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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트 The Beast 1

비스트 The Beast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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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8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368쪽 | 498g | 128*188*30mm
ISBN13 9788992723343
ISBN10 8992723342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노친네는 조직을 이끄는 수장답게 당황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여유롭게 팔짱까지 낀 채 자리에 그대로 앉아 상황을 주시했다. 필시 자신의 조직원들이 혼란스런 상황을 어렵지 않게 진압할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어둠 속에서 소리 없이 노친네의 등 뒤로 다가갔다. 등 뒤에 서서 정수리 부분의 머리카락들이 거의 대부분 빠져버린 노친네의 머리를 내려다보았지만 증오는 일지 않았다.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평온했다. 맹수는 사냥할 먹잇감을 증오하지 않는다.
노친네의 어깨너머로 팔을 내밀었다. 어둠속에서 뱀처럼 소리 없이 접근한 내 팔이 꿈틀대며 노친네의 목을 휘감았다.
“헛…….”
당황한 노친네가 비명을 질렀다. 그러나 이미 내 손목뼈가 노친네의 숨골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었기에 노친네의 비명소리는 바람 빠지는 소리처럼 희미할 뿐이었다.
나는 고개를 숙여 노친네의 귀에 대고 조용히 속삭였다.
“사냥하기 좋은 날이군.”
노친네의 목에 주사바늘을 꽂아 넣었다. 주사기의 피스톤을 밀어 넣자 노친네의 몸이 빠르게 경직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노친네의 몸에서 퍼져가고 있는 약품은 노친네의 의식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것들을 무감각해지도록 만들 것이다.
“윽…….”
노친네는 비명을 지를 때와 마찬가지로 연약한 소리만을 입 밖으로 흘려보낼 수 있었을 뿐이다.
“추악한 늙은이, 하늘이를 짓밟은 대가로 가장 비참한 죽음을 선사하지. 이제부터 눈 크게 뜨고 잘 지켜봐.”
나는 딱딱하게 굳어버린 노친네의 몸을 뒤로 젖혔다. 그런 다음 호주머니에서 하피를 꺼내 들었다. 하피는 칼날이 독수리의 발톱처럼 생긴 나이프로써 그 날카로움이 의료 수술용 메스와 비견될 정도였다. 그 날카로운 발톱을 노친네의 왼쪽 가슴에 깊숙이 박아 넣었다.

……20시 03분……

시간이 별로 없었다. 건물의 비상발전기가 가동되기 전에 작업을 마쳐야만 했다.
박아 넣은 하피의 끝이 노친네의 갈비뼈를 부수며 심장에 닿는 것이 손끝의 미세한 감각을 통해서 느껴졌다. 그 상태에서 하피를 아래쪽으로 내리그었다.
“불이 들어왔다!”
“놈을 찾아!”
“어디야? 어디!”

……20시 07분……

비상발전기가 가동되며 스카이라운지에 다시금 불이 들어왔다.
“아악!!!!”
예상한대로 찢어질 듯한 비명소리가 내 귀를 찔렀다. 나는 마치 일류 소프라노의 노랫소리라도 되듯 비명소리를 감상하며 갈라놓은 노친네의 가슴 사이로 손을 집어넣었다.
외부의 침입에 맞서 빠르게 고동치고 있는 노친네의 심장이 손에 잡혔다. 그 순간 불안에 떠는 노친네의 눈동자와 내 눈동자가 마주쳤다. 나는 씨익 웃으며 말했다.
“생일 축하해.”
미친 듯이 고동치고 있는 노친네의 심장을 몸 밖으로 잡아당겼다. 움켜잡은 심장을 몸 밖으로 꺼내자 딸려 나오던 혈관들이 터지며 피가 사방팔방으로 분출되기 시작했다.
“아악!!!”
연쇄적으로 터져 나오는 비명 소프라노. 손안에서는 노친네의 심장이 데일 듯이 뜨겁게 고동치고 있었다.
이미 몸 밖으로 빠져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심장은 아직 생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것이 분명했다. 나는 그런 심장을 노친네의 눈앞에 들이밀었다. 유일하게 움직일 수 있는 노친네의 눈동자가 경악으로 인하여 심하게 흔들렸다. 지금 이 순간 노친네에게 있어서 다행인 것은 목에 주사한 약품으로 인하여 고통을 전혀 느낄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그러나 불행히도 노친네는 마비된 몸으로 인하여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채 살아있는 자신의 몸 안에서 꺼내진 심장이 나에게 뜯겨 먹히는 장면을 코앞에서 지켜봐야만 했다.
나는 여전히 고동치고 있는 노친네의 심장을 물어뜯었다. 남김없이 먹어 치웠다. 노친네가 보는 앞에서 노친네의 생을 먹어치워 죽음으로 인도했던 것이다.
자신의 죽음을 코앞에서 무기력하게 지켜보는 것. 그것이 내가 노친네에게 선사하는 가장 비참한 죽음이었다.
“이봐, 추악한 늙은이. 내가 누군지 궁금한가? 난 괴물이야. 당신의 생명을 먹어치우고 당신의 삶을 송두리째 파괴할 괴물. 크하하하!!!”
나는 크게 웃었다. 웃고 있는 내 입 주위에는 노친네의 심장을 뜯어먹느라 묻은 피와 살점들이 엉겨 붙어 있었다. 그 모습은 진정 괴물 같았다.
그래, 나는 이제 진정 괴물이 되었다. 두 번 다시 인간으로 돌아갈 수 없다.
--- 본문 중에서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국내 유일의 비밀 전투부대를 전역한 한건우.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이유 아래 불치병을 안고 전역한 그는 새로운 사회가 어색하기만 하다. 그런 그가 우연히 열네 살 소녀 하늘이를 만나게 되고 이들은 서로에게서 위안을 얻는다.
그러던 어느날, 그녀가 차디찬 사체가 되어 발견되고 그는 복수의 화신으로 분하여 호텔 헤븐을 지옥으로 만들어 가기 위해 국정원과 결탁해 임무를 수행한다.
마침내 D-DAY. 단 하루.
19시부터 다음날 05시까지 그의 복수는 거칠 것 없이 잔인하게 진행되며 오직 사냥만을, 오직 복수만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 이어진다. 그 끝은 아무도 알 수 없다. 빛을 향해 온몸을 던지는 불나방처럼 설령 의미를 찾을 수 없는 행동이라 하더라도 그는 계속 복수를 이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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