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2002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95쪽 \| 504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3758194
ISBN10	8983758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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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아픔으로 깨달은 건 감사였습니다. 밥을 삼키기 어려워졌을 때 그나마 음식물을 삼킬 수 있음에 감사했고, 숨쉬기가 힘들어졌을 때 그래도 숨을 쉴 수 있음에 감사했고, 지금은 볼펜을 끼워서라도 시를 쓸 수 있는 성한 손가락 몇 개가 남아 있음에 감사해합니다. 그렇게 그는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고마운지를 깨달으며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p. 89

그는 앞을 볼 수 있는 사람들이 볼 것이 없고 들을 것이 없고 그래서 세상이 재미없다고 말할 때 이해가 안 갑니다. 앞을 볼 수 없는 자신에게도 이렇게 세상은 늘 새롭게 다가오는데, 어떻게 그런 생각이 들까 싶기 때문입니다.

---p. 77

주순자 님은 사랑을 믿습니다. 부모님의 뜻을 어기면서까지 선택한 사랑. 물론 남편은 자신만 놔두고 일찍 가 버렸지만 사랑을 원망해 본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그 사랑 하나로 힘든 세월 버텨올 수 있었고, 지금 그녀가 억척 꼼장아 아지매로 살아갈 수 있는 힘도 다 그 사랑 때문이니까요.

---p. 95

지금 그는 터널을 통과하는 중입니다. 그가 지나는 지점은 터널의 출구일 수도 있고, 어쩌면 터널의 입구 쪽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되고 싶은 것이 없던, 꿈이 없던 시절보다 꿈이 있는 지금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기에 조급해하지 않습니다.

---p. 114

그는 살짝 귀띔해 줍니다. 남을 행복하게 해주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내가 더 행복해진다고 말입니다.

---p. 167

신부님은 알고 있습니다. 열 명 중 아홉이 행복하고 단 한 명이 불행하다면 그것은 열명 모두 불행한 것이라고. 처음부터 그가 가진 것은 없었습니다. 이미 가졌던 것도 그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배고픈 적도 없었고, 잘 곳이 없어 떠돈 적도 없습니다. 그래서 그는 이미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 누렸기 때문에 이제부터라도 받은 모든 것을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p. 215

"천천히 가는 것을 두려워 말고, 가다가 멈추는 것을 두려워하라"

---p. 235

고생해서 번 돈일수록 의미 있게 써야 한다는 신복균 이정구 부부. 그들이 말하는 '의미있게 쓰는' 목록엔 자신들을 위한 게 하나도 들어 있지 않습니다. 남들은 자식들을 위해 돈을 번다고도 하는데 그 목록엔 자식들도 빠져 있습니다. 그 목록을 채우고 있는 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피 한 방울 나눈 적이 없는 타인들입니다.

---p. 271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2001년 11월 5일 문을 연 10분짜리 휴먼 다큐멘터리 'MBC 포토에세이, 사람'. 이 프로그램은 평범하지만 조금은 특별한 일상을 사는 사람들, 이 사회의 조연으로 살면서도 행복한 이들의 삶을 6mm 카메라와 흑백 사진에 담아왔는데, 어느덧 200회를 넘어서며 1주년을 맞이했다. 이 프로그램엔 화려한 볼거리도, 유별난 주인공도 없지만 차분히 앉아서 삶을 돌아보고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게 만들어 많은 시청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지금도 인터넷 게시판에는 '한참을 보고 또 보고 있으면 저절로 눈물이 납니다. 사람, 그보다 더 아름다운 것이 있을라구요!' '감사합니다. 삶의 소중함과 따뜻함을 배우게 해주셔서…' '백마디 말보다 이 프로그램을 보여줌으로써 아이들에게 삶과 작은 행복을 알게 하고 싶습니다.' '책 한 권을 보고 얻는 감동의 몇 배를 얻게 되었습니다' 등의 호평이 연일 오르고 있다. 이 책에는 그처럼 1년간 방송했던 사연 중 특히 사람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던 55명의 사람과 그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10분 안에 미처 담지 못한, 그러나 꼭 담고 싶었던 이야기들이 정감 가는 흑백 사진들과 함께 실려 있다. 죽음도 삶의 일부분이라고 믿으며 23년째 타국에서 호스피스 활동을 하고 있는 노라 수녀, 구순의 어머니를 모시는 칠순 아들 김태진 씨, 온몸이 돌처럼 굳어가는 병을 지닌 시인 박진식 씨, 자신을 '행복을 나눠주는 사람'이라 소개하는 버스 매표소 주인 장수명 씨, 보리밥을 팔면서 구수한 욕을 빼놓지 않는 장연순 할머니, 평생 6만 개의 속담을 모은 송재선 할아버지, 영정 사진을 무료로 찍어주는 기관사 최윤식 씨, 소록도를 떠날 수 없는 스물아홉 살 청년 김용운 씨, 처녀지만 20년째 25명의 아이들을 기른 서남숙 씨, 이 시대 마지막 선비 변시연 옹, 오른팔을 잃고 남은 왼팔로 장애인들을 위한 구두를 만드는 남궁정부 씨, 매일처럼 아름다운 거짓말을 하는 정오성 이경숙 부부, 성경 대신 망치를 든 최준만 목사 등등이 그 주인공들이다. 아무리 빠르게 바뀌는 세상이라고 해도, 목표를 위해서 앞만 보고 달리는 것이 미덕인 세상이라고 해도, 절대로 변하지 않는 한 가지, 그것은 '우리', 우리 모두 함께 이루어가는 것이 진짜 세상이라고 믿었던 포토에세이 사람 제작팀. 그들은 이 책의 발간 취지를 머리말에서 이렇게 밝히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하며 절실히 배운 게 있다면 아직 이 세상에는 '나'가 아닌 '우리'의 참 의미를 아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경제적으로 넉넉하진 않지만 지금 가진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할 줄 알았고, 남들이 보기에 딱한 형편이면서도 자기보다 더 못한 사람을 위해 보태 줄 것을 찾았고, 자신의 삶뿐만 아니라 이웃의 삶도 소중히 여길 알았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수많은 아픔과 슬픔 속에서도 다시 일어서서 최선을 다해 살아 왔습니다. 결코 '나도 사람이라 어쩔 수 없다' '모든 게 세상 탓이다'라는 변명 같은 건 하지 않았습니다. 한 장, 한 장의 흑백 사진 속에 배여 있는 그들의 삶이 점점 메말라 가는 여러분의 마음을 단비처럼 적셔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삶이 무엇인지를 배우며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이 사회가 조금이라도 더 살 만한 곳이 되기를……. 그것이야말로 이 흑백 사진의 주인공들이 간절히 바라는 것이자, '포토에세이, 사람'이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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