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011년부터 현재까지 약 1,000명 정도의 사교육 관계자(학원장·학원강사·과외강사·상담전문가)에게 입시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학부모와 직접 만나 상담해야 하는 사교육 관계자에게도 현행 입시는 복잡하고 다양해서 곤혹스럽습니다. 학부모 입시 상담을 잘할 수 있도록 입시 강의를 해주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습니다. 몇 군데 교육청 초청으로 학교 현장에서 학생을 지도하는 진로진학담당교사 연수 현장에서 강의를 하기도 했습니다.
대치동 최고의 입시 컨설턴트보다 더 열정적이고 뛰어난 학교 진학담당교사부터 초보 학부모보다 못한 진학담당교사까지 다양한 분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학원과 학교에서 학부모 설명회, 학부모 입시교실을 진행했습니다. 해당 자녀에게 가장 적합한 전형이 무엇인지, 그 전형으로 합격하기 위해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를 찾아드렸습니다. 강연을 진행할 때마다 입시를 모르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쉽게 입시를 이해시킬 수 있는 책을 한 권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책은 그 생각의 실천입니다. 책은 학부모 입시교실 등에서 반응이 좋았던 내용과 정말 중요한데도 간과되고 있는 내용 위주로 정리했습니다.
특히 현행 입시의 대세로 떠오른 학생부종합전형에 특별히 많은 분량을 할애해서 최대한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입시에 대해서 하나도 모르는 분들께 설명하듯 친절히 기록했습니다. 제가 진행하는 학부모 입시교실의 슬로건은 ‘학교에서, 학원에서 입시 상담 받을 때 제대로 된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수준 정도는 되자’입니다. 이 책을 읽는다고 입시 고수가 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카더라 통신’에 흔들리지 않을 정도의 실력을 갖추도록 도와드릴 수는 있습니다.
--- p.6~7, [머리말: 공부는 학생이 입시는 부모가]
내신과 관련해서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희망하는 전형의 내신 비중이 높든 낮든 간에 내신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내신 점수를 중요하게 보지 않는 전형에 지원한다고 할지라도 내신 그 자체는 중요합니다. 내신이 좋지 못한 학생은 ‘보이지 않는 3가지’가 문제가 되기 때문입니다. 첫째, 교육과정에 속해 있는 기본적인 공부가 제대로 안 되어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내신은 교육과정에 속한 개념과 그 응용만을 묻기 때문입니다. 둘째, 공부 습관이나 시험 대비 학습이 잘 안 되어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중간고사 시험 대비 3주간에 집중적으로 제대로 공부했다면 내신이 많이 나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내신 관리가 안 되어 있다는 것은 공부 습관의 문제거나, 시험 기간에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능력이 부족하다거나, 자기관리를 잘하지 못하는 학생이란 뜻입니다. 셋째, 시험이라는 승부의 세계에 강하지 못하다는 증거입니다. 내신이라는 작은 전투에서도 승리를 못한다면 수능이나 논술 같은 더 큰 전쟁에서 승리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내신만 봐도 그 외 전형에서 경쟁력이 있을지 없을지를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내신은 이미 망쳤기 때문에 포기하고 정시(수능전형)로 대학 가겠다고 하는 말도 잘못된 말입니다.
수능 잘 봐서 대학 가려면 내신(여기서는 국·영·수·탐 같은 주요 과목만) 공부를 더 철저히 해야 합니다. 내신과 수능은 교집합이 70퍼센트 가까이 되는 아주 친밀한, 그러나 같지 않은 시험입니다. 내신을 놓치면 수능도 놓치기 십상입니다. 그러므로 내신 공부를 끝까지 놓아서는 안 됩니다.
--- p.33~34, [1교시: 지원 전형별 맞춤 내신 전략]
학생부의 항목은 2015년까지 중학교 9개 항목, 고등학교 10개 항목이었습니다. 그런데 중학교에 자유학기 기재사항이 항목에 추가되어 이제는 중고등학교 구분 없이 모두 10개 항목입니다. 고등학교 학생부에는 중학교 학생부에 없는 ‘자격증 및 인증 취득사항’이라는 항목이 있습니다. 학생부 기록에 관한 내용은 전적으로 교사의 작성 영역이었기 때문에 학생이나 학부모는 알 필요가 없었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습니다. 또 현실적으로, 학년 말에 선생님이 학생부에 수정할 내용이 있으면 알려달라고 하는데, 부모가 학생부를 하나도 볼 줄 모르면 그런 기회를 놓치고 맙니다. 학생부는 단순히 학교생활을 기록하는 기능도 있지만,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진학하려는 학생에게는 자신의 고등학교생활을 입증하는 핵심 서류의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학생부의 각 항목을 반드시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 p.53~54, [2교시: 학생부종합전형 특강]
자기소개서 작성 ‘꿀팁’ 3가지
1 나 중심이 아니라 상대방 중심으로 접근하라
자기소개서는 독자가 분명한 글이고, 그 독자를 설득시키려는 목적을 가진 글이라고 앞서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므로 상대방이 관심을 가질 정보 중심으로 작성해야 합니다. 자기가 쓰고 싶은 내용을 쓰는 게 아니라 (대학에서) 쓰길 원하는 것을 써야 합니다. 이게 바로 문항 분석이 중요한 이유고 문항 분석이 되기 전에 내용부터 채우면 좋지 않은 자기소개서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반드시 무엇을, 왜 쓰라고 하는지 파악하고 쓰세요. 결론적으로 ‘왜 그 대학에 가고 싶은지’가 아니라 ‘왜 그 대학이 나를 뽑아야 하는지’를 잘 설명해야 합니다.
2 구체적 수치를 포함시켜라
입학사정관을 설득시키기 위해서는 설득력을 높여야 합니다.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신뢰도를 높여야 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글 속에 구체적 수치를 포함시키는 것입니다. ‘중간고사를 망쳐서 오랫동안 노력했다’보다는 ‘중간고사 직후부터 기말고사 직전까지 하루 3시간씩 교과서와 보충 교재 지문을 통째로 암기했다’는 식으로 구체적 수치를 제시하는 게 좋습니다.
3 말하기가 아니라 보여주기 방식으로 글을 써라
일반적으로, 학생이 처음 쓴 자기소개서에서는 ‘말하기식 글쓰기’가 눈에 띕니다. 예를 들면, ‘저는 배려심이 뛰어난 학생입니다’와 같은 표현입니다. 자신의 배려로 타인에게 도움을 준 사례를 보여줘서 입학사정관이 ‘이 학생은 다른 학생에 비해 배려심이 많군’ 하고 평가할 수 있게 해줘야 하는데, 학생이 직접 자기 자랑을 하는 셈입니다. 이런 식의 글쓰기는 곤란합니다. 자기소개서에는 실제 사례를 들어 ‘보여주기식 글쓰기’를 해야 합니다.
--- p.128~129, [3교시: 합격으로 가는 자기소개서 작성법 특강]
해당 고등학교에서 제출된 서류만으로 학생을 선발하지 않고 면접을 거쳐 최종 선발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크게 2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제출 서류의 진위 여부 파악’입니다. 쉽게 말해 ‘허위·과장’된 기록이 있나 확인하는 것입니다. 읽지도 않은 책을 학생부 독서란에 기록했다거나, 실험을 주도적으로 진행했다고 적혀 있는데 실제로 그러했는지, 오히려 지원자보다 함께했던 동아리 친구가 더 적극적으로 활동을 했는지 등을 면접을 통해 확인해보려는 것입니다. 자기소개서에서 요구하는 내용이라 적긴 적어냈는데 실제와 다른 내용이 있는지를 검증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변별력 확보’입니다.
첫 번째 이유도 중요한 이유이지만 두 번째 이유 역시 누군가는 합격시켜야 하고 누군가는 불합격시켜야 하는 면접관에게는 필수적인 이유가 되겠지요. 제출 서류를 바탕으로 한 면접을 통해 해당 학교의 인재상에 더 적합한 학생을 뽑는, ‘우수 학생 선발’이라는 학교 고유의 목적에 충실하려고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변별력 있는 면접을 실시할 수밖에 없지요. 그러다 보니 면접이 어렵다는 말도 나오는 겁니다. 면접은 학생부교과전형에서도 일부 시행하고 있지만, 주로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실시합니다. 예를 들어 한양대학교 학생부교과전형에서는 1단계 교과 100퍼센트로 모집 정원의 3배수를 선발하고, 이렇게 선발된 인원을 대상으로 2단계 면접 100퍼센트 전형을 실시합니다.
즉, 내신 성적이 아주 좋아야만 1단계에서 통과되지만, 정작 2단계에서는 내신 성적이 아무리 좋아도 면접 성적이 좋아야 합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특기자전형에도 2단계에 면접이 있는 학교가 많습니다. 어학특기자 같은 경우에는 영어 면접까지 있는 학교도 있고요. 정시에서는 교육대학교에 면접이 있습니다. 서울교육대학교는 1단계에 면접 비중이 30퍼센트고 다른 교육대학교는 2단계에 면접이 있습니다. 면접은 학생부종합전형에서 1차 서류 평가 후 2차에서 실시하는 대표적인 전형요소입니다.
--- p.133~134, [4교시: 면접관의 마음을 사로잡는 면접 특강]
인 서울을 목표로 하는 학생이라면 논술에 어떻게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할지 고민해야 합니다. 내신 선발하는 인원과 거의 맞먹는 인원을 선발하는데 ‘논술은 어차피 특목고나 자사고 학생들이 다 붙는 거래, 일반고 중에는 붙는 학생을 못 봤어’ 하고 그냥 넘기기엔 그 인원이 너무 많지 않나요? 물론 전국 대학으로 확대하면 14만 명(교과) 대 1만 5,000명(논술)으로 거의 10배나 차이가 납니다. 이 말은 결국 논술은 인 서울에서 많이 뽑고 교과전형은 지방(14만 명 중 13만 명 정도를)에서 많이 뽑는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논술 실시 대학 중 지방 소재 대학은 지방거점 국립대학인 부산대학교, 경북대학교 정도고, 울산대학교는 의예과 정도만 논술로 선발합니다. 그 나머지는 서울 소재 대학과 경기권 일부 대학이 논술전형을 실시합니다. 따라서 첫 질문인 ‘논술전형에는 누가 관심을 가져야 할까’의 답은 ‘인 서울+지방거점 국립대학’이 목표인 학생입니다.
--- p.160, [5교시: 내신 극복을 위한 무기, 논술 특강]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