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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위새의 노래

키위새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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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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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8년 08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398쪽 | 400g | 128*188*30mm
ISBN13 9788951025679
ISBN10 8951025675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때로는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되는 경우도 있어요. 스스로 안에만 가둬두려고 하면 정말 큰일이지만, 저처럼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털어놓아도 별 문제가 되지 않는 일이라면 털어놓으세요. 그것이 정신건강에 좋아요.”
자상하면서도 편안한 목소리였다. 동시에 거부할 수 없는 힘이 들어간 목소리이기도 했다. 미소는 고개를 돌려 남자를 똑바로 응시했다.
“그런 비밀을 갖고 계신가요?”
뜻밖의 질문을 받은 용기였다. 그는 여자에게 자신이 뱉은 말이 실은 자기 스스로를 위로하는 말임을 깨달았다. 그 또한 지독한 상처를 지닌 채 밖으로 토해내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용기는 미소를 향해 슬픈 미소를 지어 보였다.
“네, 저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슴에 큰 상처를 가지고 사는 사람의 마음을 누구보다도 잘 파악할 수 있죠. 또한 그 치료법을 알면서도 쉽게 자신을 드러내지 못한다는 것도 알고요. 그렇지 않나요?”
남자의 말에 미소는 가슴에 견고하게 쌓아두었던 벽들이 조금씩 금이 가는 것을 느꼈다. 이상했다. 처음 본 남자인데 왜 이런 마음이 드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한 가지만은 확실하게 와 닿았다. 자신 역시 숨을 쉬고 사는 인간이었음을, 세상 속에서 사람들과 어울려 부대끼며 살아가는 한 여자였음을…….
* * *
“미소야…….”
용기의 입을 통해 불리는 자신의 이름이 낯설었다. 또한 묘한 설렘으로 다가왔다.
아, 이런 느낌이구나. 마음을 준 남자에게 이름이 불리고 시선을 받는다는 건…….
“사람은 누구나 가슴에 몇 개씩의 돌을 얹고 살아. 그건 어떤 사람이나 마찬가지야. 각자 느끼기에 따라서 그 돌이 무겁기도 하고 가볍기도 하겠지만 대부분은 비슷해. 문제는, 그 돌덩이를 어떻게 가지고 살아가는가 하는 거야. 나 또한 고통에 무딘 인간이 아니기에 많이 힘들어. 시도 때도 없이 존재감을 일깨우는 그 돌덩이로 인해 여전히 고통을 겪고 있고. 하지만 우리 스스로 그 돌을 가볍게 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게 아닐까? 한꺼번에는 아니더라도 조금씩 내 마음에 있는 돌을 깨가면서 그 빈자리를 다른 무엇으로 채운다면 덜 힘들 거야. 우리 그렇게 노력하자.”
미소는 콧등이 시큰거리고 눈물이 고이는 걸 느꼈다. 그에 비하면 자신은 얼마나 못난 사람인가. 그는 그런 큰 고통을 겪고도 이렇게 의연할 수 있는데 자신은…….
누구나 한 번씩 겪는 부모님의 죽음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자신이 오랜 세월 힘들어했던 기억도…….
미소는 용기의, 이름과 딱 어울리는 모습에 더욱 힘을 얻었다. 그는 자신의 이름이 스스로에게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 알고 있을까? 차용기, 그야말로 최고의 용기를 가진 사람이었다.
--- 본문 중에서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서울에서 자리를 잡고 일하던 미소는 어느 날 어머니로부터 전화를 받는다.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말에 고심 끝에 고향으로 향하는 그녀. 그러나 고향에 얽힌 어린 시절의 어두운 기억은 그녀를 잡고 쉽게 놓아주지 않는다. 차마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으로 고향행 버스에 몸을 실은 그녀는 우연히 터미널에서 만난 용기와 나란히 자리에 앉게 되고 그의 다정한 말에 자신도 모르게 그에게 마음을 열어간다. 한편, 아내의 죽음으로 역시 아픈 기억을 갖고 있는 용기는 휴식을 위해 고향으로 가는 길에 만난 미소에게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끌림을 깨닫게 된다.

그러던 중, 스토커에게 생명의 위협을 받는 미소. 그 일로 용기와 미소는 한층 더 가까워지고 서서히 드러나는 미소의 충격적인 과거에 용기는 그녀를 지키기 위해 곁에 머무른다. 그러는 사이, 그녀의 주변으로 과거와 얽힌 사건들이 하나 둘 터지기 시작하고 미소는 떠오르는 기억에 괴로워한다. 그러나 용기와 함께 하면서 깊은 마음의 상처를 조금씩 치료해나가고 용기 역시 그녀를 통해 과거의 상처를 치유해나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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