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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날 7

어떤 날 7

: 꿈결 같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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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8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176쪽 | 282g | 161*230*20mm
ISBN13 9791186561294
ISBN10 1186561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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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8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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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불면은 이미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당신은 수화기 너머로 “거기 있어?”라고 물었다. 느낄 수가 없어 답답했다. 그가 거기 있는지. 분명히 거기에 있는지. 낯익은 지명을 들었다. 당신이 물은 건 어디에 있는지가 아니었다. 어디든 상관없었다. 그 낯익은 지명에 있다는 그가 거기에 ‘있다’는 게 느껴지지 않았다. 이런 느낌이 처음이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당신이 모른다는 것이 잠을 가져갔다. 어깨가 결리고 팔다리가 무거웠다. 당신은 약을 한 알 먹고 휴대전화의 전원을 끈 뒤 다시 누웠다. 시간이 흘렀다. 약을 먹으면 그저 자신이 모르는 사이 시간이 지나갔을 뿐 잠을 잔 것 같지는 않다고, 당신은 생각한다. 그래도 지나치게 과장되었던 당신의 심장 박동 소리가 잠잠해졌다. 눈을 떠 휴대전화를 켜보니 세 시간이 지나 있었다. 부재중 전화도 여러 통 와 있었다. 당신을 찾는 그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지만 이미 세 시간 전의 일이었다. 꿈과 꿈이 아닌 어느 경계에 당신은 서 있었다. 없음이라는 게 무엇이냐고, 그것은 어디에서 오는 것이냐고 묻던 어느 소설가의 말이 떠올랐다. 당신은 그 반대다. 당신은 있음이란 게 무엇인지, 당신이 이렇게 불명확하게 느끼는 그의 있음은 있음이 맞는지 묻고 싶었다.
- 강윤정 ‘받침이 없는 이름을 가진 도시에서’ 중에서

천천히 문으로 걸어가 거실을 살폈다. 그러자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눈앞에 하얀 벽이 나타난 것이다. 원래 이 집엔 없는 벽이었다. 사위가 갑자기 밝아지는 느낌이었다. 발자국 소리가 점점 크게 들렸다.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자 또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내가 다가가는 만큼 벽이 멀어지고 있었다. 그러면서 벽과 나 사이 오른쪽 공간이 큼지막하게 벌어지고 있었다. 벽과 벽이 만나는 모서리 지점이 갈라지는 것이었다. 발자국 소리는 그 어두운 틈 안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굉장히 육중하고 과감하지만 경망스럽거나 다급한 느낌은 아니었다. 동굴 속에서 품 넓게 공명하는 덩치 큰 짐승의 발자국 소리 같았다. 뇌리에 문득 커다란 상아를 가진 검은색 매머드가 떠올랐다. 틈을 향해 조심스럽게 몸을 움직였다. 입구는 어두웠으나 그 어두움이 괜히 친숙했다. 아무것도 식별할 순 없었지만, 뭔가를 의식하고 판단하기 이전에 내가 이미 그 어둠 속 세상을 겪어본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아무것도 분명한 건 없었다. 편안함과 낯섦이 교차하고 있었다. 동시에, 삶과 죽음, 꿈과 현실 따위도 경계 없이 버무려져 어둠 속에 녹아들어 간 것 같았다. 나는 그 모든 것들의 틈 속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갔다.
- 강정 ‘이것은 용이 꾸는 꿈’ 중에서

싫증이 나서 밖으로 나갔다 돌아왔을 때, 잠자리는 죽어 있었다. 그때 내가 느낀 감정은 간단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잠자리의 죽음으로 내가 상처받았다고 보기에는 상처가 가벼웠고, 죄책감을 느꼈다고 보기에는 아직 윤리감각이 자리 잡기도 전이었다. 잠자리의 죽음은 그 여행에서 중요한 사건이라고 할 수 없었고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렇지만 나는 감정의 동요를 느끼고 있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때 내가 느낀 감정은 묽은 슬픔이었던 것 같다. 눈에 띄지 않아 또렷하게 볼 순 없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것. 그게 무엇인지 설명할 수 없지만, 이름 붙일 수 없는 감정 하나를 새로 알게 된 것 같았다.
- 박연준 ‘꿈, 잠자리, 서커스’ 중에서

목유리는 버스를 탄다. 다시 탄다. 일일패스를 끊어 아무거나 탄다. 데려다주는 대로 아무데나 가고 아무데도 아닌 데에 간다. 버스 대신 도로가 좌회전을 하고 우회전을 한다. 동서남북은 팔랑개비의 팔이 되어 제멋대로 돌다가 뭉개진다. 도비라가 시마이마스. 버스기사의 안내방송이 입에 붙는다. 문이 닫힌다. 도비라가 히라쿠마데 오마치쿠다사이. 속으로 따라 한다. 문이 열릴 때까지 기다린다. 내린다. 교토의 어딘가에 있지만 어딘가도 아닌 어딘가에 거꾸로 매달려 있는 기분이다. 역몽에 걸린 겁니다. 목유리 씨. 지도를 본다. 이정표와 꿰어보니 교토의 북서쪽이다. 해가 진다. 금각사(金閣寺)에서 멀지 않지만 금각사도 알아서 안녕하겠지. 편의점에 들어간다. 음료수를 사고 거스름돈을 받는다. 지갑에 1엔 동전이 수북하다. 반짝이는 알루미늄. 발밑에 개울이 흐른다. 반짝이는 물비늘. 밤이 온다. 반짝이는 불빛.
- 신해욱 ‘역몽버스’ 중에서

3년 전이었을 것이다. 꿈에서 그 골목길의 모퉁이를 돌았을 때 거대한 성이 나타났던 것은. 정말 거대한 성이었다. 입구로 들어서자 또다시 문이 나타났다. 그 문을 다시 열었다. 나는 빨간 벽지로 둘러쳐진, 침대가 하나 놓여 있는 작은 방에 있었다. 그 방에는 어떤 여자도 함께 있었다. 마치 러시아 여자처럼 창백하도록 하얀 피부. 구불구불 탐스러운 금발머리가 허리까지 길었다. 너무나 전형적으로 아름다워 징그러웠다. 그녀는 침대에 기대어 서서 나를 지긋이 바라보다가 천천히 옷을 벗기 시작했다. 어쩌면 저렇게 인형처럼 예쁠 수 있는지 의아했다. 그런데 결국 옷을 다 벗은 그녀의 알몸을 보니 그녀는 정말 인형이었다. 양 어깨 관절과 고관절이 갈라져 있었고 봉긋 솟은 가슴엔 유두가 없었다. 당연하게도 성기 역시 없었다. 그녀는 침대에 올라타 다리를 벌리고 누운 채로 나를 올려다보았다. 아무것도 없는 밋밋한 그녀의 사타구니에 손을 올려놓았다. 고관절의 갈라진 틈을 가만히 만져보기도 하였다. 나는 슬퍼져서 가만히 그 방에 있던 아무 문을 열고 나가버렸다. 그곳은 또다른 방이었고 거기엔 또다른 문이 있었다. 그래서 문을 열면 또 방이 나오고, 또 문이…… 끝나지 않을 것처럼 문을 열고 열어서 나는 가까스로 그 성을 빠져나왔다.
- 요조 ‘지호’ 중에서

오랫동안 ‘꿈’은 내게 완벽히 죽어 있는 단어였다. ‘꿈’이라는 단어가 시시하기만 했던 시절.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삶의 한 계단 앞에서 세차게 넘어졌다. 작은 탈출구 하나 없었던 밀폐된 시간, 그 깊은 어둠의 터널에서 나를 살게 하고, 내게 의지를 갖게 한 것은 오직 ‘꿈’이었다. 살면서 진실한 꿈 하나 가져본 적 없던 내가 어떻게 그 칠흑 같은 어둠의 시간에 빛나는 꿈을 품었을까. 내 안에 간절한 꿈이 어떻게 들어설 수 있었을까. 뒤돌아 생각하면 꿈꾸지 않고서는 단 하루도 버틸 수 없던 날이었기 때문이다. 꿈이 없다면 삶의 의미를 부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꿈이 있기에, 꿈을 품었기에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그 시간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그 꿈은 지금도 내 안에서 여전히 빛나고 있다. 꿈이란 비루한 일상에서도 나를 빛나는 시간 속에 살 수 있게 만들어준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게 하고, 세상에 존재하는 것을 통해 존재하지 않는 것을 볼 수 있게 하며, 존재하지 않는 것을 보며 땅 위의 살아 숨 쉬는 모든 것을 다시 바라보게 해준다. 그것은 환상의 옷을 입은 현실, 손에 만져지지 않는 진실이다.
- 위서현 ‘그대의 꿈꿀 권리’ 중에서

모든 꿈은 내면의 우물과 관계가 있지. 너는 계속 말한다. 나는 그저 듣는다. 나는 보류한다. 나는 판단 중지 상태에 놓여 있기로 한다. 너는 계속한다. 내면의 우물은 내면의 우울에 다름 아닌 말이지. 꿈 분석 이론에 익숙하지 않아도 알 수 있지. 꿈을 해석해보려고 안간힘을 써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에게조차 자신을 숨기기 위해, 언젠가 들킬, 어쩌면 들키길 바라는, 그렇게 숨겨진 채로 드러난 문장 대신, 또다른 내면의 문장을, 또다른 비밀의 일기장을 간직해본 적이 있는 자라면. 아니, 그런 은밀한 기록은 어쩌면 영원히 쓰일 수 없는 거겠지. 쓰자마자 지워질 테니까. 쓰면 쓸수록 더 더 지우고 싶어질 테니까. 분석되는 순간 일그러지며 사라지는 꿈처럼. 끝없이 첨삭되고 수정되는 방식으로 끝끝내 유보되는 너의 문장처럼. 나는 그저 듣는다. 나는 판단 유보 상태에 놓여 있기로 한다. 너는 지속한다. 너는 전진한다. 열에 들뜬 아이가 말을 토하듯.
- 이제니 ‘꿈으로부터 온 문장들’ 중에서

처음 듣는 언어의 첫인상. 그 소리가 낯설어 나는 몇 번이고 멈춰 섰다. 돌부리처럼 발에 차이는 새로운 뉘앙스.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은 때로 얼마나 두려운 일인가. 때로 그것이 너무나 자유로운 일인 만큼. 이곳의 언어는 이곳에 사는 이들만의 것이라 했다. 살지 않으면 소통할 수 없고, 알 수가 없다는 이들만의 언어. 이들의 언어는 사전으로 해석할 수도 없는 언어였다. 존재한다고 말할 수 없는 존재. 온전히 그들의 삶 바깥에 있을 수 있는 여행. 나는 문득 외로웠고, 이제야 비로소 내가 바란 여행의 시간 위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 장연정 ‘Dream of little dream’ 중에서

하지만 내 뜻대로 일은 흘러가지 않았다. 여차저차한 일이 생겼고 나는 거의 동시에 두 일을 모두 그만두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몹시 피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오래 미루었던 일을 할 때가 왔음을 알았다. 아니, 알았다기보다는 그냥 멀리 떠나서 모든 일로부터 자유로운 상태가 되고 싶었다. 아마 누구나 마음속에 여행을 하기에는 약간 황당무계한 장소를 하나씩 품고 있을 것이다. 나에겐 그게 이집트에 가서 피라미드를 보는 것이다. 어떤 영화를 보고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누군가의 신비로운 문장을 읽고 홀린 것도 아니다. 게다가 내 주변에는 피라미드를 보고 온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 물론 피라미드를 사진으로 보는 것은 쉬운 일이다. 피라미드를 주인공으로 한 그림엽서는 너무 흔하다. 하지만 나는 피라미드가 서 있는 곳에 가고 싶었다.
--- 정성일 ‘피라미드의 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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