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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물꼬물 지도로 새 학교를 찾아라
미요와 동네 탐험단이동
이명석 글 / 이윤희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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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머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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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8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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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명석
서울대학교에서 철학을 공부했다. 만화, 고양이, 여행, 지도, 이야기 등을 가지고 놀고, 그 재미를 글고 쓰는 일을 하고 있다. KBS 라디오 「공부가 재미있다」에 출연해, 놀이와 다양한 활동을 통해 미래를 여는 방법을 알려 주기도 했다. 그동안 『논다는 것』 『모든 요일의 카페』 『고양이라서 다행이야』 『여행자의 로망백서』 『지도는 지구보다 크다』 『나의 빈칸 책』 등을 썼다. 지금은 KBS 라디오 「문화공감」, SBS 라디오 「책하고 놀자」에 고정 출연하고 있다.
그림 : 이윤희
대학에서 애니메이션을 공부한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만화가. 여러 단행본과 잡지에 그림과 단편 만화, 표지 그림 등을 그렸다. 직접 쓰고 그린 만화책 『안경을 쓴 가을』을 냈고, 지금은 「고래가 그랬어」에 「열세 살의 여름」을 연재하고 있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앗, 네가 미요구나?”
기린 같은 사람이 말을 한다. 처음 보는 내 이름을 알고 있다.
“안녕? 나는 달고나 삼촌이야.”
삼촌이라는 사람은 이렇게 생겼다. 목이 길고 허리도 길고 팔도 다리도 길고… 그 위에 웃기는 머리가 대롱 매달려 있는데, 턱에는 쥐의 엉덩이 같은 수염이 났다.(중략)
“아하, 학교 가는 길을 몰라서 그렇구나. 내가 가르쳐 줄까?”
나는 조심스레 고개를 끄덕인다. 삼촌은 어깨에 건 가방에서 공책을 꺼낸다. 멜빵바지 주머니에서 연필을 찾아내 쓱쓱 그린다.
“내가 생각해도 참 잘 그렸다. 자, 학교 가는 지도다.” --- p.11-12
삼촌은 동이의 한쪽 다리를 끈으로 묶은 뒤 말한다.
“보통 걸을 때 정도로 다리를 벌려 봐.”
그러더니 반대쪽 다리를 끈으로 묶는다. 그리고 그 사이를 자로 잰다. (중략)
“그래, 너는 40센티미터.”
삼촌이 이번에는 내 다리에 노끈을 묶는다.
“너도 40센티미터. 우아, 똑같다. 너희 둘이 다리가 쌍둥이네.”
“자 이제 미술 학원까지 거리를 재 보자고. 어느 쪽 길이 더 길고 짧은지. 미요랑 동이랑 한쪽씩 걸어서 그 걸음을 센 뒤에…”
“곱하면 거리가 나오죠.” --- p.24-25
“오호, 제법 아는데? 그러니까 정말 신기하지 않아? 고인돌은 고인돌인데 시멘트로 만든 인돌이라니. 아마도 이런 여기밖에 없을 거야. 이게 바로 뒷산 몰래길의 불가사의 중 하나야.”
“불가사의?”
“그래 괴물 불가사리 말고 불가사의… 세상에 정말 없을 것 같은데 있는 것.”
“나도 알아. 이집트 피라미드나 중국 만리장성 같은 거잖아. 이게 무슨 불가사의야?”
삼촌은 껄껄 웃는다.
“믿기 싫으면 관두라지. 그러면 너는 영원히 뒷산 몰래길의 7대 불가사의를 알아낼 수 없을 거야.”
그렇게 말하고 삼촌은 뿅 하고 사라져 버렸다. --- p.65-66
우리는 계단을 내려 미술관 밖으로 나간다. 뭔가 아쉽다. 내가 말한다.
“우리 또 놀러와도 돼요?”
할아버지가 웃는다.
“그럼. 대신에 하나씩 가져와야 돼.”
짱반이가 말한다.
“뭘요? 입장료 있어요?”
“여기 입장료는 ‘이야기’다. 이 동네에 얽힌 이야기를 하나씩 알아 오너라. 백 년 전의 이야기 말고, 그다음에 생긴 재미난 이야기들. 그러면 저 지도가 바뀔 거다. 너희들의 동네 지도가 될 거야.”
기린 같은 사람이 말을 한다. 처음 보는 내 이름을 알고 있다.
“안녕? 나는 달고나 삼촌이야.”
삼촌이라는 사람은 이렇게 생겼다. 목이 길고 허리도 길고 팔도 다리도 길고… 그 위에 웃기는 머리가 대롱 매달려 있는데, 턱에는 쥐의 엉덩이 같은 수염이 났다.(중략)
“아하, 학교 가는 길을 몰라서 그렇구나. 내가 가르쳐 줄까?”
나는 조심스레 고개를 끄덕인다. 삼촌은 어깨에 건 가방에서 공책을 꺼낸다. 멜빵바지 주머니에서 연필을 찾아내 쓱쓱 그린다.
“내가 생각해도 참 잘 그렸다. 자, 학교 가는 지도다.” --- p.11-12
삼촌은 동이의 한쪽 다리를 끈으로 묶은 뒤 말한다.
“보통 걸을 때 정도로 다리를 벌려 봐.”
그러더니 반대쪽 다리를 끈으로 묶는다. 그리고 그 사이를 자로 잰다. (중략)
“그래, 너는 40센티미터.”
삼촌이 이번에는 내 다리에 노끈을 묶는다.
“너도 40센티미터. 우아, 똑같다. 너희 둘이 다리가 쌍둥이네.”
“자 이제 미술 학원까지 거리를 재 보자고. 어느 쪽 길이 더 길고 짧은지. 미요랑 동이랑 한쪽씩 걸어서 그 걸음을 센 뒤에…”
“곱하면 거리가 나오죠.” --- p.24-25
“오호, 제법 아는데? 그러니까 정말 신기하지 않아? 고인돌은 고인돌인데 시멘트로 만든 인돌이라니. 아마도 이런 여기밖에 없을 거야. 이게 바로 뒷산 몰래길의 불가사의 중 하나야.”
“불가사의?”
“그래 괴물 불가사리 말고 불가사의… 세상에 정말 없을 것 같은데 있는 것.”
“나도 알아. 이집트 피라미드나 중국 만리장성 같은 거잖아. 이게 무슨 불가사의야?”
삼촌은 껄껄 웃는다.
“믿기 싫으면 관두라지. 그러면 너는 영원히 뒷산 몰래길의 7대 불가사의를 알아낼 수 없을 거야.”
그렇게 말하고 삼촌은 뿅 하고 사라져 버렸다. --- p.65-66
우리는 계단을 내려 미술관 밖으로 나간다. 뭔가 아쉽다. 내가 말한다.
“우리 또 놀러와도 돼요?”
할아버지가 웃는다.
“그럼. 대신에 하나씩 가져와야 돼.”
짱반이가 말한다.
“뭘요? 입장료 있어요?”
“여기 입장료는 ‘이야기’다. 이 동네에 얽힌 이야기를 하나씩 알아 오너라. 백 년 전의 이야기 말고, 그다음에 생긴 재미난 이야기들. 그러면 저 지도가 바뀔 거다. 너희들의 동네 지도가 될 거야.”
--- p.104-105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미요는 높은 아파트만 있는 동네에 살다가 새로운 동네로 이사 왔다. 새 집도 아파트이긴 하지만 동네에는 작은 기와집이 대부분이고 꼬불꼬불한 길에 올망졸망한 오래된 가게들이 숨어 있다. 뒷산도 제법 크다. 이사 와서 학교 가는 첫날. 엄마는 도장을 놓고 와 집으로 다시 들어가고, 스스로를 ‘달고나 삼촌’이라고 부르는 길쭉한 아저씨가 학교 가는 지도를 그려 준다. 지나가는 아이와 빵집 오빠의 도움을 받아 늦지 않게 등교한다.
미술학원 가는 길, 달고나 삼촌이 나타나 내기를 하자고 한다. 질러가는 지름길이 있다는 것인데, 거리를 재기 위해 노끈으로 두 다리를 묶고 걸음 수를 세며 가 본 결과, 미요는 예쁜 정원과 고양이가 있는 멋진 지름길을 알게 된다. 가까운 거리를 재는 손쉬운 방법도 알 수 있다. 일요일 오전, 놀이터에 온 미요는 미끄럼틀 안에서 나는 희한한 목소리로부터 친구들과 짝을 이뤄 동네 곳곳에서 그림판에 그려진 그림을 찾아 표시해서 빙고를 외치라는 미션을 받는데…….
어느 날 뒷산 너머 있는 여학교로 가는 달고나 삼촌을 본 미요가 살금살금 뒤따라가다, 뒷산에 있는 불가사의를 찾아보라는 삼촌의 꼬드김을 받는데... ‘시멘트 고인돌’ ‘종잡을 수 없는 표지판’ 겨울에도 꽃이 피는 ‘황금개나리터널’ 등이라는데 모두 찾을 수 있을까? 소나기가 억수같이 쏟아진 어느 날 오후, 비를 피하려고 커다란 초록 우산 속으로 들어간 미요와 친구들은 어느 새 상큼한 냄새와 묘한 소리가 들리는 커다란 이층집에 들어선다. 수염을 길게 기른 한복 입은 할아버지가 옛날부터 이 동네에서 전해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미술학원 가는 길, 달고나 삼촌이 나타나 내기를 하자고 한다. 질러가는 지름길이 있다는 것인데, 거리를 재기 위해 노끈으로 두 다리를 묶고 걸음 수를 세며 가 본 결과, 미요는 예쁜 정원과 고양이가 있는 멋진 지름길을 알게 된다. 가까운 거리를 재는 손쉬운 방법도 알 수 있다. 일요일 오전, 놀이터에 온 미요는 미끄럼틀 안에서 나는 희한한 목소리로부터 친구들과 짝을 이뤄 동네 곳곳에서 그림판에 그려진 그림을 찾아 표시해서 빙고를 외치라는 미션을 받는데…….
어느 날 뒷산 너머 있는 여학교로 가는 달고나 삼촌을 본 미요가 살금살금 뒤따라가다, 뒷산에 있는 불가사의를 찾아보라는 삼촌의 꼬드김을 받는데... ‘시멘트 고인돌’ ‘종잡을 수 없는 표지판’ 겨울에도 꽃이 피는 ‘황금개나리터널’ 등이라는데 모두 찾을 수 있을까? 소나기가 억수같이 쏟아진 어느 날 오후, 비를 피하려고 커다란 초록 우산 속으로 들어간 미요와 친구들은 어느 새 상큼한 냄새와 묘한 소리가 들리는 커다란 이층집에 들어선다. 수염을 길게 기른 한복 입은 할아버지가 옛날부터 이 동네에서 전해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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