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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사라 카데포스
관심작가 알림신청Sara Kadefors
산도르는 예테보리 인근의 시골 마을에 사는 15세 소년. 그는 발레에 재능을 가지고 있으며, 일주일에 네 번 발레학원을 다닌다. 젊었을 때 발레리나로 활동했던 그의 어머니는 결혼 때문에 꿈을 포기하고 살아온 것에 공허감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 자식을 통해서 자기가 이루지 못한 꿈을 이루려는 강한 집착을 보인다. 산도르는 내성적인 성격이어서 친구가 없다. 같은 발레학원에 다니는 크리스티나를 짝사랑하고 있지만, 아직 여자와는 키스는 물론이고 손목도 제대로 잡아본 적이 없다. 동급생 친구들(특히 바박)은 산도르가 발레를 한다고 해서 만나기만 하면 동성애자라고 놀리며 괴롭힌다.
이다는 대도시 스톡홀름의 도심에 사는 15세 소녀. 그녀의 어머니는 남편으로부터 버림받고 우울증에 걸려서 거의 자기 방에서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이다가 집안 살림을 꾸려나간다. 이다는 친구인 테레제, 수잔나와 함께 어울려 다니며 술과 담배를 즐기고, 성인 디스코클럽에 가거나 남자애랑 자는 등 탈선도 한다. 그럼에도 그녀는 늘 외롭다. 어느 날 밤, 산도르는 지독한 외로움을 느끼고 인터넷 채팅 사이트를 방문한다. 그러나 헛소리만 지껄여대는 한심한 대화들을 바라보면서 한층 외로움을 느끼고, 진정으로 대화를 나누고 싶은 사람이 있는지 공개 메시지를 보낸다. 이 메시지를 본 네티즌들이 철학자인 척하지 말고 잠이나 자라고 야유하자 그는 실망하면서 컴퓨터를 끈다. 그런데 멀리 스톡홀름에서 이 메시지를 본 사람이 있었다. 바로 이다였다. 이런저런 고민으로 잠 못 이루던 이다가 먼저 산도르에게 메시지를 띄운다. 대개의 채팅이 그렇듯이, 둘은 처음에는 거짓말을 섞어 자신을 과대 포장한다. 산도르는 자신을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고 연애 경험도 많은 아이라고, 이다는 시골에서 승마를 즐기면서 여유로운 전원생활을 한다고 속인다. 이다가 산도르의 어설픈 성경험 묘사를 보고 거짓말임을 눈치 채면서 위기가 닥치지만, 자신의 흉허물을 서로에게 솔직히 털어놓으면서 더욱 친해지게 된다. 마침내 그들은 사진과 주소를 교환한다. 부모님을 따라 스톡홀름으로 놀러 가게 된 산도르는 이다를 보고 싶은 생각에 충동적으로 그녀의 집을 찾아 나선다. 친구들과 함께 자기 방에서 ‘소녀들의 밤’을 즐기고 있던 이다는 산도르의 갑작스런 방문에 깜짝 놀란다. 잔뜩 술에 취해 흐느적대는 이다의 모습과 그녀 친구들의 조롱에 심한 배신감을 느낀 산도르는 집으로 돌아가 이메일로 결별을 통보한다. 그로부터 얼마 후. 엄마가 자살을 시도하여 병원에 있는 동안, 다른 남자랑 사귀었다는 이유로 새 남자친구인 루카스가 집에까지 찾아와 행패를 부린다. 혼자서 두려움에 떨던 그녀는 유일하게 생각나는 친구인 산도르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한다. 산도르의 조언대로 위기를 넘긴 이다는 산도르와 다시 화해한다. 이 일을 계기로 그들은 서로에게 더욱 의지하며 우울한 사춘기의 일상을 함께 헤쳐나간다. 드디어 산도르의 초대로 이다가 예테보리를 찾아온다. 둘은 반가움에 어쩔 줄 모르고, 우정이라는 틀 속에서 서로에게 편안함을 느낀다. 그러나 서로 다른 성격과 성장 환경으로 인해 사소한 다툼이 계속되고, 친구들이 이다를 위해 열어준 파티에 갔다가 서로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주는 싸움을 벌인다. 이다는 밤이 새기를 기다렸다가 기차를 타고 말없이 스톡홀름으로 돌아가버리는데……. |
발레 소년과 애마 소녀의 불량(?) 연애기
회색빛 사춘기에 접어든 10대 아이들이 인터넷 채팅을 통해 만났다가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가운데 자기정체성을 찾아나가는 과정을 독특하게 엮어낸 해피엔딩 성장소설. 2001년 스웨덴 최고의 문학상인 아우구스트 상(청소년 부문)과 최다판매상을 석권한 화제작이다. 이다는 대도시에 사는 ‘콘크리트 키드’다. 산도르는 시골 마을에 사는 ‘촌뜨기’다. 이다는 승마를 배우고 싶어 하는 ‘애마 소녀’다. 산도르는 최고의 발레리노를 꿈꾸는 ‘발레 소년’이다. 이다는 발랑 ‘까진 애’다. 산도르는 엄마가 시키는 대로만 하는 ‘범생이’다. 친구들은 이다를 ‘헤픈 여자애’라고 부른다. 친구들은 산도르를 ‘동성연애자’라고 부른다. 그들에겐 단 한 가지 공통점밖에 없다. 자기 인생을 혐오한다는 것! 그런 두 아이가 우연히 채팅으로 만났다. 내성적이지만 생각이 깊은 산도르. 자유분방하지만 마음속에 깊은 상처와 열등감을 갖고 있는 이다. 도무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커플, 산도르와 이다는 과연 사랑에 골인할 수 있을까?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은 전형적인 러브 스토리의 구조를 갖고 있으면서도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 전개로 끝까지 속도감 있게 쑥쑥 읽힌다는 점이다. 두 주인공 산도르와 이다의 시각을 계속 교차시키는 구성 방식, 심리 묘사보다는 에피소드 전개에 치중하는 간결 명료한 문체를 구사함으로써 독자들에게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 실제로 스웨덴에서 2004년 영화로도 제작되어 소설 못지않은 인기를 모으기도 했다. 이 소설의 또 다른 매력은 요즘 청소년들의 일상생활을 ‘청소년소설이 맞나?’ 싶을 만큼 아주 리얼하게 담아냈다는 점이다. 작가는 산도르와 이다의 ‘다소 불량한’ 사랑 이야기를 씨줄로 하여 음주, 흡연, 섹스, 집단 괴롭힘, 진로 문제 등 청소년들의 고민거리를 치밀하게 엮어 넣는다. 예쁘고 아기자기한 연애담을 기대한 독자라면 다소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바로 그것이 지금의 현실인 것을 어떻게 하겠는가. 그리고 이러한 현실은 비단 스웨덴만의 문제가 아니다.(가령 섹스 문제만 해도 그렇다. 건강사회를 위한 보건교육연구회와 전교조 보건위원회가 공동주관한 2007년 전국 초·중고 학생 건강태도와 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성경험이 있는 초등학생이 2.5%, 중학생 2.4%, 고등학생 4.0%에 달했다.) 산도르와 이다는 부모의 그늘에서 벗어나 서서히 자기만의 삶, 자기만의 길을 찾아나가는 과정에 있다. 그 과정에서 어른들이 금지시킨 온갖 일탈의 경험에 빠져들기도 한다. 어찌 보면 어른들이 보기에, 그들이 해야 할 일(무엇보다 공부)은 안 하고 연애 따위에 열중하는 것 자체가 ‘불량’한 짓이다. 그러나 그들은 어른들의 간섭과 억압에 저항하는 가운데 독립된 개체로서 자기 삶의 주인이 되어가는 것이며, 그로써 서서히 어른의 세계로 접어들게 되는 것이다. 엄마의 기대를 저버리고 발레를 포기했던 산도르가 나중에 스스로의 의지로 발레를 다시 시작하는 것이나, 외로움을 이기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나쁜 친구들과 어울려 다녔던 이다가 인생 실패자인 엄마처럼 살지 않으려고 공부를 다시 시작하는 것은 이러한 작가의 주제 의식을 보여준다. 아이들은 스스로 자란다. 그러니 쓸데없이 참견 말고 그들 스스로 삶을 이겨내게, 삶을 만들어나가게 하라! 작가가 결국 말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이것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