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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을 찍는 뉴요커

청춘을 찍는 뉴요커

김수린 저,사진 | 예담 | 2008년 10월 09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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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10월 09일
쪽수, 무게, 크기 305쪽 | 464g | 140*200*30mm
ISBN13 9788959133451
ISBN10 8959133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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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김수린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했던가. 제2의 스티븐 마이젤을 꿈꾸는 김수린에게 이보다 적합한 표현은 없을 것이다. 1987년 서울에서 태어나 여섯 살 때부터 카메라를 가지고 놀면서 사진가의 꿈을 키웠다. 10대 시절 사진작가 김중만을 만나 재능을 인정받으며 세계적인 패션 포토그래퍼가 되겠다고 결심, 혼자 그림을 그리고 사진을 찍으며 감각을 단련시켰다. 2006년 미국의 유명 예술대학 여덟 군데에 도전하고 모두 합격통지서를 받았으나, 자신의 재능을 가장 빨리 알아주었다고 생각한 파슨스 디자인 스쿨에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대학 진학을 3개월 앞두고 서울로 돌아와 고교시절 계획했던 스무 살 전시회 프로젝트 ‘Real Gem Project by Soorin Kim'을 실행, 이때부터 개성 강한 모델들을 발굴하며 인물사진에 관한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기 시작했다. 2007년 2월 뉴욕패션위크에서 백스테이지 포토그래퍼로 활동하였고, 방학 시즌마다 한국에서 젊은 작가들과 그룹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2007년 9월부터는 뉴욕에서 가장 핫한 포토그래퍼로 떠오르고 있는 라이언 맥긴리의 스튜디오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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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맥긴리라고 알아? 휘트니 뮤지엄 사상 최연소 개인전을 연 사진작가인데, 스티븐 마이젤 이후로 나에게 가장 큰 감동을 준 사진작가야. 정말 요즘은 밤에 자려고 눈을 감아도 라이언의 사진들이 아른거려. 시켜만 준다면 라이언 맥긴리의 쓰레기통을 비우면서라도 라이언의 사진을 보고 싶다.”

뭐든 한번 빠져버리면 계속해서 그 생각밖에 할 수 없는 성격 탓에 나는 밤마다 라이언 맥긴리의 인터뷰를 읽고, 언젠가 라이언 맥긴리에게 보내게 될지도 모를 온라인 포트폴리오를 만들며, 라이언 맥긴리의 작품들을 보고 또 보았다.

Ryan Mcginley. 파슨스를 졸업하자마자 24세에 휘트니 뮤지엄 사상 최연소의 나이로 개인 전시회를 가진 이 시대 가장 핫한 사진을 만들어내는 젊은 사진작가.

내가 처음 라이언 맥긴리를 알게 된 건 젊은이들이 발가벗은 채로 숲속을 뛰어다니는 모습을 담은 그의 사진을 접했을 때다. 순간 나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신선함과 전율을 느꼈다. 라이언 맥긴리의 사진이야말로 그 어떤 사진보다 자유롭고 절제되지 않은 인간의 심연을 절실하게 표현해 내는구나 싶었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충동, 더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욕망을 만들어내는 라이언 맥긴리의 사진에 나는 점점 빠져들었고, 라이언 곁에서 그의 작품을 더 가까이 느끼고 그에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으로 가득했다.

--- p.146

그런 용기가 어디서 나왔는지 나는 순간 포트폴리오를 들고 무작정 뛰어가 헤드폰을 끼고 있던 라이언의 옷자락을 잡고 소리쳤다.

“라이언, 당신은 나의 히어로예요! 당신의 스튜디오에서 일하고 싶어요!”

뒤를 돌아보며 라이언은 잠시 깜짝 놀란 얼굴을 했지만 이내 미소 지으며 이름을 물어왔다.

“파슨스에서 사진을 전공하고 있는 수린 킴이라고 합니다! 라이언, 당신이 내 앞에 서 있다니 꿈만 같아요!”

“하하 너 참 재미있는 아이구나, 믿기지 않는다니. 어쨌든 나도 네가 어떤 사진을 찍는 사람인지 궁금하구나. 그러면 다음 주 수요일 2시까지 스튜디오에 인터뷰하러 올 수 있니? 아, 그리고 포트폴리오도 가지고!”

“YEAH SURE!!”

--- p.149

정확히 15분 뒤, 처음 봤던 모습과 똑같은 헤드폰에 선글라스를 끼고 등장한 라이언 맥긴리가 들어와 나를 보자마자 웃으며 악수를 청한다.

“자, 다시 만나게 되어 반갑다. 어떤 사진을 가져왔는지 한번 볼까?"

그리고 사진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그는 “이야 이 사진 정말 멋지구나”, “하하 정말 재미있는 표정인데?”, “어? 얘는 네 친구니? 언젠가 본 적이 있는 얼굴인 걸?”, “이 아이는 슬퍼 보인다. 너에게 늘 힘들다고 하소연을 하곤 하지?” 하며 마치 나와 대화를 하듯 정말 즐겁게 내 작품들을 감상해 주었다.

포트폴리오 마지막 장을 닫으며 라이언 맥긴리가 말했다.

“정말 멋지다. 멋진 작품들이야. 수고했다. 나는 네가 정말 마음에 들어.”

흥분되고 떨리는 목소리로 “Really?”라는 말을 입 밖에 내뱉기도 전에 라이언 맥긴리가 다시 말했다.

“자, 오늘부터 너는 나의 일부가 되었다!”

아직도 귀에 생생한 그 말. 나의 일부. Part of me. Part of me…….

그 말을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힘들 때마다 다시 나를 일으켜줄 에너지가 내 머릿속과 마음속 곳곳마다 저장되는 순간이었다.

--- p.153

“제가 원하는 게 분명 있기는 한데, 어떻게 꺼내야 할지 모르겠어요.”

나는 어렵게 첫 마디를 꺼냈다. 그리고 파슨스에 오니 모두가 너무 뛰어나서 자신감을 많이 잃었다고도 했다. 하지만 교수님은 의외의 말씀을 해주셨다.

“네가 다른 아이들을 보고 자신감을 잃은 만큼 다른 아이들도 너를 보며 자신감을 잃었어.”

혼자만 자신감을 잃었을 거라고 생각했던 나에겐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 짧은 순간 나는 그동안 잃었던 내 자신감의 절반 이상이 회복되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교수님은 내 인생에서 잊지 못할 멋진 말을 해주셨다.

“네가 원하는 것을 마음껏 표현해. 하지만 모든 사람이 네 작품을 좋아할 수는 없어. 그건 내 작품도 마찬가지고 세계적인 사진작가들도 마찬가지야. 너의 작품에 대해 누군가 나쁜 이야기를 했다고 네가 하고 싶은 것을 멈추지 마. 비평을 받았다면, 비평을 받아들이고 그 시점에서 다시 한 번 시작해. 원하는 걸 절대 포기해서는 안 돼. 가장 중요한 건 누가 뭐라고 하든 끝까지 자신을 믿는 거야.”

‘그래, 끝까지. 누가 뭐라고 하든, 내 자신을 끝까지 믿어보는 거야!'

--- p.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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