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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긷는 소리

물 긷는 소리

: 장석남 산문집

장석남 | 해토 | 2008년 07월 2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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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7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22쪽 | 531g | 148*210*30mm
ISBN13 9788990978721
ISBN10 8990978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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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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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평범하고 가장 지루하고 가장 심심한 세계 속에 그러나 가장 긴장되고 가장 아프고 가장 깊은 세계가 한 겹 혹은 여러 겹 같이한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일은 일종의 마음의 혁명이 아닐까. 시라는 것은 그러한 세계를 되짚어주는 일일지 모른다.
개는 혼자 있을 때 산 위에 달이 떠올라오는 것을 보면서 짖을지도 모른다. 처음 보는 풍경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생각으로는 개가 바보라고 여길지 모른다. 심지어는 그 달이 자신을 공격할지도 모른다고 겁에 질려서 숨어버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좀 더 지나면 곧 달이 뜨고 지는 것이 얼음이 얼었다 녹는 것처럼 아무렇지도 않은 것이라는 걸 알게 될 것이다.
달을 보면서 짖는 개를 시적인 그림으로 상상해 보면서 과연 달이 떠오르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은 일일까 다시금 생각해 본다. 그것은 짖지 않아도 되는 일일까? 아무렇지도 않은 일이 아니다. 그것은 한 우주의 맥박이요 탄생이요 죽음이요 싸움이요 기쁨이다. 과연 목이 터져라고 짖어도 시원치 않은 무엇이 그 현상 속에는 있는 것이다. 그렇듯 시는 우리를 그러한 일상의 낯선 곳에 홀로 서 있게 하는 것이다. --- “일상의 낯선 곳” 중에서

새로운 나의 거처엔 잣나무들이 있어서 간혹 청솔모들이 잣을 떨어뜨린다. 그것들을 주어다가 돌 위에 놓고 작은 돌들로 깨보면 그 속에 벌써 여물어 들어가는 잣들이 가득 들어 있다. 다시 그것들을 깨보면 그 안에서 향기로운 솔향을 풍기면서 씨앗들이 나온다. 입에 넣어보면서 이 기름들이 다 어디서 온 것인가 생각해본다. 참으로 신기한 노릇이 아닌가. 땅 속 어디에 기름들이 있단 말인가? 저 햇빛 속 어디에 있단 말인가? 바람 속 어디에 그것들이 있단 말인가? 그러나 있으니 이것들이 맺혀진 것 아닌가. 그중 햇빛이 가장 중요한 일을 했을 것임을 과학자가 아니어도 직감으로 알 만하다. 내 입으로 들어간 것은 찬란한 햇빛의 알갱이들이요, 속삭임들이요, 때론 지난여름 볕의 그것처럼 불덩어리이기도 했을 것이다. (중략)
이불을 걷고 대신 저녁 햇빛에 마음을 내어 말린다. 그동안 젖어들었을지 모른 탐욕이나 슬픔이나 증오가 있다면 다 말려야 한다. 우리는 이 저녁빛을 따라 나서서 저 우주의 어느 골짜기로 끝내는 가야 할 존재라는 사실의 발견은 햇빛을 바라보면서 해야 할 가장 큰 발견인지 모른다. 가을볕에 씨앗들을 말리듯이 또 젖은 이부자리들을 말리듯이 우리 마음들도 다 말려놓아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썩지 않게 우리를 살리는 것이므로. --- “햇빛의 일” 중에서

대합실에서 사람들이 짓는 표정은 여느 장소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 마중을 하는 사람이든 전송을 하는 사람이든 심지 아래에서는 뭔가 쉬 짐작키 어려운 감정의 즙액들이 부지런히 오르내리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짧게 “빵!” 하고는 화물차가 들어온다. 혹 딴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를 역무원을 깨우는 신호다. 다른 누가 들을 필요는 전혀 없는 소리이므로 그저 서로 아는 사이끼리의 인사라고 해도 되겠다. 그 짧은 기적 속에는 아주 긴 여운이 번져 나간다. 여러 다발의 이야깃거리들이 그 기적 속에서 느껴진다. 지난 명절은 어떠했는가, 노모의 건강은 어떠하신가, 새로 사귄 여자친구는 부인에게 들키지 않았는가, 지난번 언짢았던 일은 잊어주기 바란다와 같은 간절함에서 가볍고 싱거우나 또한 인생 전체로 보면 중요한 농담에 이르기까지 만화경 속처럼 여러 빛을 발하는 말들이 함축되어 그 속에 숨어 있다.
이러한 자그만 간이역을 사랑하지 않을 도리란 없다. (중략)
조금씩 성애가 짙어져가는 대합실의 북쪽 유리창에 희미하게 반달이 걸렸다. 저 달은 여물어서 대보름이 된다. 헌데 나는 누구도 맞이한 사람이 없었으니 사람의 일생이란 참 이상한 국면도 있는 것이라고 뒤늦게 나는 중얼거린다. --- “간이역에서” 중에서

모든 좋은 시는 그렇다. 몸(체험)이 움직이고 그 움직임, 울림, 파동이 의식에까지 미칠 때 좋은 시다. 그때 그 시는 그 시와 관계된 생을 뒤집어놓을 수도 있다. 아니 엄밀하게는 그래야만 비로소 시라고 할 수 있으리라. 그러나 시에 관한 일체의 말은 다 필요 없는 이야기다. 그저 시가 ‘시’였다면 ‘이미’ 그러했을 것이므로.
--- “조그만 집짓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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