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바다를 찾아 주변을 헤매는 물고기가 몇 마리 있었다고 한다. 그들은 근심과 갈등을 서로 나누며 혼란스러워하는 가운데 목적지를 찾아 헤맸다. 어느 날 그들은 현명한 물고기를 만나 자신들이 오랜 기간 몰두한 질문을 했다. “바다는 어디에 있는 걸까요?” 그 현명한 물고기는 대답했다. “당신들이 그토록 걱정에 싸여 분주하게 헤엄치는 것을 멈춘다면 당신들이 이미 바다 안에 있다는 것을 발견할 것입니다. 먼 곳을 찾아 헤맬 필요가 없습니다.” 사실 이 짧은 설화는 영적 지도자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는 우리에게 영적 지도자의 상을 제시해줄 수 있다.
- 입문, ---p.19

그러나 우리가 실재에 대한 이러한 관점을 현실 속에서 언제나 확실하게 인식하는 것은 아니다. 물고기처럼, 헤엄을 치면서 바다를 찾느라 분주하고, 권력, 지위, 돈 심지어는 단순히 생존을 위해 매일 애쓰다가 일탈하기도 하고, 판에 박힌 일상과 절망 속에서 방향을 잃기도 한다. 신비의 온전함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도 ‘더 많이’ 쌓아올리려는 갈망 때문에 인간의 마음은 신비를 추구하려는 초월적인 열망을 잃게 된다.
- 제1장, ---p.24

우리는 절대자의 신비로 둘러싸여 살아가며 그 신비에 속해 있다. 절대자의 신비는 모든 것에 존재하면서 우리를 포함하지만 우리를 벗어나기도 한다. 이 신비는 우리의 이성적인 분석을 뛰어넘고 우리의 의지나 성취하고자 하는 힘의 통제 범위를 뛰어넘는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가 속해 있는 이 경이로운 신비와 전혀 관계가 없는 것처럼 살아왔다. 앞으로 남은 삶도 그런 식으로 살 수 있다. 마치 모든 존재로부터 사랑받지 못하는 것처럼 그렇게 일생을 살 수도 있다. 마치 우주를 둘러싸고 있는 절대자의 신비가 우리를 사랑하지 않는 것처럼 우리는 혼자라고 느낄 수 있다. 우리 모두는 이런 식으로 한 시기를 살고 있다.
- 제2장, ---p.45

우리가 영적 지도를 받거나 지도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듣게 되는 모든 분쟁 상황에 대해 어떻게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이다. 신중한 지도자라면 지도를 받는 사람이 이야기하기를 원하는 사건이나 기억 또는 느낌에 충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여기에 항상 숨겨진 보물이 묻혀 있다. 정확하게 중요한 삶의 사건 자체에 체현된 사람의 영혼이 숨겨져 있고 시간적인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있다. 인간 사이에 존재하는 상황 중 구체적으로 열거된 사건 자체는 자신과 다른 사람들 그리고 하느님과의 살아 있는 관계를 이루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포함한다.
- 제3장, ---p.88

절망감은 영적 지도를 받는 사람들을 자주 유혹한다. 영적 지도자는 지도를 받는 사람이 삶에 대해 더 안심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용기와 신념을 가질 수 있도록 그리고 하느님의 형상으로 갈아입는 회개에 이르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야 한다.3
- 제3장, ---p.101

기도하는 삶은 부분적으로 기억을 해가면서 사는 삶이다. 곧 주어진 축복을, 우주와 사람들의 마음 안에서 그리고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결코 잊지 않는, 하느님이라는 신비로운 이름을 결코 잊지 않는 또한 우리의 축복받은 정체성 등을 절대로 잊지 않고 사는 삶의 형태이다. 이것이 바로 그리스도교의 연속성에서 시간마다 하는 예식, 곧 성무일도에 성경의 시편을 포함시켜 매일의 삶 속에 연결시켜놓은 이유이기도 하다. 이스라엘의 위대한 시인들처럼 우리도 현대의 우리 자신인 고대 사람들을 위한 하느님의 주요 구원사들을 감미롭게 기억하면서 현재 매일 매일 일어나는 사건들에 대해 묵상한다.
- 제5장, ---p.148

25세든 55세든 인생은 도전과 분열, 예기치 못한 경험들이라는 형태로 중대한 변화를 이끌어낸다. 이 변화는 그동안 살아왔던 삶의 방향을 바꾸게 하며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을 뒤집어엎는다. 동시에, 일어나는 일들은 내면을 넓고도 깊게 해줄 수 있다. 문제는 삶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이―심지어는 위기의 사건들조차―자신에게서 비롯되어 만족감을 깨뜨리며, 성장으로 초대하는 순간이라는 것을 전혀 깨닫지 못한다는 점이다. 오히려 더 큰 절망과 좌절로 사건들에 대응한다. 영적 지도자로서 우리는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모든 사건들이 전개되는 인생에 기여할 수 있다는 진리를 고수해야 한다. 비록 자동적으로 그리 되는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말이다.
- 제6장, ---p.179

훌륭한 영적 지도자는 이 같은 현명한 물고기처럼 되기를 바란다. 이 세대의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쇄신하는 데 현명한 동반자를 옆에 둘 필요가 있음을 느끼게 된다. 세속적인 시장에는 영적 성장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및 접근법을 자신감 있게 제시함으로써 먹고 사는 이들이 많다. 그들이 제공하는 ‘유명한 조각들’ 가운데서 어떤 것을 선택할 수 있을까? 종교적 관점에서 이 ‘시장’은 규제를 덜 받는 장소이다. 어느 유명한 지도자는 생물학을 겉핥기로 공부한 사람이 3중 혈관 이식 수술을 집도한다면 국가는 그를 범죄자로 처형할 것이지만, 무자격 영적 지도자는 색출해낼 방법이 없음을 염려한다. 죽음에 이르는 육체를 위한 지도자는 될 수 없지만, 누구라도 하고자만 한다면 영원히 죽지 않는 영혼을 다스리는 지도자는 될 수 있다는 것이다.
- 제7장, ---p.188

나는 특별히 나의 껍질을 깨뜨려준 한 여성 지도자를 기억한다. 내가 가장 감사하는 부분은 나에게(그녀에게가 아니고)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그녀의 사심 없는 관심이었다. 내가 피상적인 일상의 문제에서 벗어나 영적인 문제로 옮겨갈 때까지 그녀는 놀라울 정도로 참을성 있게 기다려주었고 내가 나 자신에게 초점을 맞출 수 있을 때까지 자연스럽게 나를 이끌어주었다. 그녀는 장황한 나의 이야기들을 어떤 틀에 맞추어 정리하여 그것에 대해 성찰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결코 여기에 자신의 선입관을 주입시키지 않았다. 대신 나 스스로 내 이야기를 잘 들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데 온 힘을 기울였다. 세상에 대한 하느님의 뜻을 확신시켜주면서 더 큰 기반에서 연유된 독특한 부르심에 대한 세세한 면을 보고 있었다. 하느님의 뜻은 그녀 자신의 기반이기도 했다.
- 제7장, ---p.199

사실 현실의 삶에는 굴곡이 있고, 기쁨과 만족뿐 아니라 실망과 혼란을 일으키는 모호함으로 가득 차 있다. 우리는 상상할 수도, 확실하게 예측할 수도, 통제할 수도 없을 것 같은 결과들을 선택하도록 도전받는다. 우리는 이처럼 어떤 것에 관해서, 심지어 우리 자신의 동기에 대해서조차도 절대적인 확신을 가져본 적이 결코 없다. 하지만 우리가 마음을 열고 성장하고 가장 깊은 곳에서 부르심을 받은 사람이 되는 시기는 분명 이 모든 불확실성과 예기치 못하는 상황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결정해야 하는 곤란한 순간이다. 어떻게 우리는 이 시기에 우리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게 더 큰 도움을 줄 수 있을까?
- 제11장, ---p.296

아마도 우리는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 단지 이 파고가 우리를 향하도록 하는 것 이상의 그 어떤 것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사실 정신, 마음 그리고 의지가 최소한 윤곽이 드러나도록 초점을 맞추는 것이 이 책의 확실한 목적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나는 최소한 우주의 과학적이고 심오한 이론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는 변화하는 형태들에 스며 있으면서 그것들을 지지해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섭리가 우리를 돌보아주고 있다는 믿음이 필요하다는 분별력이 없다면 우리가 신뢰할 수 있는 영적 지도에 관한 연구는 매일 살아가는 삶의 한복판에서 ‘이미 거기에서’ 어렴풋이 빛을 발하고 있는 보물로부터 오는 빛을 결코 받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