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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따는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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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8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106쪽 | 178g | 125*204*20mm
ISBN13 9791158962746
ISBN10 1158962746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성근석
충북 충주에서 태어나 충남대학교에서 간호학을 전공하고
서울에서 삼십여 년 교직 생활을 했다.
2002년 『시인정신』에 「화선지」 외 4편으로 신인상을 수상하여 등단하였다.
그 후 『시인정신』 동호회 활동을 하다가 연세대 보건대학원 석사 졸업하고
서울시립대에서 교수학습상담 전공을 수료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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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자리

싸늘한 달빛이 들녘을 가득 채우고
바람이 산천을 온통 채워도
작은 내 머리는 무언가 채울 것 같은데도
아무것도 채울 수 없습니다.

달빛이 밤새 어둠을 따라가고
바람이 속닥이는 소릴 담아
별에게 밤새 수선을 떨 동안에도
작은 내 몸뚱이 할 일이 많은 것 같은데
나는 아무것도 한 일이 없는 것 같습니다.

달빛이 언제까지 그랬듯이
바람이 언제까지 그랬듯이
작은 내가 나로 있는 날도 많지 않으니
그래도 설움은 설움은
적어 다행이었습니다.


[시인의 말]

살아가는 게 늘 안개 같았다.
머리는 복잡하고 이렇다 할 명쾌함이 없었다.
안개를 해부하고 그 속에서 나름 사는 것이 어떠하다는
실마리를 찾고 싶어 시를 쓰기 시작했다.

안개는 없었다.
나의 작은 우울함이거나 좌절들이었다.
그게 나의 생이었다.

십 년 넘게 내 컴퓨터에만 갇혀 있던
나의 우울과 비뚤어진 어설픔을 담아낸다.
속절없는 작은 나의 욕구와 불만
이러한 것들이 내가 살아 있는 증표일 것이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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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근석의 유리창에는 꽃을 따는 새가 있다. 이때 성근석의 새는 모든 날것들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고, 그가 평생 몸담아 왔던 교정의 아이들일 수도 있다. 문제는 “네 고요가 얼마나 큰 상처였는지”(「유리창」) 인식하고 있는 그의 자세다. 목도자로서의 그의 사물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나는 한 폭의 화선지/생의 소리를 묵묵히 받아내는 화선지”(「화선지」)라는 경외(敬畏)를만들어낸다. “짠 눈물로 제 살을 절여 갈”(「풋고추」) 풋고추의 일생을 통해 가족의 애환을 들여다보는 놀라운 통찰력을 이 시집 전반에 걸쳐서 확인할 수 있다. “내 삶도 온전히 푹 띄어야 한다”(「메주」)는 자기반성적 통찰에서 또 한 번 그의 겸허함에 눈길이 가는데, 정작 성근석 시인이 꿈꾸는 것은 “사람 부비며 사는 집”(「문패」)의 시끌벅적한 정겨움이다. 이 소박하고 단 시집을 아마 나는 한동안 옆구리에 끼고 다닐 것 같다.

고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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