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면접관은 호구가 아니다. 나중에 알게 된 거지만 면접관들은 지원자들을 꿰뚫는 전문가들이기에 불리한 답변이라도 오히려 어느 정도는 사실이 드러나도록 진솔하게 답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당연히 면접관을 기만했던 당시의 나는 보기 좋게 앉은 자리에서 불합격 통보를 받았지만, 그래도 기분 좋게 면접장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첫 면접, 워밍업치고는 너무 훌륭한 성과였기 때문이다.
--- p.49

훈련원에 있던 3개월 동안 나는 승무원이 갖춰야 하는 서비스 능력과 안전을 지키는 훈련요원으로서의 자질을 배우는 것이라고만 생각했지만, 회사 측에서 훨씬 더 중요하게 강조하며 요구한 것은 바로 조직에 적응하는 능력이었다. 그 능력만 있다면 아프리카 오지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으리라.
--- p.68

이 사건 이후로, 나는 ‘변명’이라는 것은 절대 하지 않는 것이 신념이 되었다.(지금까지도 변명을 하지 않는다. 덕분에 어느 단체에서도, 심지어는 처음 보는 시댁 어른들께도 싹싹한 며느리로 통할 수 있었다.) 누군가 책임을 물을 때, 내가 저지르지 않은 잘못일지라도 죄송하다 말하고 사과하는 것이 변명을 하는 것보다 훨씬 더 수월하게 상황을 모면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어차피 혼자서 모든 업무를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면, 팀을 이루는 조직사회에서 어떤 일에 대한 잘잘못은 중요하지 않다.
--- p.93

첫인상은 눈빛과 얼굴 표정, 그리고 상대방을 향해 보이는 태도로 결정된다. 특히나 면접에서 호감을 주는 첫인상은 자신감과 열정, 패기보다는 함께 일하고 싶은 동료로서의 편안함과 겸손함이었다.
--- p.168

이번 면접 역시 간절함이라든가 진지함, 잘해내겠다는 의지보다는 뻔한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선택한 하나의 도피처였기에 집중할 수가 없던 것이었다. 면접관에게 전달할 진심이 없는데 누가 날 뽑아줄까. 당연한 결과였다.
--- p.178

굳어진 땅은 웬만한 비바람과 태풍에도 끄떡없지만, 비옥하고 기름진 땅에는 햇볕과 거름을 아낌없이 받던 화초가 송두리채 뽑히고 만다. 나에게 문제가 있다면 남들에게는 너무도 어려운 인생의 숙제가 너무 쉽게 풀렸다는 것이었다.
--- p.213

내가 실제로 경험하고 겪어왔고 또 주변에서 겪는 실패들과 고군분투 끝 성공을 봐오면서 느낀 건 취업(결혼과 가정을 꾸리는 것도 마찬가지일 거다.)에는 실제로 권선징악이 존재한다는 거였다. (중략) 취업도 마찬가지이다. 똑똑한 사람이 취업에 성공하는 것은 맞지만, 결국 최종합격까지는 면접관을 통하는 ‘면접’이라는 시스템을 거친다. 누구라도 같이 일하고 싶은 성격 좋은 사람만이 통과할 수 있기 때문에, 아무리 우수한 인재라 하더라도 주변을 배려하지 않는 이기적인 사람들은 결국 원하는 곳으로의 합격이 끝끝내 좌절되는 것을 무수히 보아왔다. 만약 그러한 사람이 원하는 기업으로의 취업에 성공했다면, 아마도 더 무시무시한 그 다음 관문인 ‘사회인’으로서의 부적응으로 그 권선징악은 나타나게 마련이다.

<b>너무 이른 성공은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라고 한다. 주인공 ‘나’의 이야기다.</b><br/><br/>“굳어진 땅은 웬만한 비바람과 태풍에도 끄떡없지만, 비옥한 땅에 햇볕과 거름을 아낌없이 받던 화초는 송두리째 뽑히고 만다. 나에게 문제가 있다면 남들에게는 너무도 어려운 인생의 숙제가 너무 쉽게 풀렸다는 것이다.” 포기가 익숙해진 3대 키워드 대입, 취업, 결혼. 하지만 그 문턱은 유독 그녀에게 낮았다. 큰 고민 없이 풀어낸 성공에 안주했고 거만했기에 뒤늦게 찾아온 실패에 너무 쉽게 무너져 버리고 만다. 하지만 주저앉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계속하는 용감한 그녀, ‘은희’의 이야기.<br/><br/>7전 8기 성공의 비결은 거듭된 ‘실패’였다. 누가 봐도 ‘나’보다 잘나갈 것 같던 친구인 또다른 주인공 ‘세진’의 이야기다.<br/>“그녀가 한번에 이루었다고 해서 내가 못난 것은 아니었다. 내 노력이 하찮은 것은 아니었다. 다만 시기의 차이일 뿐이다. 인생사 새옹지마 아니던가. 성공은 비교해봤자 비교하는 사람만 골치아플 뿐.”<br/>외모, 스펙 모두 완벽한 그녀에게 현실은 너무도 냉정하다. 의외로 잘나가는 친구 ‘은희’와는 달리 유독 ‘세진’에게만 반복되는 거듭된 탈락. 실패와 좌절이 반복되는 인색한 현실 속 고군분투하는 그녀의 7전 8기 성공스토리.<br/><br/>“너무 이른 성공은 위험할 수 있다. 반대로 실패는 반드시 실패가 아닐 수 있다.” 저자가 성공과 실패에 관해 독자들에게 던지고 싶은 메시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