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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RVIVORS 살아남은 자들 4

SURVIVORS 살아남은 자들 4

: 어긋난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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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9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52쪽 | 532g | 153*224*30mm
ISBN13 9788993900910
ISBN10 8993900914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인증번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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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글 : 에린 헌터
에린 헌터는 자연 세계에서 볼 수 있는 야만성에 매력을 느끼고 거기서 영감을 받아 이 책을 써 냈다. 끔찍하지만 어디에서든 발생할 수 있는 자연 재해의 모습과, 개들의 신화적 전설을 적절히 잘 엮어 내고 있으며, 이야기를 통해 책임감과 자유, 위험과 안전, 자존심 지키기와 현실 직시하기 등 상반된 이야기들을 훌륭하게 풀어내고 있다.
역자 : 윤영
서울대학교 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고고미술사학과를 수료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 둘을 둔 탓에 아들들이 좋아할 만한 재미있는 어린이책을 번역할 때가 가장 신이 난다. [에드 가와 엘렌 시리즈], [딩크 던컨 시리즈] 등 흥미로운 모험이 단간 어린이책을 주로 번역하였고, 앞으로도 더욱더 많은 어린이들에게 좋은 책을 소개하고 감동을 주길 희망한다.옮긴 책으로는 《살아남은 자들1-3권》,《이어위그와 마녀》,《딩크 던컨과 미스터리 수사대(1~5권)》, 《엄마가 참 좋아》,《마다가스카2 무비스토리북》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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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럭키가 나섰다.
“알파,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한다고 생각해?”
선택할 수 있는 길이 수없이 많았다. 이 중에 어느 길로 가야 안전할 수 있을까?
알파는 꼬리를 움찔거릴 뿐 지평선에 눈을 고정한 채 있었다.
“조용히 해. 생각하고 있으니까.”
알파가 마침내 입을 열었지만, 모두들 그 목소리에 확신이 없음을 눈치챌 수 있었다.
‘알파도 애를 쓰고 있어.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전혀 모르고 있어.’
럭키는 생각했다.
갑자기 스위트가 자신 있게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 나오더니 개들을 향해 섰다. 귀와 꼬리는 쫑긋 서 있었고, 목소리는 차분하면서 단호했다.
“너희 모두 조용히 기다리도록 해. 지금은 굉장히 중요한 결정을 할 때야. 모두 인내심을 가져.”
그 우아한 개는 자연스럽게 알파의 2인자 역할을 하고 있었다. 럭키는 그 모습이 자랑스러우면서도 안타까웠다.
‘나도 스위트와 긴밀하게 지내던 때가 있었지. 이제 더 이상 불가능하지만…….’
스위트가 알파의 충직한 베타가 되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스위트는 개들 한 마리 한 마리와 눈을 맞추며 천천히 지나갔다.
개들은 감히 그녀에게 대들지 못했다. 럭키가 보기에 스위트에겐 예전의 모습이 전혀 남아 있지 않았다. 스위트는 자기 입으로 올가미 집 이야기를 꺼냈지만, 더 이상 그때 만났던 온순한 개가 아니었다. 스위트는 럭키의 배신을 비난했다. 스위트는 릭을 싫어하는 알파의 옆자리를 택했다. 스위트는 알파가 럭키에게 평생 갈 상처를 남기려고 할 때 럭키를 바닥에 눕히고 꼼짝 못하게 했었다…….
하지만 적어도 스위트에겐 알파가 허둥지둥하고 있을 때 앞에 나설 수 있는 배짱과 빠른 판단력이 있었다. 럭키는 그 사실이 고마웠다.
‘스위트도 깨달은 거야. 알파가 곤란해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는 거지.’
지금 스위트는 나뭇가지처럼 뻗어 가는 개울의 냄새를 맡고 있었다. 조심스럽게 진흙에 발을 담가 보기도 하고 머리를 들어 계곡의 냄새를 맡기도 했다.
스위트의 콧구멍이 벌렁거렸다. 그러더니 불쑥 앞으로 뛰어 나가 오른쪽에 있는 개울을 따라 뛰기 시작했다. 긴 다리로 우아하고 빠르게 달려 나간 스위트는 나지막한 언덕 뒤로 모습을 감췄다.
잠시 후 다시 나타난 스위트가 신이 나서 소리쳤다.
“이쪽이야! 강에 물고기가 있어. 노란 거품도 없이 깨끗해. 물고기가 있다는 건 우리가 가기에도 안전한 길이라는 뜻일 거야.”
“맞아.”
알파가 자신감을 되찾고 소리쳤다.
“날 따라와.”
알파가 다른 개들을 훑어보더니 자신만만하게 앞으로 걸어 나갔다. 다른 개들이 모두 그를 뒤따랐다.
럭키는 그 모습에 어이가 없었다. 저들은 자신들의 우두머리가 약한 모습을 보이는 걸 눈치채지 못했단 말인가? 왜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알파 뒤를 따르고 있는 거지? 정작 자신감과 빠른 판단력으로 개들을 구한 것은 스위트인데.
스냅이 럭키 옆을 성큼성큼 지나가며 즐거운 미소를 보냈다. 럭키는 스냅을 쫓아갔다.
“뭐가 그렇게 재밌어, 스냅?”
럭키가 짜증 내며 물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네가 뒤에서 우울한 표정을 하고 있더라고. 하지만 봐, 모든 게 다시 좋아졌어! 알파는 정말 좋은 우두머리야, 럭키. 강하기도 하고. 우린 모두 그를 믿어. 안 믿을 수가 없지. 우리 모두 다. 너도 그렇지?”
스냅은 속도를 내서 앞으로 튀어나갔다.
럭키는 그 자리에 멈출 수밖에 없었다. 럭키는 스냅을 좋아했다. 눈에 보이는 것 이상으로 장점이 많은 친구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럭키는 야단을 맞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내가 알파를 의심하고 있다는 걸 스냅이 어떻게 알았을까?’
무리라는 건 이런 걸까? 말하지 않아도 서로 느낄 수 있는 걸까? 럭키는 신기하기만 했다.
럭키는 한숨을 푹 내쉬며 몸을 푸드득 털고 스냅을 쫓아갔다.
‘스냅 말이 맞을지도 몰라. 괜한 걱정은 안 하는 게 좋을 거야.’
무리는 나지막한 언덕을 빙 돌아 사라졌다. 럭키는 속도를 높여 그들을 쫓아갔다. 그때 누군가 경고하듯 큰 소리로 짖는 게 들렸다.
럭키는 복잡한 마음은 다 벗어던지고 언덕을 돌아 달려갔다. 무슨 일인지 개들이 모두 멈춰 서 있었다. 럭키는 눈앞의 광경을 확인하고 깜짝 놀라 숨이 턱 막혔다. 목덜미 털도 서는 게 느껴졌다.
긴 발의 집이었다!
너무 오래 걸으면 발바닥이 아파지는, 바위처럼 단단한 긴 발의 도로들이 보이고, 그 도로 중 한쪽 끝에 작은 건물들이 옹기종기 줄지어 있었다.
‘이 길 끝에 마을이 있어.’럭키는 언덕 아래 소나무 숲 가장자리에 있는 계곡 안으로 몸을 숨겼다. 빨간색과 회색 지붕이 덮인 나지막한 긴 발 집 앞에는 일정한 간격을 두고 심어 놓은 나무들이 있었고 딱딱한 돌로 만든 길, 긴 발이 늘 곁에 두는 표지판과 빛이 있었다. 지금 그 빛은 모두 죽었는지 반짝거리지도 변하지도 않았다. 도시와는 달리 투명한 돌로 된 높은 건물은 하나도 없었기 때문에 저 멀리 언덕도 다 보였다. 럭키가 살던 도시보다는 훨씬 작은 마을 같았다.
--- p.9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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