가 존재한다. 태조 때 축성된 성벽은 세종 때와 숙종 때에 대대적인 보수가 이루어졌다. …… 어떤 성벽이 더 나은가, 라고 묻는 건 우문이다. 성벽의 존재 이유는 버티는 것이다. 여태까지 버티고 남아 있는 한 성벽의 순위를 가리는 건 무의미하다. --- p.114~116

넌 늘 그랬어. 꽁무니를 빼고 도망 다니는 게 네 전공이잖아. --- p.131

교사는 낡아 보였다. 조물주가 세게 불면 훅 하고 한 방에 날아갈 듯했다. 교실은 더 위태로우리라. 바람 앞의 등불도 못 되리라. 거친 바다에 뜬 구명정은 더더욱 못 되리라. 살아남는다는 건 더더욱 힘든 일이 되리라.

K는 가래침을 확 뱉었다. 그러곤 돌아서서 세상으로 나아갔다.
--- p.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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