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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연애일지

수사연애일지

리브 | 동아 | 2016년 08월 17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0 리뷰 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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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8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384쪽 | 354g | 128*188*19mm
ISBN13 9791155116692
ISBN10 1155116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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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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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이. 한 번에 끝낼게요.”
세하의 믿음직스러운 말에도 불구하고 계장의 인상은 좀처럼 펴지지 않았다.
“그래, 이 형사. 어제 나와 유 형사가 이야기를 나누면서 지금의 상황도 충분히 예상했네.”
“네. 그런데요?”
“위장 근무를 하기에는 자네의 투지가 너무 넘쳐. 누가 봐도 수상하단 말일세!”
세하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나머지 형사들은 계장의 말에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열심히 끄덕였다.
“해서, 자네……. 정 위장 근무를 해야겠다면, 또래인 유 형사든, 강 형사든 한 명 끌고 가서 연인인 척하고 있게.”
한참 단잠에 빠져 있는 희준이야 아무런 소리도 안 들리니 별 반응이 없었지만, 진우는 달랐다. 그는 이번 사건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고 있다가 계장의 말을 듣고 깜짝 놀라서 의자째 뒤로 나자빠졌다.
모두의 시선이 진우에게 쏠렸다. 진우는 어색하게 웃으며 그 시선들을 마주했다. 세하의 표정이 순식간에 떨떠름해졌다.
“저 바보를 데리고 위장 근무를 하라고요? 그것도 연인인 척?”
“자네에게는 유 형사라는 선택지도 있어.”
“일주일간 고생한 놈을 끌고 다닐 만큼 인정머리 없진 않아요, 저.”
세하가 한숨을 내쉬며 답했다.
“그냥 저 바보를 골라야죠.”
“아 씨, 이세하! 네게만 선택권이 있냐? 내게도 엄연히 거부권이…….”
울컥한 진우의 항변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세하가 눈썹을 한 번 꿈틀거리자 그의 반항 의지는 더위 먹은 꽃송이처럼 수그러들었다.
“가, 가야지. 나는 임무에 충실한 형사니까.”
“그럼 토요일 날, 둘은 위장 근무 확정. 유 형사와 나 형사는 저 둘, 서포트해 주고. 김 형사랑 서 형사는…….”
“그런데 계장님, 궁금한 게 있는데요.”
계장이 어서 말해 보라는 듯 세하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오랜만에 곤란한 표정을 짓고 있는 그녀의 모습을 보자니 강렬한 호기심이 들었다.
“뭔가.”
“어떻게 해야 연인인 척하는 느낌이 나는데요?”
“내가 그런 것까지 일일이 알려 줘야 하나. 남자 친구와 함께 있을 때처럼 하면 되지.”
계장이 한탄하듯 대꾸했다. 세하의 얼굴은 점점 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들어 갔다. 삼십 대 중반의 노총각 김 형사가 그녀를 놀리듯 물어 왔다.
“이 형사, 설마 연애 한번 못 해 봤다는 소리를 하려는 건 아니지?”
“왜요? 연애 못 한 게 죄인가요?”
시큰둥하게 되돌아온 답변에 김 형사는 깜짝 놀랐다. 그뿐만 아니라 계장을 비롯하여 강력 3팀 구성원들 모두가 귀신이라도 본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그동안 그들은 성격이 걸걸한 세하를 ‘마녀’, ‘상남자’ 등으로 부르며 놀리면서도 내심 ‘세하 같은 미모에 어찌 남자 친구 하나 없으랴’라는 전제를 깔아 두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태도가 몹시 기분 나쁘다는 듯 인상을 찌푸리고 있는 그녀의 모습은 영락없는 ‘모태 솔로-이하 모솔-’의 반응이었다.
“어허, 통재라! 저 외모에도 남자 친구가 없을 수 있다니.”
“그 정도로 이 형사 성격이 더럽다는 건가.”
“아하, 그래서 내가 아직 남자 친구가 없는 거구나.”
세하의 눈동자에 지금 이 상황을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는 듯 중얼거리는 김 형사부터 그녀의 성격을 다시 한 번 되짚어 보는 계장, 그런 세하와 자신을 비교하며 본인에게 남친이 없는 이유를 이제야 알았다는 듯 유레카를 외치는 후배 윤아까지 가지각색의 모습들이 비쳤다. 심지어 진우조차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갑자기 연애 안 한 게 죄처럼 느껴지는 이 기분을 대체 뭐라고 설명하면 좋을까.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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